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제가 세웠던 목표 중 하나는 수영을 배워서 개인 운동으로 삼자는 것이었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저는 수영을 전혀 못했었습니다. 물에 들어갈 기회는 많았었지만 어렸을 적에 물에 빠져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며 자랐기 때문에 물가에는 잘 가려하지 않았었습니다. 중년이 되기까지도 수영을 하지 못했던 것이지요.

여기 저기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보며 시작한 운동이 자전거 타기와 수영이었는데, 수영을 배우는 것이 제게는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맥주병이라는 말이 있는데, 제가 꼭 그 꼴입니다. 물에 들어가서 편안하게 있으면 몸이 뜬다던데, 제 몸은 자꾸만 가라앉습니다. 그래서 수영 레슨도 받았습니다. 선생님이 가르쳐 준대로 따라해 보았는데, 처음에는 되는 듯 하다가도 곧 다시 맥주병으로 돌아갑니다.

킥보드를 잡고 발차기를 연습하던 때였습니다. 몸이 자꾸 가라앉는 것 같아서 발차기를 더 열심히 했습니다. 가라앉지 않으려는 필살의 노력이었습니다. 그 순간 제 무릎에 심한 통증을 느껴졌습니다. 아뿔사! 제 몸이 가라앉으면서 제 무릎이 수영장 바닥을 친 것입니다. 일어나 보니 무릎에서 피가 나고 있었습니다. 아프기도 했지만 생각해 보니 너무나 우스웠습니다. 얼마나 몸이 경직되 있었으면 발차기 하다가 무릎으로 바닥을 찰까! 발차기 연습을 하면서 저는 한번도 아니고 두번도 아니고 세번씩이나 바닥을 쳤습니다.

지난 한해 동안 바닥을 쳤던 일은 수영만은 아니었습니다. 저의 영적인 수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주님의 몸된 교회를 섬기는 일에 있어서도 한없이 추락하여 그만 저는 바닥을 치고 말았습니다. 참 아프기도 했지만 어이가 없었습니다.

바닥을 치는 것은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나라의 경제 생활도 바닥을 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들 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다지 춥지 않아야 할 캘리포니아의 겨울이 올해는 유난히 썰렁하고 추웠습니다. 지금도 춥습니다.

그러나 바닥을 쳤다는 것은 결코 절망 만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더이상 내려갈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습니다. 세상 살아가면서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좋을 때도 있지만 안좋을 때도 있습니다. 맑은 날도 있지만 궂은 날도 있습니다. 따뜻한 날도 있지만 추운 날도 있습니다. 어둔 때도 있지만 쨍 하고 해뜰 날도 있습니다. 음지가 있지만 양지도 있습니다. 바닥을 칠 때도 있지만 물 위에 뜰날도 반드시 있습니다.

요즘 요한계시록을 읽고 있습니다. 계시록의 말씀의 핵심은 예수님께서 속히 다시 오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려움 중에도 믿음을 갖고 인내하면 주님께서 보상해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바닥이지만 뜨게 해 주시겠다는 약속의 말씀입니다. 그 말씀이 바닥을 헤매는 제게 얼마나 큰 위로의 말씀이었는지 모릅니다.
감사하게 저도 이제는 쉬지않고 10미터는 수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 몸이 물에 뜬다는 사실이, 나도 물에서 수영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 자신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계속 버티니까 되더라구요. 뜨더라구요. 그리고 조금씩 앞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더이상 바닥을 칠 일은 없습니다. 어렵고 힘든 지난 한해를 잘 버텼습니다. 아니 올 한해 좀더 버텨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낙심하지 마십시다. 바닥을 쳤다해도 포기할 것 없습니다.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이제는 뜰 일만 남았습니다. 사도 바울의 그 말씀이 귀에 쟁쟁히 울립니다.

“선한 일을 하다가 낙심하지 맙시다. 지쳐서 넘어지지 아니하면, 때가 이를 때에 거두게 될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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