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에서 동성결혼 합법이냐 불법이냐를 가르는 재판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동성결혼 찬반측 모두에게 캘리포니아는 주는 미국 내에서 경제와 인구 규모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을 갖고 있다.

서철원 목사(베델교회)는 "캘리포니아 위치와 영향력으로 볼때, 다른 주에 파급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다른 주들은 캘리포니아 주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있다. 여기서 안좋은 결과가 나오면 다른 주에 즉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에서 동성결혼 찬반측이 가장 팽팽한 주도 캘리포니아다. 2008년에 프로포지션 8이 투표결과 52%의 승리로 이기긴 했지만, 동성결혼 찬성론자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는 것을 반증해준다.

타주의 경우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프로포지션8 투표 과정이 캘리포니아 주만큼 긴장되지는 않았다. 동성결혼 찬반논쟁이 캘리포니아 주 만큼은 유독 치열하다.

2008년도에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프로포지션 8이 52%로 가까스로 통과된 것은 마치 가장 주요한 고지를 반드시 탈환해야 했던 치열한 전쟁터를 연상시킨다. 프로포지션 8을 주도한 측은 이기고도 박빙의 승부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캘리포니아라는 땅은 동성결혼 반대측, 찬성측 모두에게 절대로 내줄 수 없는 마지막 보루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캘리포니아는 동성결혼 찬성론자들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2009년 10월 12일에 캘리포니아는 하비밀크데이를 공식화했다. 하비밀크데이는 다섯번째로 제정된 캘리포니아 주 기념일이다. 미국내에서 게이나 레즈비언을 기념해서 기념을 제정한 곳도 캘리포니아가 최초이다.

하비밀크는 공개적 동성애자로서는 최초로 미국 주요도시인 샌프란시스코에서 고위 공무원이 됐으며, 게이 권리를 위한 운동의 지도자 중 하나로 활동했다.

이런 상황가운데서 아시아 인종 중에 한인 커뮤니티만큼(프로포지션 8을 72%로 찬성) 동성결혼을 압도적으로 반대하는 커뮤니티는 없었다. 프로포지션 8 투표 조사결과에서도 나타나듯이, 중국계나 인도계의 경우 프로포지션8에 대해 오히려 반대비율이 더 높았다.

비록 한인커뮤니티 규모가 다른 인종에 비해 작을지 모르지만, 한인교회가 한인커뮤니티에 영향력을 주고 있고 교회들이 교파, 교단을 뛰어넘어 동성결혼을 전적으로 반대하는 일치된 목소리를 갖고 있다. 이것이 더 지속적인 캘리포니아 한인교회들의 관심과 중보기도가 요청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동학 목사(북가주교회협의회총연합회 회장, 상항소망장로교회)는 "미국에서 5000만개가 넘는 정상적 가정이 2만개도 안되는 동성애커플 때문에 성경적 기준이 위협받고 있다. 기독교계가 함께 의논해서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 중국인교회들이 연합해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가정을 이룬다'는 문구로 캠페인을 벌인적이 있어 참가한 적이 있었다. 아쉽게도, 그곳에서 한국인 목회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미국내에 한인커뮤니티가 아직 규모자체는 크지 않기 때문에, 이런 범시민적 캠페인이 진행될 때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