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총회를 통해 직무대행에 선출된 소화춘 감독(충주제일교회)이 7일 오전 감리교회관 13층에 위치한 서울남연회 감독실에서 시무예배를 드린 데 이어 총회 때 구성하기로 했던 비상수습대책위원회 첫 회의를 여는 등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이들은 당초 16층의 감리교 본부 회의실에서 예배를 드리려 했으나, 본부 측에서 16층을 사전 봉쇄해 장소를 옮겨야 했다. 본부 직원들은 이날 오전 16층 계단과 엘리베이터 양쪽을 모두 잠그고 출근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화춘 직무대행을 비롯한 전·현직 감독 측이 봉쇄에 대응하지 않아 별다른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은 이규학 직무대행이 시무하는 인천제일교회로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 직원들은 지난 2008년 10월 파행으로 치달은 총회 직후에도 본부를 봉쇄하고 고수철 목사와 함께 양주 일영연수원으로 출근해 논란을 빚었다.

이날 예배에서도 소화춘 직무대행을 비롯한 전·현직 감독들은 최대한 빨리 재선거 등으로 감리교를 정상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 소화춘 감독은 설교에서 “저는 지금 세례요한과 같은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 임무는 빨리 감독회장을 선출해 모든 권한을 넘겨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격려사한 박상혁 감독도 “감리교가 19개월간 표류한 것은 ‘민심이 천심’인데도 그 뜻을 어그러뜨렸기 때문”이라며 총회 개최만이 감리교 정상화의 지름길이었음을 천명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날 참석자들은 16층 전체를 봉쇄하고 출근하지 않은 본부 직원들의 ‘정치성’을 성토했다. 김병호 목사(총회 서기)는 “본부 직원들이 왜 정치적으로 움직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박영태 감독(남부연회)은 “본부 직원들은 나갈 것이 아니라 본연의 의무를 충실히 하고 정치는 감독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재선거 임무를 부여받은 이규학 직무대행이 지난해 12월 31일부로 임기가 만료됐다고 계속해서 주장했다. 박영태 감독은 “이번 총회를 감독회장이 열지 않아서 불법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지난달 17일 감독 회의에서 이규학 대행에게 각 연회 감독들이 행정 공백을 이유로 4시간 동안 총회를 소집해달라고 간청했으나 자신은 소집권자가 아니라고 발뺌했다”며 “우리는 끝까지 기다렸지만 (이규학 직무대행) 본인 스스로 의장권을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이고, 7월 말이면 연회 감독선거 일정을 시작해야 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총회실행위원회가 정상 가동될 때까지 각종 현안을 맡아 처리하게 될 비상수습대책위원회도 이날 첫 회의를 개최했다. 비대위 회의에서는 앞서 총회에서 결의한 사항들의 일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된다. 비대위는 10개 연회마다 전현직 감독과 평신도 대표 등 3명씩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