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목사님, 오랫만에 다시 연락 드립니다. 지난 번에 상담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또 다시 상담 할 문제가 있어서 연락 드렸습니다. 이전에 말씀드린대로 저(B)는 교회의 중직자인데요. 이제는 나이도 많이 들고 하나님을 위해서 의미있는 일을 찾던 중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요. 연세 드신 분들이 주로 사시는 아파트가 있는데요. 그 곳에서 주일 날 그 분들이 예배 드릴 수 있도록 교회에 모시고 왔다가, 예배 후 친교까지 마치고 다시 아파트로 모셔다 드리는 일이지요. 한 마디로 밴을 운전하는 일입니다.

그런데요.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어느 연세 드신 분이 차 안에서 일부로 넘어지고 다치면, 그 책임을 운전자에게 물어서 아주 곤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나중에 그 사람이 누군가를 알게 되었는데, 그 사람이 제 차를 타려고 해서 그런 곤란한 일이 생길까봐 승차를 거부했지요. 그 분이 제 차를 타지 않고, 나중에 저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못마땅하다는 불평을 하니까, 제가 아주 힘들어졌어요. 봉사하기 위해서 그 곳을 자주 들리는데, 다른 분들 보기도 민망하고 무슨 말을 하자니 변명을 늘어놓는 것 같아서요. 가끔, 하나님을 위해 봉사하는 것에 회의와 갈등이 생깁니다. 목사님, 이럴 땐 어떻해야 하나요?


A: 몇 개월 전에 전화로 상담하실 때, 목소리가 참 많이 가라앉고 마음이 답답하신 것 같아서 안타까왔는데요. 그때에 비해서 목소리가 많이 밝아지신 것을 듣고 감사했습니다. 더우기 하나님을 위해 의미있는 일을 찾으시다가, 연로하신 분들이 예배 드릴 수 있도록 밴으로 운행을 맡게 되셨다니 더 없이 감사하네요. 하지만, 좋은 뜻으로 시작한 봉사가 어떤 분의 의도적인 성가심으로 많이 불편하시고 회의와 갈등까지 드신다니 안타깝습니다. 그 분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습관적으로 그런 일을 저지르는지 잘 모르겠지만, 만약에 그 분이 차 안에서 일부러 넘어지고 어디가 다치면 운전자 책임으로 돌려 운전자로 하여금 재정적인 손실을 보게 한다면, 그것은 분명이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여겨집니다.

거의 모든 차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노약자나 어린 아이들이 타는 차는 그 안정성이 우선 보장되어야 하겠지요. 노약자가 타셔서, 불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안전 밸트가 의자에 충분히 준비되어 있는지 확인하셨겠지요. 자동차가 출발할 때, 노약자들께서 안전 밸트를 착용하고 안전한 자세로 타고 계신지도 확인해야 하겠지요. 만일 운행 중에 어느 분이 안전 밸트를 풀고 마음대로 움직이다가 넘어져서 다친다면, 그것을 과연 운전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을까요? 저는 교통 관련 전문 변호사가 아니기 때문에, 그 법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상식적으로 그것은 안전 밸트를 푼 본인의 책임일 겁니다.

그러나, 만일의 사태를 우려해서 그 연로하신 분이 B 님의 차를 타려고 할 때, 그것을 거부하신 것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봉사하시는 분으로서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었다고 여겨집니다. 예수님의 산상 수훈 중에 이런 말씀이 있지요. “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빰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 또 너를 송사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마태 복음 5: 38-42). 그리스도 인은 이기려는 것보다 지는 것이고, 이득을 보는 것보다 손해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세상의 이치에는 전혀 맞지 않아도 하나님 나라의 성경적 원리입니다. B 님의 봉사가 더욱 하나님께 영광이 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