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극동포럼(이사장 정의순)이 4일 아침 7시 서울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한미관계’를 주제로 열렸다. 캐슬린 스티븐슨 주한미국대사가 강사로 나섰다.

이날 스티븐슨 대사는 올해가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임을 강조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전쟁 이후 60년이 흘렀지만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그 보다 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비록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이 있었지만 그 가운데 한미협력이라는 희망의 씨앗이 뿌려졌다”고 강조했다.

이날 함께 자리한 김장환 목사를 가리키며 “만약 김 목사님께서 과거 미국에 가지 않으셨다면 한국과 미국의 파트너십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도 한 스티븐슨 대사는 “앞으로도 한국과 미국이 함께 안보를 감당하며 더욱 발전된 관계로 나아가자”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에서 받았던 깊은 인상을 전한 스티븐슨 대사는 “지난 1975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비록 한국은 이제 막 경제성장을 이루려는 때였지만 희망과 변화의 기운이 넘쳤다”며 “사람들의 삶을 비롯한 모든 것이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 때 이 나리에는 굉장히 특별한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1980년대 한국의 민주주의 투쟁 가운데 교회의 역할이 컸음을 언급했다. 그는 “굉장히 짧은 시간에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만들어 나갔다”며 “민주주의를 이뤄감에 있어 교회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고 전했다.

스티븐슨 대사는 지난 1985년 10월, 당시 김수환 추기경을 명동성당에서 만났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는데, 그는 “김 추기경님께서는 한국 정부가 젊은이들을 공권력으로 탄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말씀하셨다”며 “그 말씀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 후 2년 뒤 대통령 직선제가 시행됐다. 김 추기경님은 세계를 부드럽게 흔드신 분들 가운데 한 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언급한 스티븐슨 대사는 글로벌 시대, 새로운 차원으로 비약할 한미관계를 역설하며, 특히 아이티 구호에 참여한 교회의 모습에 감동했음을 전했다.

그는 “식량문제와 금융위기, 기후변화 등에서 한미관계는 새로운 차원의 동맹이 필요하다”며 “이번 아이티 구호를 보면서 한국에 큰 감동을 받았다. 교회를 비롯한 한국의 많은 분들이 아이티를 걱정하고 있었다”고 했다.

▲제19회 극동포럼이 4일 아침 7시 서울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 김진영 기자


특강을 마무리하면서 스티븐슨 대사는 “오랜 시간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지켜보면서, 한미관계가 매우 특별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한미관계에 대해 여러 의견을 말하지만 나는 한미관계를 ‘우리관계’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극동방송 이사장이자 극동포럼 상임고문인 김장환 목사를 비롯해 김은기 극동방송 사장, 이광선 한기총 회장, 감경철 CTS 사장, 정동영 의원 등 교계와 정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극동포럼은 극동방송의 협력기관으로 지난 2003년부터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 주요 현안을 기독교적 시각으로 진단해 왔다. 러포트 전 한미연합사령관을 시작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 한승수 전 국무총리, 황장엽씨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초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