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前)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Aijalon Mahli Gomes) 씨의 석방을 위해 24일(미국 현지시각) 평양을 방문한다. AP통신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하면 곰즈를 석방하겠다고 북한당국이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은 25일(북한 시간) 도착해 하루밤을 지낸 뒤, 26일(목) 곰즈 씨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이에 앞서 8월 초 미국 정부에서 비밀리에 북한을 방문해 곰즈 씨의 인도주의적 석방을 요구한 바 있지만, 북한이 허락하지 않아 실패로 돌아갔었다.

곰즈 씨는 지난 1월 북한에 불법 입국한 뒤 체포돼 8년 노동교화형과 7천만원(북한 원화 기준)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으며, 최근 자살을 기도했다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입북했다가 풀려난 로버트 박 선교사와 친분이 두터웠던 곰즈 씨는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관심이 짙었으며, 로버트 박 입북 이후에도 꾸준히 북한동포 구원과 해방을 위해 기도해 오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정부 관계자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 미국 정부 대표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방북하는 것임을 강조했으며, 다른 행정부 당국자도 “이번 방북은 순수하게 곰즈 석방을 위한 사적이고 인도주의적인 임무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단에는 미 행정부 인사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은 1994년 6월 1차 북핵 위기 당시 평양을 방문, 김일성 주석과 회담을 한 뒤로 이번이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