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 도시와 세계 한인 거주지역에서 동시에 성대하게 개최된 ‘한국교회 8·15 대성회’ 다음날인 16일, ‘예수 그리스도, 한반도의 희망’을 주제로 통일분과 대회가 이어졌다.

서울(연세대), 대전(새로남교회), 청주(주님의교회), 전주(바울교회) 등 4개 지역에서 각각 개최된 통일분과 대회는 평화통일 기원예배, 평화통일 특강, 통일대담, 평화통일 영역별 워크샵, 평화통일 부흥회 등으로 이어졌다.

박종화 목사 “북한 지원 위한 기독교 ‘6자회담’ 개최를”

이날 행사 중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린 곳은 역시 한국교회 주요 지도자들인 박종화 목사(경동교회)와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등이 출연한 통일대담이었다. ‘한국교회, 통일을 논한다’를 주제로 대담을 펼친 이들은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과 국제적인 역할, 신학적 문제와 준비상황 등 다양한 내용을 논의했다.

특히 박종화 목사는 3-4년 후 한국에서 잇따라 열릴 예정인 WCC와 WEA 등의 국제회의들을 통일에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두 대회를 계기로 기독교 차원의 6자회담에 상응하는 협력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정치결사체가 아니라, 북한 지원을 위한 협력체를 만들어 출범시키면 어떻겠느냐”며 “플러스 알파로 유럽과 동남아 등의 국가들도 참여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이고, 공동의 복지 지원책을 마련하는 무대로 이번 국제대회들을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의 성숙성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한국교회가 연합해서 아이티를 도왔던 것처럼 평화통일을 위한 북한 지원도 공동으로, 글로벌화해서 북한도 세계 속에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훈 목사 “WEA·WCC 때 모든 인사들 판문점 데려가서…”

이에 앞서 이영훈 목사도 “2013년 WCC 총회 때 오시는 분들을 모두 판문점이나 개성에 데려가서 전세계적인 압력을 북한에 전할 수도 있다”며 “전세계 4억 5천만 성도가 가입된 2014년 WEA 총회도 예정돼 있는데, 이런 총회들이 우연히 열리는 게 아니라 전세계가 한국을 통일로 이끌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게 한다고 보고 있고, 이런 총회들을 잘 활용해서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인웅 목사는 최근 천안함 폭침 등 일련의 사태에서 북한 편을 들고 있는 중국을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손 목사는 “중국도 지난 올림픽 이후 기독교, 특히 한국교회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최근에 좋은 관계를 위해 서로 만나기도 했다”며 “이런 것들을 우리가 좀더 적극 활용하면 좋겠고, 중국 선교를 통해 북한 선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외교적으로도 중국과 관계를 다져 나가면서 북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세’를 거론한 것처럼, 실제적인 방안들도 논의됐다. 이영훈 목사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가 생각나는데, 기금도 중요하지만 한국교회 전체가 네트워킹해서 강력한 기도로 통일을 위한 영적 분위기를 바꿔 나가야 한다”며 “행사 차원이 아니라 통일을 위한 특별 기도주일을 정하고 일회성이 아닌 강력한 기도운동을 전개해 모든 교회가 함께 기도하고 성도들이 그러한 기도를 일년 내내 가슴에 품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종화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짓고 있는 심장전문병원처럼 거대한 병원을 한국교회가 짓는 것과 아울러, 사회주의 시스템에서 외양은 모두 갖춰져 있지만 내실이 없는 동네 의원들을 맡아서 바닥에 있는 사람들을 실제로 돌봐야 한다”며 “병원 따로 교회 따로 세울 것이 아니라, 동네 의원과 탁아소, 고아원 등 북한의 외형적인 복지체제를 내실화시켜 주고 거기에 하나의 센터로 교회를 짓는 복합구조 속에 교회를 세우는 복지 지향형 선교로 사고를 바꾸는 일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손인웅 목사 “통일 이후 대비한 기금 조성하자”

손인웅 목사는 “제가 이사로 있는 성서공회 같은 경우 북한을 돕기 위해 통일 되면 성경을 보급하려고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말씀하신 통일세처럼 그런 식으로 한국교회가 장기적으로 통일 이후를 위해 북한에 교회를 재건하고 교육 프로젝트 등을 위한 기금을 만들 준비를 구체적으로 하면 마음의 준비도 되고 북한 사람들이 들을 때도 그렇게 싫지 않을 것 같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후 10개 영역에서 워크샵이 진행됐다. 주제는 각각 ‘북한선교 어떻게 할 것인가(김병로 교수)’, ‘한국교회의 탈북자 지원, 현황과 과제(강철민 목사)’, ‘북한인권에 대한 바람직한 접근(박명림 교수)’, ’남북한 농업기술 협력을 통한 북한의 개방(이용범 교수)’, ‘군사분계선 경계지역의 평화적 이용(김영봉 박사)’, ‘통일 후 남북한 토지제도(남기업 박사)’, ‘남북한 경제협력 어떻게 할 것인가(김영윤 박사)’, ‘대북 인도지원의 목표와 NGO의 역할(강동완 박사)’, ‘북한체제의 전망(오경섭 박사)’,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허호익 교수)’ 등이었다.

마지막 순서인 평화통일 부흥회는 1부 ‘분단의 아픔을 노래하다’, 2부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다’, 3부 ‘하나님의 평화·생명·희망을 나눈다’ 등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CCM사역자 홍순관, 오정호 목사의 메시지 등이, 2부에서는 난타 퍼포먼스, 7인조 여성그룹 세븐 마리아, 퓨전 가야금팀 주보라밴드 등이, 3부에서는 고형원 선교사가 이끄는 부흥한국 등이 맡았으며, 모두 함께 ‘통일의 노래’를 합창하며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