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신년을 맞이해 세대교체, 교회연합, 2세 사역, 부흥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들고 시카고 지역 목회자 40인을 만난다. 이 인터뷰를 통해 시카고 한인교회의 여론을 수렴하고 한인교회의 미래와 나아갈 바를 조명하고자 함이다. 40인 인터뷰는 시카고 교계의 발전을 위한, 가능한 모든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목회자들이 시무하는 교회의 교세, 목회자의 교단적 배경, 목회 연수 등에 관계없는 순으로 게재된다.
아홉번째 인터뷰는 한인서부교회 조현배 목사다. 한인서부교회는 휄로쉽교회와 함께 시카고 지역의 C&MA를 대표하는 교회이며 1974년 개척돼 1990년 3대 목회자 조현배 목사가 부임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조 목사는 건국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으며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M.Div., 기독교교육으로 M.A., 맥코믹신학교에서 D.Min. 학위를 받았다. 서울 광동교회 담임목사를 거쳐 19년 전 한인서부교회에 청빙돼 현재까지 목회 중이다. 2007년도엔 시카고지역한인교회협의회 회장도 역임했다.
- 목사님은 이 지역에서 20년 가까이 목회를 하고 계십니다. 시카고 지역의 목회 환경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또 목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료, 후배 목회자들에게 어떤 점을 조언하고 싶으신지요?
저도 나름대로 위기를 여러 번 넘기며 목회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민 목회의 목회 환경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나 시카고 목회가 어렵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원래 목회는 어려운 것입니다.
시대가 너무나 빠르게 변해 가고 성도들의 의식구조도 빠르게 변합니다. 그런 반면, 교회 안에만 있는 목회자들의 의식 구조는 느리게 변합니다. 이로 말미암은 괴리도 점점 커집니다. 성도들은 비즈니스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최첨단으로 변해가는 현장의 일선에 서 있고 목회자는 이선에 서 있습니다. 변화의 물결을 성도가 먼저 경험하게 되는데 목회자들은 그 변화를 수용하는데 느리니 성도와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 괴리를 줄일 수 있을까요? 목회자들이 열린 마음과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목회자가 성도를 향해 겸손하게 마음의 문을 열고 1대 1로 대화해야 합니다. “내가 목회자다. 그러니 날 따르라”는 권위적인 태도가 이제 성도들에게 어필할 수 없습니다. 목회자 자신부터 성도들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죠. 이민목회는 더더욱 섬김의 목회가 되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목회자가 성도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주면서 동시에 앞서갈 수 있어야 성도를 이끌 수 있습니다. 목회자 혼자 주도해 봐야 성도들이 호응해 주지 않고 등을 돌리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 갈등이 생기는 교회는 목회자와 성도 간에 대화 부족이 주원인이곤 하는데 성도들이 목회자에게 마음의 문을 닫는 이유가 목회자의 독단적이고 권위적인 리더십 때문이라고 보시나요?
그렇습니다. 목회자가 일방적으로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장로들과 성도들의 의견을 묵살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면 반드시 멀지 않아 문제가 생깁니다. 충분한 대화와, 무엇보다도 열린 마음, 어떤 반대 의견도 수용하겠다는 기본 자세가 중요합니다. 누가 뭐래도 목회자는 교회 안의 최고 지도자입니다. 3백명 성도들이 다 저를 쳐다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각자의 요구와 기대가 다 다릅니다. 목회자가 얼마나 마음 문을 열고 그들의 소리를 경청할 준비가 돼 있느냐? 목회 방향에 그것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느냐? 그것이 관건입니다. 그게 안되면 시간이 흐를수록 갈등이 표출될 수 밖에 없고 결국 목회자가 교회를 떠나게 되고야 맙니다. 담임목사가 부목사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도 당연히 중요합니다.
- 담임목사 혼자의 리더십보다 부목사나 평신도와의 공존,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군요.
맥코믹신학교 박사 과정의 특징은 “평신도와 동역하며 목회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평신도의 인격을 철저히 존중하고 그들을 깨우고 평신도 사역자로 훈련시켜 그들과 동역을 이룸으로 교회가 살아있는 공동체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교회 행사를 하나 하더라도 목회자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권한을 위임하고 성도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기회를 주어 모두가 기쁨을 갖고 일하게 합니다. 평신도든 부목사든 목회자의 하수인이 아니라 교회의 주인이며 동역자입니다. 고유의 은사를 발견하게 해야지 수동적으로 협력하게 하는 것은 안됩니다. 권위를 위임하고 격려하면 창의성을 발휘하며 최선을 다합니다.
- 교회의 발전을 위해선 목회자와 평신도가 협력하고 서로를 존중해야겠지요?
그렇죠. 어느 교회를 가더라도 꽃방석에 앉혀 주며 하라는 목회는 없습니다. 고통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훈련을 목회자가 해야 합니다. 요즘은 한군데 오래 머물기보다는 옮겨 다니면서 자기 발전도 추구하는 유동성의 시대지만 그래도 목회는 한군데에서 오래 인내할 때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성도들도 완전히 다 자란 목회자를 기대하지 말고 훌륭한 목회자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설교, 행정, 심방, 처음엔 모든 것이 미숙합니다. 목회자라는 큰 나무가 자라려면 10년간 성도들의 눈물을 먹어야 합니다. 좀 부족하다고 내보내고 내보내면 그것은 악순환만 됩니다. 최근 추세를 보십시요. 내보내는 교회가 계속 내보냅니다.
- 목회자가 자주 바뀌는 현상에 관해서는 1세뿐 아니라 2세도 마찬가지, 아니 오히려 더 심각합니다. 2세 사역에 있어서도 대안이 있을까요?
한인서부교회의 2세 목회 책임자는 김민수 목사이며 15년째 저와 동역하고 있습니다. 휘튼대학교 철학과를 다닐 때 우리 교회 유스부를 맡기 시작해 지금은 트리니티신학교 석사를 지나 박사 과정에서 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안수받고 사역해 온, 우리 역사와 함께 자라온 사역자입니다. 지금은 우리 교회가 속한 C&MA 교단 안에서도 훌륭한 EM 사역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인교회는 2세 사역자를 키워야 합니다. 노력 하나 기울이지 않고 외부에서 모셔 오려고만 하면 안됩니다. 어느 교회건 그 교회 안에 소명을 갖고 깨어있는 지도자가 있습니다. 그들을 장학금 주며 공부하게 하고 가르치면 됩니다. 그럼 그 교회의 전통과 역사를 아는 2세 지도자가 탄생하고 1세 목회와 든든한 동역을 이루어 갈 수 있습니다. 동역은 한어권와 영어권이 협력할 부분은 협의하고 아닌 부분은 자율적으로 하도록 권한을 보호해 주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대학생이었지만 이젠 장성해서 저와 1대 1로 대화가 됩니다. 제가 오히려 배우는 부분이 더 많습니다. 저보다 앞서 가는 부분도 많습니다. 처음에는 서툴러도 교회 안에서 인재가 발굴되면 그를 통해 엄청나게 많은 제자들이 키워지는 겁니다.
- 한인서부교회의 1세 교회와 2세 교회 구조는 어떤가요?
저희 교회 EM은 전무 상태에서 시작해 100명까지 성장했습니다. 15년간 조금씩 다져오며 성장해 튼튼합니다. 우리 교회도 2세 교회 독립에 대한 갈등이 있었지만 한어권과 영어권이 “한 당회 아래 두 제직회를 둔다”는 기본 원칙을 정했습니다. KM 덕에 EM이 발전하고 EM 덕에 KM이 발전해 온 우리 교회 역사를 고려한 결정이었습니다. 상부상조하는 것입니다. 국제결혼한 분들은 아내가 한어권, 남편이 영어권에서 예배 드립니다. 자녀는 영어권, 부모는 한어권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얽혀 있어서 나눌 경우 한어권, 영어권 둘다 약해져 버립니다.
우리 교회는 헤어지지 말고 동반자로 계속 가기로 했습니다. 지금 영어권은 제직회가 없지만 비전팀이라고 해서 영어권을 대표하는 커미티가 있습니다. 지금 제직훈련을 시키고 있으며 2010년이면 영어권 제직회가 별도로 출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독립해서 성공한 교회도 많지만 독립은 오히려 쉬운 모델입니다. 저희는 저희 교회 상황에 맞게 한어권과 영어권이 조화롭게 공동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숙제를 풀어 가려 합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2세 사역자가 본 교회에서 양성이 되어야 그게 가능하겠지요.
저희 교회는 1년에 3번 부활주일, 추수감사주일, 성탄절에 1세와 2세가 연합예배를 드리는데 본당에 다 못 들어갈만큼 많은 사람이 모이는 큰 축제입니다. 전 세대가 함께 모여 같이 식사를 하면 한어권도 너무 흐뭇하고 영어권도 행복해 합니다.
-다른 주제로 넘어가서, 목사님도 시카고교협 회장을 역임하시며 교계를 위해 봉사를 많이 하셨습니다. 시카고 지역 교회 연합 활동은 타지역에 비해 어려움이 많다고들 하시던데요.
연합 사업은 꼭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는 크게 보면 다 하나의 교회입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우리 교회가 있지만 예수님 입장에서 보면 하나의 교회가 있을 뿐입니다. 지역교회 하나만으론 악의 세력과 싸울 수 있는 힘이 모자라고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감당하는 데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문제는 잘 안 모인다는 겁니다. 교협을 섬겨 보니까 모금하는 데에도 애로가 많고 인원동원에 있어서는 진이 빠질 정도로 힘이 듭니다. 실질적인 제안을 해 드린다면, 지역별 모임을 강화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네이퍼빌 지역 목회자들은 목회자들이 한달에 한번이라도 모여서 목회 정보도 교환하고 기도도 같이 하고, 지역 복음화 위해 노력하는 그런 모임을 만들자고 합니다. 교협에서 지역별로 모임을 만들어 주시면 어떨까요? 작은 모임들이 지역별로 분산되면 교협이 연합 행사 때 인원 동원이나 재정 후원을 받기 용이할 것 같습니다. 교협도 일일이 교회를 컨택하기보다 지역 모임을 통해 사업을 소개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교회의 협력을 얻기도 쉬울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발로 뛰어야 합니다. 행사 중심의 연합은 오래 못 갑니다. 섬기는 연합운동으로 가야 합니다. 개교회의 필요가 뭔지, 애로가 뭔지 함께 고민하고 아파하고 들어 주어야 합니다. 공문 한장으로 협력해 달라고 하니 잘 안 되었습니다. 교협이 먼저 도와 드릴 일이 없는지 관심을 가져 주면 그 교회도 기쁜 마음으로 교협을 도울 것입니다. 목회자와 교회의 필요를 채워주는 교협이 되어 주십시요.
-연합사업에서 더 나아가 시카고 지역의 부흥을 위해서 어떤 문제부터 선결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부흥이란 건,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회복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회개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뜻대로 살며, 타협하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에 진지하게 반응하고 응답하면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서 부흥을 일으키실 것입니다. 우리가 자꾸 부흥을 감정적으로 뜨거운 것으로 생각하니 예배 분위기를 바꾼다든지 하는 비본질적인 면에서 접근해 갑니다. 감정을 들뜨게 해 놓아도 그것이 바른 방향으로 못 가니 신앙이 공허해지고 나중에 형식화 되어 버리는 게 아닙니까? 그것은 하나님 중심의 부흥이 아닙니다. 이런 부흥은 포기하는 게 낫겠습니다. 진정한 회개운동이야말로 부흥의 지름길입니다. 나가서 하는 전도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교회에 제 발로 찾아온 사람들마저 놓칠 판입니다.
- 미주 한인교회만의 특별한 사명에 관해 한 말씀해 주십시오.
주님이 분명히 약속하시기를 마지막 시대에 성령을 물 붓듯 부어주신다 했습니다. 이 대부흥을 이루는 중심에 한인이 서야 합니다. 오대양 육대주에 복음을 전하는 일은 모두가 해야 할 기본적 사명이지만 미주 한인교회의 특별한 소명은 역시 이 부흥의 불길을 일으켜, 미국교회, 다민족교회에 부흥의 불을 붙이는 것입니다. 이것은 성령의 능력으로만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한인은 언어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제한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불같은 새벽기도 열정을 가진 독특한 신앙 DNA를 갖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부흥은 곧 세계의 대부흥입니다. 우리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말고 하나님이 보시기에 중요한 민족으로 택하고 사용하시길 기도합시다. 8년째 한 미국인 목회자와 교제하고 있는 그는 늘 우리에게 배울 게 많다고 합니다. 우리가 줄 수 있는 게 뭘까요? 그들에게 없는 것이 우리에겐 있습니다. 우리 한민족을 이 세계 속에 뿌려 놓은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각 지역에서 부흥의 중심이 되란 이유입니다. 그게 우리 한민족이 할 일입니다. 전 그런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
아홉번째 인터뷰는 한인서부교회 조현배 목사다. 한인서부교회는 휄로쉽교회와 함께 시카고 지역의 C&MA를 대표하는 교회이며 1974년 개척돼 1990년 3대 목회자 조현배 목사가 부임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조 목사는 건국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으며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M.Div., 기독교교육으로 M.A., 맥코믹신학교에서 D.Min. 학위를 받았다. 서울 광동교회 담임목사를 거쳐 19년 전 한인서부교회에 청빙돼 현재까지 목회 중이다. 2007년도엔 시카고지역한인교회협의회 회장도 역임했다.
- 목사님은 이 지역에서 20년 가까이 목회를 하고 계십니다. 시카고 지역의 목회 환경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또 목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료, 후배 목회자들에게 어떤 점을 조언하고 싶으신지요?
저도 나름대로 위기를 여러 번 넘기며 목회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민 목회의 목회 환경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나 시카고 목회가 어렵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원래 목회는 어려운 것입니다.
시대가 너무나 빠르게 변해 가고 성도들의 의식구조도 빠르게 변합니다. 그런 반면, 교회 안에만 있는 목회자들의 의식 구조는 느리게 변합니다. 이로 말미암은 괴리도 점점 커집니다. 성도들은 비즈니스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최첨단으로 변해가는 현장의 일선에 서 있고 목회자는 이선에 서 있습니다. 변화의 물결을 성도가 먼저 경험하게 되는데 목회자들은 그 변화를 수용하는데 느리니 성도와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 괴리를 줄일 수 있을까요? 목회자들이 열린 마음과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목회자가 성도를 향해 겸손하게 마음의 문을 열고 1대 1로 대화해야 합니다. “내가 목회자다. 그러니 날 따르라”는 권위적인 태도가 이제 성도들에게 어필할 수 없습니다. 목회자 자신부터 성도들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죠. 이민목회는 더더욱 섬김의 목회가 되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목회자가 성도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주면서 동시에 앞서갈 수 있어야 성도를 이끌 수 있습니다. 목회자 혼자 주도해 봐야 성도들이 호응해 주지 않고 등을 돌리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 갈등이 생기는 교회는 목회자와 성도 간에 대화 부족이 주원인이곤 하는데 성도들이 목회자에게 마음의 문을 닫는 이유가 목회자의 독단적이고 권위적인 리더십 때문이라고 보시나요?
그렇습니다. 목회자가 일방적으로 모든 것을 주도하고 장로들과 성도들의 의견을 묵살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면 반드시 멀지 않아 문제가 생깁니다. 충분한 대화와, 무엇보다도 열린 마음, 어떤 반대 의견도 수용하겠다는 기본 자세가 중요합니다. 누가 뭐래도 목회자는 교회 안의 최고 지도자입니다. 3백명 성도들이 다 저를 쳐다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각자의 요구와 기대가 다 다릅니다. 목회자가 얼마나 마음 문을 열고 그들의 소리를 경청할 준비가 돼 있느냐? 목회 방향에 그것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느냐? 그것이 관건입니다. 그게 안되면 시간이 흐를수록 갈등이 표출될 수 밖에 없고 결국 목회자가 교회를 떠나게 되고야 맙니다. 담임목사가 부목사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도 당연히 중요합니다.
- 담임목사 혼자의 리더십보다 부목사나 평신도와의 공존,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군요.
맥코믹신학교 박사 과정의 특징은 “평신도와 동역하며 목회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평신도의 인격을 철저히 존중하고 그들을 깨우고 평신도 사역자로 훈련시켜 그들과 동역을 이룸으로 교회가 살아있는 공동체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교회 행사를 하나 하더라도 목회자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권한을 위임하고 성도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기회를 주어 모두가 기쁨을 갖고 일하게 합니다. 평신도든 부목사든 목회자의 하수인이 아니라 교회의 주인이며 동역자입니다. 고유의 은사를 발견하게 해야지 수동적으로 협력하게 하는 것은 안됩니다. 권위를 위임하고 격려하면 창의성을 발휘하며 최선을 다합니다.
- 교회의 발전을 위해선 목회자와 평신도가 협력하고 서로를 존중해야겠지요?
그렇죠. 어느 교회를 가더라도 꽃방석에 앉혀 주며 하라는 목회는 없습니다. 고통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훈련을 목회자가 해야 합니다. 요즘은 한군데 오래 머물기보다는 옮겨 다니면서 자기 발전도 추구하는 유동성의 시대지만 그래도 목회는 한군데에서 오래 인내할 때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성도들도 완전히 다 자란 목회자를 기대하지 말고 훌륭한 목회자를 만들어 간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설교, 행정, 심방, 처음엔 모든 것이 미숙합니다. 목회자라는 큰 나무가 자라려면 10년간 성도들의 눈물을 먹어야 합니다. 좀 부족하다고 내보내고 내보내면 그것은 악순환만 됩니다. 최근 추세를 보십시요. 내보내는 교회가 계속 내보냅니다.
▲조현배 목사는 2세 목회의 대안에 관해 “그 교회에서 2세 지도자를 배출해 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인서부교회는 현 EM 목회자를 스스로 양성해 1세와 2세가 공존하고 있다. |
한인서부교회의 2세 목회 책임자는 김민수 목사이며 15년째 저와 동역하고 있습니다. 휘튼대학교 철학과를 다닐 때 우리 교회 유스부를 맡기 시작해 지금은 트리니티신학교 석사를 지나 박사 과정에서 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안수받고 사역해 온, 우리 역사와 함께 자라온 사역자입니다. 지금은 우리 교회가 속한 C&MA 교단 안에서도 훌륭한 EM 사역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인교회는 2세 사역자를 키워야 합니다. 노력 하나 기울이지 않고 외부에서 모셔 오려고만 하면 안됩니다. 어느 교회건 그 교회 안에 소명을 갖고 깨어있는 지도자가 있습니다. 그들을 장학금 주며 공부하게 하고 가르치면 됩니다. 그럼 그 교회의 전통과 역사를 아는 2세 지도자가 탄생하고 1세 목회와 든든한 동역을 이루어 갈 수 있습니다. 동역은 한어권와 영어권이 협력할 부분은 협의하고 아닌 부분은 자율적으로 하도록 권한을 보호해 주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대학생이었지만 이젠 장성해서 저와 1대 1로 대화가 됩니다. 제가 오히려 배우는 부분이 더 많습니다. 저보다 앞서 가는 부분도 많습니다. 처음에는 서툴러도 교회 안에서 인재가 발굴되면 그를 통해 엄청나게 많은 제자들이 키워지는 겁니다.
- 한인서부교회의 1세 교회와 2세 교회 구조는 어떤가요?
저희 교회 EM은 전무 상태에서 시작해 100명까지 성장했습니다. 15년간 조금씩 다져오며 성장해 튼튼합니다. 우리 교회도 2세 교회 독립에 대한 갈등이 있었지만 한어권과 영어권이 “한 당회 아래 두 제직회를 둔다”는 기본 원칙을 정했습니다. KM 덕에 EM이 발전하고 EM 덕에 KM이 발전해 온 우리 교회 역사를 고려한 결정이었습니다. 상부상조하는 것입니다. 국제결혼한 분들은 아내가 한어권, 남편이 영어권에서 예배 드립니다. 자녀는 영어권, 부모는 한어권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얽혀 있어서 나눌 경우 한어권, 영어권 둘다 약해져 버립니다.
우리 교회는 헤어지지 말고 동반자로 계속 가기로 했습니다. 지금 영어권은 제직회가 없지만 비전팀이라고 해서 영어권을 대표하는 커미티가 있습니다. 지금 제직훈련을 시키고 있으며 2010년이면 영어권 제직회가 별도로 출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독립해서 성공한 교회도 많지만 독립은 오히려 쉬운 모델입니다. 저희는 저희 교회 상황에 맞게 한어권과 영어권이 조화롭게 공동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숙제를 풀어 가려 합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2세 사역자가 본 교회에서 양성이 되어야 그게 가능하겠지요.
저희 교회는 1년에 3번 부활주일, 추수감사주일, 성탄절에 1세와 2세가 연합예배를 드리는데 본당에 다 못 들어갈만큼 많은 사람이 모이는 큰 축제입니다. 전 세대가 함께 모여 같이 식사를 하면 한어권도 너무 흐뭇하고 영어권도 행복해 합니다.
-다른 주제로 넘어가서, 목사님도 시카고교협 회장을 역임하시며 교계를 위해 봉사를 많이 하셨습니다. 시카고 지역 교회 연합 활동은 타지역에 비해 어려움이 많다고들 하시던데요.
연합 사업은 꼭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는 크게 보면 다 하나의 교회입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우리 교회가 있지만 예수님 입장에서 보면 하나의 교회가 있을 뿐입니다. 지역교회 하나만으론 악의 세력과 싸울 수 있는 힘이 모자라고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감당하는 데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문제는 잘 안 모인다는 겁니다. 교협을 섬겨 보니까 모금하는 데에도 애로가 많고 인원동원에 있어서는 진이 빠질 정도로 힘이 듭니다. 실질적인 제안을 해 드린다면, 지역별 모임을 강화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네이퍼빌 지역 목회자들은 목회자들이 한달에 한번이라도 모여서 목회 정보도 교환하고 기도도 같이 하고, 지역 복음화 위해 노력하는 그런 모임을 만들자고 합니다. 교협에서 지역별로 모임을 만들어 주시면 어떨까요? 작은 모임들이 지역별로 분산되면 교협이 연합 행사 때 인원 동원이나 재정 후원을 받기 용이할 것 같습니다. 교협도 일일이 교회를 컨택하기보다 지역 모임을 통해 사업을 소개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교회의 협력을 얻기도 쉬울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발로 뛰어야 합니다. 행사 중심의 연합은 오래 못 갑니다. 섬기는 연합운동으로 가야 합니다. 개교회의 필요가 뭔지, 애로가 뭔지 함께 고민하고 아파하고 들어 주어야 합니다. 공문 한장으로 협력해 달라고 하니 잘 안 되었습니다. 교협이 먼저 도와 드릴 일이 없는지 관심을 가져 주면 그 교회도 기쁜 마음으로 교협을 도울 것입니다. 목회자와 교회의 필요를 채워주는 교협이 되어 주십시요.
-연합사업에서 더 나아가 시카고 지역의 부흥을 위해서 어떤 문제부터 선결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부흥이란 건,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회복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회개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뜻대로 살며, 타협하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에 진지하게 반응하고 응답하면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서 부흥을 일으키실 것입니다. 우리가 자꾸 부흥을 감정적으로 뜨거운 것으로 생각하니 예배 분위기를 바꾼다든지 하는 비본질적인 면에서 접근해 갑니다. 감정을 들뜨게 해 놓아도 그것이 바른 방향으로 못 가니 신앙이 공허해지고 나중에 형식화 되어 버리는 게 아닙니까? 그것은 하나님 중심의 부흥이 아닙니다. 이런 부흥은 포기하는 게 낫겠습니다. 진정한 회개운동이야말로 부흥의 지름길입니다. 나가서 하는 전도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교회에 제 발로 찾아온 사람들마저 놓칠 판입니다.
- 미주 한인교회만의 특별한 사명에 관해 한 말씀해 주십시오.
주님이 분명히 약속하시기를 마지막 시대에 성령을 물 붓듯 부어주신다 했습니다. 이 대부흥을 이루는 중심에 한인이 서야 합니다. 오대양 육대주에 복음을 전하는 일은 모두가 해야 할 기본적 사명이지만 미주 한인교회의 특별한 소명은 역시 이 부흥의 불길을 일으켜, 미국교회, 다민족교회에 부흥의 불을 붙이는 것입니다. 이것은 성령의 능력으로만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한인은 언어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제한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불같은 새벽기도 열정을 가진 독특한 신앙 DNA를 갖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부흥은 곧 세계의 대부흥입니다. 우리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말고 하나님이 보시기에 중요한 민족으로 택하고 사용하시길 기도합시다. 8년째 한 미국인 목회자와 교제하고 있는 그는 늘 우리에게 배울 게 많다고 합니다. 우리가 줄 수 있는 게 뭘까요? 그들에게 없는 것이 우리에겐 있습니다. 우리 한민족을 이 세계 속에 뿌려 놓은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각 지역에서 부흥의 중심이 되란 이유입니다. 그게 우리 한민족이 할 일입니다. 전 그런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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