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침례교회 황영호 목사를 만났다. 2005년부터 4년간 애틀랜타교회협의회에서 총무, 부회장, 회장으로 섬겨온 황 목사는 ‘요즘 뜸하신데 뭐하고 지내세요’라는 물음에 ‘이제 공부에 전념해 보려고 한다’며 여전히 식지 않은 열정을 드러냈다.

공동묘지에서 발견한 소명
황영호 목사는 본인 스스로 ‘성격상’ 주어진 일은 뭐든 열심히 한다고 했다. 젊을 때 외국을 많이 다니는 직업 덕분에 전 세계 곳곳을 다니다 기회가 생겨 비즈니스를 계획하고 도미했다. 신학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가 매일 지나다니던 워싱턴침례신학대학의 학생이 된 것은 공동묘지에서 기도할 때 보여주신 소명을 붙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에 와서 신앙에 대한 열심히 생겼어요. 수요일 성경공부 전에 와서 기도하고, 자리도 만들어 놓고…성경공부 하는데 말씀도 잘 외워지고 은혜를 더 사모하게 됐어요. 담임목사님이 저를 지켜보다가 신학대를 가라고 권면하셨어요. 앞길을 놓고 기도하자니 아파트 앞 공동묘지가 좋겠다 싶어 매주 토요일 새벽 집중적으로 기도하면서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부르심을 좇아 황영호 목사는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피곤을 잊은 채 열심을 다했다. 올림픽 이후 한인들이 몰리던 애틀랜타를 품고, 루터라이스신학대학에서 공부도 마칠 겸 내려온 것이 1996년이다.

▲목사실 한켠을 빽빽하게 채운 책과 카세트테입들. 신학공부 할 때, 가장 앞자리에 앉아 녹음해 와 수도 없이 반복해 공부했던 교재들이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황영호 목사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인내의 기간 거쳐 개척 목회자들을 위한 봉사자로
아무 연고가 없던 터라 홀로 개척을 시작해 차츰 몇 가정이 모이자 1998년부터 귀넷침례교협회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개척 6년 만에 지금의 위치에 자체성전을 마련한 기쁨도 잠시, 한인이 적은 로렌스빌 다운타운에 위치한 교회는 쉽게 부흥되지 않았다. 매일 새벽제단을 쌓으며 부흥을 위해 기도하던 황영호 목사에게 하나님께서 “로렌스빌로 부르신 것도 뜻이 있다”는 응답을 주시고 마음을 비우자 교회협의회에서 봉사하게 하셨다.

“4년간 교회협의회를 섬기면서 초교파적으로 많은 목사님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개척하면서 진실하게 열심을 다해도 숫자가 늘지 않으니 탈진하고, 모임에도 잘 안 나오고 소극적으로 변하고…교협에서 이분들을 위해 무엇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매주 소그룹을 만들어 식사하고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연합행사에서 작은교회 목사님들에게 순서를 맡기니 모임에 나오게 되고 자신감도 얻고요. 그래서 매년 복음화대회나 부활절 예배에 많은 성도들이 참석했고, 작은 교회던 큰 교회던 서로 서운하지 않도록 했어요.”

그가 교협을 섬기는 기간 무명, 익명으로 많은 헌금이 들어왔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지친 목회자를 세우는 일을 아름답게 생각한 많은 이들의 사랑이 답지된 것이다. 미묘한 갈등관계에 있던 작은교회와 큰교회가 하나되고 이해하게 된 데는 개척교회로 시작해 어려움과 아픔을 먼저 겪었던 황영호 목사의 삶이 담긴 권면과 사랑이 크게 작용했다.

0 달러로 예배당 고치고 100대 주차장까지 얻은 사연
우주교회 예배당은 100년의 세월을 견뎌낸 대표적 유적지다. 벽돌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아 쌓은 교회는 멀리서 봐도 품격이 느껴진다. 오래된 만큼 여기 저기 고쳐야 할 곳도 많은 법. 우주교회는 0 달러로 수리는 물론, 교회 주변에 100대 이상의 주차장까지 마련했다.

“교회 옆에서 사업하는 분이 종종 우리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렸는데, 언제는 뭐 도와 드릴게 없냐고 물었어요. 교회가 너무 낡았는데, 자신이 봉사하고 있는 단체에서 어려운 교회 수리를 돕는다면서 연결을 해줬어요. 그 단체 디렉터인 88세 된 노인이 몇 시간을 운전해와서 살펴보더니 허가를 내주고 봉사자들을 보내줬어요. 재료비만 내면 되는데 이도 헌금해주시고, 카펫은 다른 분이 도네이션 해서 아무 비용 없이 깔끔하게 수리가 됐어요. 이 뿐만이 아니에요. 주차장이 좀 좁았는데 옆 건물을 건축하면서 25개 정도 주차장을 쓸 수 있게 됐고, 뒤로 또 건물이 생겨서 80개 정도 생겼어요. 주인들이 먼저 와서 사용해도 좋다고 했고요.”

우주교회는 이웃이 보내준 도움의 손길을 잊지 않고 지역사회에 돌리고 있다. 먼저, 예배당을 개방해 주일 저녁에 히스패닉 회중에게 빌려준다. 한국교회가 미국교회를 빌려 드릴 때 이런 저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정작 타 인종에게 빌려주는 것에 인색하다고 했다. 또한, 한동안 아무도 모르게 대형 그로서리에서 빵을 수거해 히스패닉 집단촌에서 나눠주기도 했다. 일일이 현관문을 두드려 빵을 나눠줄 때 생명의 양식인 복음도 전했다.

▲로렌스빌시의 유적지로 지정된 우주교회 예배당 전경. 앞에 예배당과 연결된 별관은 친교실과 여러개의 교실로 실속있게 구성돼 있다.
천자문처럼 외우는 Speaking English!
바나바라는 영어이름을 가진 황영호 목사는 ‘Speaking English’ 강사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습득한 노하우에 한국 하덕희 목사의 방법을 접목시켜 천자문 외듯 영어문장을 줄줄 암기하는 방식으로 입과 귀를 여는 영어학습법이다. 이민생활이 오래됐어도 영어가 능숙하지 못한 이민자들에게는 단기코스로 집중적으로 가르치면 일단 자신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불신자 전도다. 영어를 배우고자 교회를 찾은 이들 에게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교협 활동과 함께 스피킹 잉글리쉬를 통해 지리적으로 겪던 어려움 속에서도 점차 한인사회에 교회가 알려지고 부흥하는 보너스도 얻었다. 특히, 어린 아이를 둔 젊은 엄마들에게 인기가 좋다.

경건의 모양뿐 아니라 능력이 나타나는 신앙
“인생은 짧은데 주님 맡기신 일 열심히 하고, 내 인생도 열심히 살면서 주어진 시간 안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복음을 전파하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어요. 다들 바쁘다는 핑계로 교회에 대한 헌신이 약하고 전도도 약합니다. 믿음은 모양이 아니라 행함으로, 능력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바빠도 전도하고 비우면 하나님께서 다 보시고 채워주십니다.”

황영호 목사는 마지막으로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세상 가운데 방황하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교회, 초대교회처럼 마음과 정성을 다해 예배 드리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서로 사랑하는 예배와 친교에 중점을 둔 교회, 1.5세와 2세 교육에 중점을 두는 교회를 만들어 가고 싶다는 목회비전을 밝혔다.

**우주침례교회는…
우주침례교회는 495 S. Perry St. Lawrenceville GA 30045에 위치하고 있으며, 매 주일 오전 11시 주일예배와 주일학교를 열고 있다. 이후 성경공부가 1시 30분부터 진행되며, 새벽기도회는 화-금요일 오전 6시, 찬양과 기도는 금요일 오후 9시 개최된다. 문의 (678) 985-2323, (678) 779-2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