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저(H)는 청년 시절 한국에 있는 아주 큰 교회에서 부서 책임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에 와서는 가족과 함께 몇몇 교회를 다니다가 수 년 전부터 아주 작은 교회를 섬겼습니다. 개척 멤버는 아니었지만, 어떤 이유로 그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그 동안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불안정했던 저희 가정이 많이 회복되었구요. 경제적으로도 풍성하지는 않지만, 그다지 어렵지는 않은 형편입니다. 그런데요, 얼마 전에 그 교회를 떠났어요.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구요. 그저 다른 교회로 옮겨서 신앙 생활을 새롭게 해 보고 싶어서요. 그래도 굳이 이유를 단다면, 떠난 교회가 코드가 안 맞아요. 뚜렷하게 뭐하고 설명할 순 없어요. 그냥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다른 교회를 다니는데요. 앞으로 이 교회도 두고 보아야지요. 우리와 코드가 맞는지… 우리는 아주 자유롭게 신앙 생활을 하고 싶거든요. 매이는게 싫어요. 그리고 우리 수준과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좋겠는데… 목사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A: 수 년 동안 섬기던 교회를 떠나서 다른 교회를 찾아 가셨지만, 조금은 허탈하면서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지금 다니시는 교회도 아직 확실히 마음을 굳히지 못하신 것 같고요. 한국에서 젊은 시절 아주 큰 교회에서 책임을 맡아 활동하시다가, 미국에서 작은 개척 교회를 섬기실 때, 여러 가지 다른 교회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 있는 규모가 큰 교회는 이런 저런 조직이 갖추어져 있어서, 우선 안정감을 얻을 수가 있었지만, 미국의 작은 교회는 규모와 조직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불안정하고 불안한 느낌마져 드실 수 있었으리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그런 작은 교회를 섬기면서 많은 은혜를 경험하시고, 개인적으로 가정과 경제가 안정되셨다니 더 없이 감사한 일이군요. 성격상 무엇인가에 매이는 것이 싫고 더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새로운 교회를 찾으셨군요. 더우기 H 님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이는 교회를 원하셨군요. 지금 정하셔서 다니시는 새로운 교회가 H 님의 기대를 얼마나 만족시켜 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한 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어떤 이유나 동기이든 H 님 자신의 필요나 욕구를 채우려는 목적으로 교회를 선택하셨다면, 그것은 한 번 다시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에게 자유 의지(free will)을 주셨기 때문에, H 님이 그 자유 의지를 사용하여 선택한 것에 대해서 아무도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자유 의지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기 위해서 선하고 좋은 방향으로 사용되도록 주신 것이지, 우리 인간의 유익과 안락함을 위해서 사용하라고 주신 것은 아닙니다. 자유 의지를 마음대로 사용할 때, 그것은 곧 방종이 되고 남용이 되는 것입니다. ‘목사님, 교회에는 다 하나님이 계신데, 뭐가 그렇게 복잡해요, 내가 가고 싶은 교회를 가면 되는 거지요’ 라고 말하는 것은, 아들이 ‘아버지, 우리 집만 집이예요, 이웃 집도 친구 집도 다 집인데, 아무 집에 가서 살면 되는 거지, 꼭 우리 집에 와야 해요?’라고 말하면서 가출하는 것과 같지요.

하나님께서 보내셔서 섬기는 교회가 있다면, 그게 바로 하나님께서 H 님에게 주신 사명 (mission)입니다. 그걸 모르고 수년 동안 그 교회를 섬기셨다면, 얼마나 힘이 드셨겠어요? 그건 믿음의 봉사가 아니고, 순전히 댓가 없는 노동이었을 테니까요. H 에게 맞는 코드를 찾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코드 (말씀)에 맞추어서 살아가시며 교회를 섬기시는 H 님으로 거듭나시기를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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