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민승 목사의 대표 취임을 불법이라고 규탄하는 등 기독당(기독사랑실천당)과 마찰을 빚어온 기독당 비상대책위원회(대표 고영성 장로, 이하 비대위)가 다시 기독당과 손을 잡았다.

기독당과 비대위는 23일 오전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독당 정상화’를 선언했다.

고영석 장로, 전광훈 목사, 김길자 목사 등 여섯 명으로 구성된 비대위는 지난 2월 기독당 특별당비 20억원 중 5억원의 사용처가 회계 보고에서 빠졌고, 민승 목사는 정당법과 당규에 의한 법적 절차를 밟지 않은 채 대표에 취임했다고 주장하며 기독당에 쇄신을 요구한 바 있다.

또한 이들은 “민승 목사는 기독교 좌파이고,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천주교 신자 정동영 당시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이라고도 했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대위는 조직 명칭을 ‘기독당 정상화위원회’로 바꾸고 기독당에 적극 협력할 것임을 밝혔다.

정상화 위원장 고영석 장로는 “지난 2년여 동안 비대위가 당의 정상화를 위해 활동한 것이 마치 당을 이원화 해 분열을 조장한 것처럼 비춰졌다”며 “그러나 당에 해를 끼치고자 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 어디까지나 기독당을 바로 세우기 위해 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독당과 손을 잡은 배경에 대해 “분열해선 안 된다는 대명제가 있었다. 그 명제 아래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화해한 것”이라며 “그 어떤 조건도 기독당에 요구하지 않았다. 법적 대응도 모두 중단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대위 김당수 목사는 “기독당이 살아나서 남북한을 아우를 수 있으려면 정상적인 방법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문제들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회계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기독당의 정상화를 위해 화해한 것일 뿐 과거 비대위가 제기했던 문제들에서 손을 뗀 것은 아니다.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민승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를 지지하면서 마치 그것을 당원 모두의 의견인 것처럼 발언했다.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그러나 나는 좌파가 아니다. 복음주의자다. 그건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8대 총선에서 46만여 표를 지지해 준 유권자들을 위해서라도 빠른 시간 안에 당의 정상화와 당원 결속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