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한인교회협의회 임연수 회장
(Photo : ) 애틀랜타한인교회협의회 임연수 회장

여기 옆집아저씨 같이 편안하고 구수한 한 목회자가 있다. 교회가 위치한 곳도 뷰포드댐 근처, 11 에이커 전나무 숲을 등지고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조용한 곳이다. 21년간 군목생활을 마치고 늦은 나이에 도미해, 성도들과 함께 평안하게 늙어간다고 허허 웃는 생명나무침례교회 임연수 목사. ‘신앙생활이 결국은 어우러져가는 나그네길의 동반자’ 아니겠냐며, 목회철학 아닌 목회철학을 밝힌 임 목사는 ‘같이 걸어가는 교회’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청년 사역의 열정으로 살아온 21년

생명나무침례교회 임연수 목사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군목으로 사역하며, 군 부대 안에 갈급한 청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를 전하는 일에 헌신해왔다. 대전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4년간 목회를 하다, 1977년 한국기독교 침례교단에서 전방부대 전도를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되어 이듬해부터 1999년까지 군목으로 전국 곳곳을 다녔다. 35년 목회인생에 21년이면 적지 않은 시간, 청년들과 부대끼며 청년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온 것이다.

“개척교회를 하면 청년 전도가 쉽지 않아요. 목회자 자녀가 성장하면서 친구를 데려오고, 그 친구가 또 친구를 데려오면서 늘어야 하는데 아무도 없는 곳에서 시작하려니 더디고 응답도 없고요. 교단에서 같이 전도를 갔는데 11월 한참 추울 때 밤 11시에 군인들에게 차를 대접하면서 전도 하는데 큰 감동이 왔어요. 군에는 청년들이 많으니, 이거다 싶어서 군목을 지원해서 훈련소, 백령도 안 다녀본 곳 없이 다녔어요. 정말 행복했지요.”

임연수 목사는 비록 ‘내 교회’가 부흥하는 성장은 아니었지만, 매번 새로운 청년들을 만나 복음을 전하는 일이 넓게는 ‘씨를 뿌리는 일’이었다고 자부한다. 그 씨앗이 어디에선가 어떻게 자라나 열매를 맺고 있는지는 하나님만 아실 일 아닌가?

50에 교회개척, 끌고 가기 보다 어울려 가는 공동체
생명나무교회에 대해 물었다. 나이 50에 미국으로 건너와, 한 가정과 함께 교회를 시작했다. 거실에서 예배를 드리다 성도가 늘어 지하로 옮기고, 그것도 좁아져 오피스 건물 이곳 저곳으로 이사 다니다 2006년 8월 현재 슈가힐 성전으로 옮기면서 당시 좋은교회와 통합했다. 이민생활은 애틀랜타가 처음이지만 1984년도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목회학 석사과정을 공부하면서 유학생 목회를 했던 것이 이민목회의 밑거름이 됐다고 임연수 목사는 밝혔다.

“공부하면서 목회한 이민교회에서 문화, 언어의 문제와 불안정한 신분으로 예민하고 충돌하기 쉬운 이민자들이 생각났어요. 이분들과 함께 어려움을 나누면서 신앙으로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개척했는데 오히려 제가 더 도움을 받는 것 같아요(웃음). 50에 본격적인 이민목회를 시작했잖아요. 꼭 제가 가르치고 끌고 가려는 것보다는 다 같은 디아스포라로 같이 어울려서 살아가는 신앙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Photo : 생명나무침례교회)
(Photo : 생명나무침례교회)

뒤 따라 가면서 혹여 넘어지면 일으켜주죠

생명나무침례교회는 예배와 친교, 봉사를 중시한다. 한 명 한 명이 가족같이 친근하고 따뜻하다. 성도들끼리 교통편도 제공하고, 집도 알아봐주고, 직장도 알선하면서 ‘그 집에 지난 주에 뭐 먹고 살았는지’ 까지 속속들이 알 정도라고. 그렇다고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는 않는다. 일례로 새 가정이 교회에 오면, 몇 달이고 내버려 둔다고 한다. 본인이 교회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주는 것이다.

“큰 교회는 큰 일을 하지만,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 나름의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생명나무교회는 아직 크지 않지만 성도들이 참 여유가 있어요.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신자가 와도 본인 스스로 결정할 때까지 내버려둡니다. ‘이거 하자’ ‘저것도 해보자’ 닦달하지 않고 캐묻지도 않아요. 교회색깔에 맞아야 신앙생활을 해도 행복하니까요. 먼저는 제가 사람을 막 챙기고 타이트하게 이끄는 스타일이 아니라 ‘자유방임주의’예요. 자녀들도 본인의 신앙문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켜봤어요. 군목이었으니 하루, 일주일, 한 달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워서 밀어붙이는 것도 잘할 수 있지만, 이민교회 신앙생활은 좀 다르잖아요.”

임연수 목사는 스스로 ‘뒤 따라 가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너무 몰고 가다 보면 양떼는 안 그래도 바쁜 이민생활에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우르르 몰려가다가 구덩이에 빠지고 나무뿌리에 걸리기 마련이다. 나름의 속도와 방법으로 가지만, 혹여 넘어지고 다른 길로 가면 뒤따라가던 목자는 얼른 달려가 일으켜주고,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다른 양떼도 잠시 멀어졌다고 해도 정죄하거나 판단하지 않는다. 육적으로 영적으로 타국생활을 하는 성도들과 함께 어우러져가는 나그네길에 또 하나의 동반자로, 목마를 때 목을 축이는 심정으로 이끌고 있다.

이민사회에 힘이 되어주는 교회로
임연수 목사는 몇 해 전 조지아한인침례교협의회(GBC) 회장으로, 올해는 교회협의회 총무로 동분서주 섬기고 있다. 한인교회와 한인사회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인 만큼 자립하는 교회로 성장해 이민사회에 힘이 되어주는 교회가 목표라고 밝혔다.

“올 해 생명나무침례교회 표어가 ‘새로운 피조물들이 모인 교회’입니다. 거듭난 크리스천들이 모여 신앙을 고백하고, 신령한 신앙생활을 하며, 거룩한 교인생활을 하자고 권면하고 있어요. 천국 가는 길에서 같이 살면서 우리가 연약하고 흠이 많아도 한 걸음씩 변화되어 가자는 의미죠. 이렇게 성장해서 모든 면에서 자립하는 교회가 되면 이민사회에도 작더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 한인들은 각자 살기 바쁘니까 소속감이 적은데, 교회에서부터 한인회일에 관심을 갖고 한인사회에 장학금 지급, 성결운동 등을 펼쳐나가려고 합니다. 한인회 일도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동참하고 싶습니다.”

생명나무침례교회는 5608 Suwanee Dam Rd. Sugar Hill GA 30518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일 오전 10시 50분 주일예배를, 오전 11시 중고등부 예배와 유초등부 예배를 드리고 있다. 또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6시 새벽기도회로 모인다. 문의 (404) 429-7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