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왜 나를 사랑하시죠?”
“하나님은 어떤 분이세요?”
“어떻게 해야 선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한번쯤 심각하게 생각해보았을 물음들이다. 이 물음들을 품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민했으며, 목사님 전도사님을 쫓아다니며 귀찮은 질문을 던졌으며, 답을 찾았을 땐 또 얼마나 기뻐했던가. 그렇다면 이런 건 또 어떤가?

“천국에서는 우리가 죄를 짓지 않게 된다면, 하나님은 왜 지금 당장 그렇게 하시지 않죠?”
“천국이 그렇게 좋은 곳이라면, 나는 왜 죽는 게 두렵죠?”

역시 상당히 궁금했던 것들인데, 아직 속 시원한 해답을 얻지는 못했다. ‘구원받는 데 그다지 필요한 질문은 아니니까 답을 반드시 알아내야 하는 건 아니겠지…’ 하고 생각하고 살아가지만, 왠지 손이 잘 닿지 않아 긁을 수 없는 등처럼 여전히 가렵다. 교회에 막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은 또 그들대로 숱한 물음들을 끌어안고 씨름하는 중이다.

신간 <풍선껌, 도마뱀, 자전거, 그리고 하나님(살림)>은 이처럼 가려운 질문을 가진 이들, 기독교의 진리에 대해 궁금한 것을 풀지 않고는 못 배기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제임스 스피글은 미국 테일러 대학의 철학교수로,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헷갈려하는 대화 상대방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짐으로써 깨달음에 이르도록 하는 고대 그리스의 소크라테스 같은 사람이다.

저자는 여덟살 꼬마와 철학박사 아빠를 책 속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신앙의 여러가지 궁금증들을 풀어주고 있다. “하나님은 어디 살아요?” “하나님도 영어를 하시나요?”에서부터 위에서 언급한 물음들까지, 아이들은 궁금한 것들을 아빠에게 묻고 또 묻는다.

책 속 꼬마들이 던지는 물음들은 바로 신앙의 핵심을 찌르는 것들임을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금세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질문이든 진지하게 고려할 가치가 있다는 신념을 가진 저자는 네 아이가 쏟아내는 질문에 최대한 끈기 있게 답을 하려 애쓴다. 아이들의 질문은 하나님과 신앙에 대한 대화와 토론의 문을 열고, 아이들은 만족스런 대답을 들을 때까지 아빠를 졸라댄다.

아이들에게 주는 대답은 하나님의 전지전능함에서부터 황금률(“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인간의 기원과 운명, 천국 같은 주제들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기독교의 핵심적인 사안을 다루는 질문과 답변 들은 기독교 신앙의 기본적 이해가 필요한 독자들에게 상당히 만족스런 설명이 될 것이다.

새신자, 그리고 교회를 오래 다녔지만 ‘마음은 새신자’인 독자를 위한 교리 안내서는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지도자의 도움을 받아 소모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씌어져 있어, 혼자서 읽기에는 자칫 딱딱하거나 지루하게 여겨질 수 있는 책이 대부분이다. 홀로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들도 오로지 설명만으로 구성되어 있어 읽는 즐거움까지는 기대하기 힘들었다. 그런 책들에 비해 이 책이 지닌 장점은 신앙의 커다란 질문들을 굉장히 친근한 예를 들어가며 재미있는 방식으로 다룬다는 것이다.

책은 도마뱀을 키우는 일이나, 아이와 함께하는 숨바꼭질 같은 일상의 작고 사소한 일들을 하나님에 대한 사색과 토의의 주제로 활용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지닌 특유의 희극적 성격과 저자 자신의 유머와 버무려져 한편의 에세이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모호한 개념을 명료하게 만들어 성실한 답변을 제공하는 점이 탁월하다.

새신자와 ‘마음의 새신자’처럼 신앙서적에 익숙지 않은 독자들을 비롯, 성경의 진리를 자녀, 이웃들과 나누고 싶어 하는 그리스도인이나, 기독교의 진리에 대해 알기 원하는 일반인들까지, 스피글 가족과 함께 유쾌한 신앙 탐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