베델믿음교회 담임 서성봉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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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델믿음교회 담임 서성봉 목사

최근 한달간 저희 집 마당에는 녹색의 잔디가 군데군데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제게는 걱정거리입니다. “아니 잔디가 겨우내 동면을 깨고 올라오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얘기할 분이 계실 것입니다. 네 맞습니다. 원래는 문제가 될 수 없는 일인데 문제가 되버렸습니다. 자세한 얘기를 위해 이 일은 1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년전, 저는 집 마당의 잔디가 고르게 잘 자리지 못하는 것 같아 고심하다 홈디포에서 잔디씨를 사다가 뿌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잔디씨를 구석구석 잘 뿌려서 잘 자라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지요. 그런데 올 해 잔디 곳곳에 올라오는 녹색의 잔디가 원래 저희 집 잔디와 다른 품종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한마디로 다른 씨가 뿌려진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원래 저희 집 잔디의 종류는 버뮤다잔디(Bermuda)여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뿌린 잔디씨는 훼스큐잔디(Fescue) 였던 것입니다. 잔디씨를 뿌린 당시에는 버뮤다잔디 아래에서 생존하다가 겨울을 지나면서 겨울에 강한 훼스큐잔디가 드디어 군데군데 얼굴을 들이민 것입니다. 원래의 잔디에 다른 잔디가 섞였다는 것은 잔디의 상태가 점점 엉망이 될 것을 예고하는 것이기에, 드디어

저는 민형이와 함께 ‘잔디제거작전’에 돌입했습니다.

2주전부터 조금씩 일정한 정도를 뽑아 버렸습니다. 너무나 많이 퍼져 있어 한꺼번에 다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끝이 안 보이더니 이제는 끝이 보이려 합니다. 물론 아직 끝은 아닙니다.

그러고보니 잔디 얘기를 꽤 오랫동안 했군요. 그만큼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골치거리여서 서두가 길어졌나 봅니다. 실은 목적은 잔디 얘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잔디를 통해서 우리의 죄 문제들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죄라는 놈도 같습니다. 우리의 마음밭에 다른 씨를 뿌려놓고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죄에 익숙치 않아 저항하며 거부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뿌려진 씨앗이 점점 자라 깊이 퍼져 마음에 온통 휘젓고 다니면 어떻게 할 바를 몰라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아니 익숙해져 간다고 해야 맞습니다.

그렇다면 죄에 대한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합니까?

히브리서12:4에는 “너희가 죄와 싸우되 아직 피흘리까지는 대항하지 아니하고” 라고 말씀하시며 우리가 죄와 싸우는 문제에 대해 얼마나 연약한지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우리의 죄때문에 대신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으심으로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신 것입니다. 인간의 편에서 죄를 해결할 능력이 없기에, 하나님이 직접 해결한 사건이 십자가이고, 구원의 사건입니다.

원죄로 인한 사망의 문제는 해결됐지만(굳이 비유한다면, 저희집 앞 마당 잔디에 다시는 다른 씨를 뿌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죄성은 여전히 남아(아직 해결되지 않은 남겨진 씨앗들이 자리잡고 있기에) 우리를 죄의 법 아래로 끌어 내리려 합니다.

훼스큐 잔디를 뽑아낸 자리가 휑하니 듬성듬성 보입니다. 그 자리에 다시 제대로 된 잔디를 자라게 하려면 오직 버뮤다잔디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죄성을 이기는 길도 같습니다. 그것은 죄에 대해 싸우기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심령의 밭에 성령의 은혜만이 가득채워지길 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더 주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죄를 자백하고 회개하는 자에게 정결케 하시는 주님의 은혜가 더욱 간절한 것이 이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