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타한인교회 김정호 담임목사(직전 총회장)와 한인감리교회(KUMC) 교단 관계자들이 지난 7월 26일부터 27일까지 아이티를 방문해 한인총회에서 모금한 아이티 구제선교비 5만 달러를 현지 김승돈 선교사(남부플로리다 파송선교사)에게 전달하고 현지교회와 고아원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정호 목사는 며칠 전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 홈페이지(www.koreanumc.org)에 ‘아이티에 계신 하나님’을 제목으로 아이티를 다녀온 소감을 밝혔다.

김 목사는 “사실 그 동안 웬만한 세계 빈민촌과 쓰레기 수거장 마을을 다녀보았지만 아이티처럼 열악한 곳은 보지 못했습니다”라고 운을 뗀 뒤, “9월이면 태풍시즌이 다가오고 있어 아직도 거의 대부분 텐트에 의지해 살고 있는 아이티 백성들에게 닥쳐올 아픔이 너무도 걱정스럽기만 합니다”라고 가슴 아픈 염려를 덧붙였다.

그는 그 동안 구제사업이 UN군의 도움을 받아 도시 안전한 몇 군데에서만 이뤄졌고 조금 더 들어가는 빈민지역은 구제단체 조차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알렸고, 사전 지식과 경험 없이 한국에서 급하게 파송된 선교사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어 안타깝다고도 했다. 또한 미주 어느 지역 교계 단체 임원들이 가서 봉투에 100불짜리 한 장씩을 넣어 목사라고 하는 사람 천명에게 돌린 일을 지적하며 “이런 일로 인해 정작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보다 선교 브로커들이나 사기꾼들을 만들어 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하지만 아이티의 소망은 그 땅의 아이들이라면서 김승돈 선교사를 보고 멀리서부터 달려오는 아이들이 얼마나 밝고 환한 얼굴로 웃고 노래하는지 감동이었다고 적었다. 김정호 목사는 “김승돈 선교사는 아이티에서 가장 살기 어려운 City of Soleil 마음 중심에 들어가 오물이 쌓여있는 땅을 밀어내고 빵 공장을 시작하고 보건소와 직업센터를 짓겠다고 매일 그 동네 갱단에 소속된 젊은이들을 고용해 담을 쌓고 땅을 개간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자신들은 이렇게 인생을 살수 밖에 없었지만 자녀들은 여기서 예수님을 잘 믿고 사랑 받고 미래의 소망을 가진 아이들로 자라나길 바란다면서 선교사를 돕고 있다”고 아이티의 희망을 한 조각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김정호 목사는 “어쩌면 지금 세상 가장 비극적이고 불행한 땅이지만 예수 사랑과 생명 나눔으로 신앙의 오병이어의 기적이 이뤄지길 기도합니다”라고 맺었다.

다음은 김정호 목사의 글 전문.
지난 주초에 연합감리교 한인총회에 소속된 교회들이 지원한 헌금을 선교현장에 전달하기 위해 아이티에 다녀왔습니다. 지진이 1월에 있었으니 한참 지났지만 여러 이유에서 기다리다가 늦게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아직 솔직히 다녀온 충격이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사실 그 동안 웬만한 세계 빈민촌과 쓰레기수거장 마을을 다녀보았지만 아이티처럼 열악한 곳을 보지 못했습니다. 세상에 이토록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그 자체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급한 구제의 문제는 해결된 것 같지만 오는 9월이면 다시 태풍시즌이 다가오고 있어서 아직도 거의 대부분 텐트를 의지해서 살고 있는 아이티 백성들에게 닥쳐올 아픔이 너무도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그 동안의 구제사업이 UN군의 도움을 받아 도시 안전한 몇 군데에서나 이루어졌고 조금 들어가는 빈민지역이나 정말 더 가난하고 척박한 지역에는 구제단체들이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는 형편인 것 같았습니다. 뜻과 마음은 좋아서 아이티 지진이 나자 한국에서도 각 선교회와 교단별로 선교사들을 급하게 파송을 해놓았지만 제대로 된 사역을 할 사전의 지식과 경험이 없어서 우왕좌왕하고 있는 현실이었습니다. 부끄럽게도 미주 어느 지역의 교회협의회에서는 임원들이 가서는 봉투에 $100짜리 한 장씩을 넣어서 목사라고 하는 사람들 천명에게 돌렸다고 합니다. 이런 일로 인해 정작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에게보다 선교브로커들이나 사기꾼들을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라가 대통령으로부터 동네 면서기까지 온통 썩었다고 할 정도로 백성을 위해 일하는 지도자들이 없는 나라 백성들이 얼마나 불행하게 살아야 하는지 목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직도 대통령궁을 위시하여 모든 정부기관 건물들이 지진으로 무너졌는데 회복시키려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정호 목사가 선교지를 돌아보고 있다ⓒwww.koreanumc.org
급한 방문이었지만 선교는 물론 구제사업을 위해서도 저는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들이 관심을 가지고 아이티에 사람들을 많이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루를 다녀오더라도 세상에 그렇게 비참한 생활환경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그것을 목격하고 돌아오는 것만이라도 큰 깨우침과 회개의 역사가 일어날 것 같습니다. 기본 상하수도 시설이 없어서 오염된 물을 마셔야 하는 현실, 어린아이들이 더러운 땅에 그냥 벌거벗고 기어 다니는 현실,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용변을 해결할 시설이 없어서 열린 공간 어디나 모두 일을 보기에 악취가 진동하는 땅에서 그냥 아무것으로나 칸을 막고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을 슬프게 하면서도 소망을 보여주는 것이 그 땅의 아이들이었습니다. 저는 남부 플로리다연합감리교회(담임. 장찬영 목사)에서 파송한 김승돈 선교사의 인도로 교회들을 방문하고 빈민지역을 돌아보았는데 그 선교사를 보고 멀리서부터 달려오는 아이들이 얼마나 밝고 환한 얼굴로 웃고 노래하는지 감동했습니다. 우리 일행을 보고서도 손을 내밀고 무엇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찬송을 부르고 박수를 치며 환영하고 반가워 할 뿐이었습니다. 선교사도 절대로 사탕이나 과자를 나누어주지도 않고 우리에게도 돈을 주거나 그런 일 못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많은 선교지를 다녀보았지만 미국에서 온 목사들에게 돈을 부탁하거나 선교 프로젝트를 제시하지 않는 선교사는 처음 보았습니다. 아이티에서 가장 살기 어려운 City of Soleil(태양의 도시)이라는 마을 중심에 들어가 오물이 쌓여 있던 땅을 밀어내고 빵 공장을 시작하고 보건소와 직업센터를 짓겠다고 매일 그 동네 갱단에 소속된 젊은이들을 고용해서 담을 쌓고 땅을 개간하는 일에만 집중했습니다. 갱단에 속한 젊은이들이 그 땅에 세워질 선교센터와 그곳에서 앞으로 일어날 사역에 대해 알게 되면서 “우리들은 이렇게 인생을 살 수밖에 없었지만 우리의 자녀들은 정말 여기에서 예수님 잘 믿고 사랑 받고 미래의 소망을 가진 아이들로 자라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선교사를 열심히 돕는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김 선교사님은 “아이티의 문제는 오로지 하나님이 하지 않으시면 안 됩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이 땅에 소망을 줄 수 있는 그 무엇이 없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돈으로는 안 됩니다. 이 땅의 사람들을 사랑하는 예수님 사랑이 이들에게 전달될 때에만 가능합니다”라고 하는데 제 마음에 진실성이 가슴으로 다가왔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좀 큰 교회 목사로서 돈으로 도우려고 하던 생각을 회개하게 했습니다. 돈으로 돕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다만 그 땅을 찾음으로 부활하시고 갈릴리로 먼저 가신 예수님을 만나는 축복을 누리는 것입니다.

UN을 위시한 세계 최고의 구제단체들이 들어와 있어서 앞으로 큰 일들은 그 사람들이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지극히 작은 자들을 만나고 사랑하는 일들은 먼저 예수 사랑을 받은 크리스천들이 감당해야 할 사명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이티 선교현장을 방문했으면 좋겠습니다. 비행기로 아틀란타에서 3시간이면 되는 거리입니다. 어쩌면 지금 세상 가장 비극적이고 불행한 땅이지만 예수 사랑과 생명 나눔으로 인해 신앙의 오병이어의 기적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글쓴이: 김정호 목사, 아틀란타한인교회 GA, cjameskim@hotmail.com
올린날: 2010년 8월 12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