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신년을 맞이해 세대교체, 교회연합, 2세 사역, 부흥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들고 시카고 지역 목회자 40인을 만난다. 이 인터뷰를 통해 시카고 한인교회의 여론을 수렴하고 한인교회의 미래와 나아갈 바를 조명하고자 함이다. 40인 인터뷰는 시카고 교계의 발전을 위한, 가능한 모든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목회자들이 시무하는 교회의 교세, 목회자의 교단적 배경, 목회 연수 등에 관계없는 순으로 게재된다.
다섯번째 인터뷰는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 이해영 목사다. 이해영 목사는 이제 40대에 들어선 젊은 목회자이며 목회 경력도 짧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한국 네비게이토선교회 등에서 신앙생활을 했으며 고려대를 졸업한 후,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하나님 나라 건설이라는 대위임령을 직장에서 실천하겠다’는 헌신의 각오로 직장에 들어갔고 나름의 열매도 있었지만 보다 적극적인 ‘실천’을 위해 관두고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M.Div.를 받고 목회자가 됐다. 대학원 시절 한국 온누리교회에서 청년부 전도사로 헌신하다 졸업 후에 온누리교회 Act29 비전에 따라 괌에서 이민목회를 시작했다. 괌에서 3년 9개월 목회 후, 4개월 전 시카고로 왔다.
-이해영 목사님은 지금까지 40인 인터뷰에서 만난 분들 가운데 가장 젊으시고 목회 경험도 짧지만 이번 인터뷰에 특별히 모셨습니다. 오히려 시카고 경험이 적기 때문에 시카고에 대한 관찰이 남달랐을 것이라 생각되고 시카고가 다소 생소한 목회자들이 어떻게 시카고를 보는지 담고자 합니다. 먼저 괌에서의 사역은 어떠하셨습니까?
제가 온누리교회에서 괌으로 갈 때 많은 분들이 “온 세상 이민교회 가운데 괌이 제일 목회하기에 어려울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인구 약 15만명, 한인 약 5천명에 이르는 괌엔 25개의 한인교회가 있는데 그중 이단과 관련된 교회가 10개 정도 있습니다. 게다가 괌은 과거 스페인의 통치를 받아서 가톨릭이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곳이기에 미국령이지만 개신교가 아무래도 약한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괌은 대표적인 휴양지로서 많은 사람들이 정착보다는 경유하는 사례가 많아 크고 견고한 이민교회를 세운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괌 온누리교회는 괌의 토양에 적합한 현장화를 통해 자리매김한 의미있는 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2세들을 위하여 한국어와 더불어 지속적인 한국문화 체험교실을 부모들과 함께 진행하며 조국에 대한 끊임없는 관계성을 이어가는 한글학교 ‘꿈터’의 운영도 그러했으며 무엇보다 미국, 필리핀, 일본, 대만, 마이크로네시아 현지인들로 구성된 다민족 교회의 형태도 추구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블레싱 괌’은 그러한 대표적인 사역이었는데 괌에 상주하는 소수민족교회들을 크고 건강한 미국교회, 신학교와 네트워크 맺게 해 여러 작은 교회들이 힘을 얻고 목회자들이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블레싱 괌을 통해 알게 된 폐쇄 직전에 있던 유일한 괌 일본교회는 지금은 괌 온누리교회의 소성전을 무료로 임대하여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일본인 목사님과 아직도 귀한 교제를 나누는 보람된 사역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괌이 힘들던가요? 시카고가 힘든가요?
시카고는 이제 겨우 4개월밖에 되지 않았기에 비교할 수가 없겠지요. 그렇지만 여기 오는 순간부터 이상할만큼 괌에 대한 어려움은 다 잊혀져 버렸습니다. 마치 첫 아이를 낳고 이전의 산통을 잊은 채 둘째를 준비하는 산모처럼 말이죠.
-목사 안수를 받기 전, 전도사 시절에 괌 온누리교회에서 이민목회를 시작한 셈이지요? 목회를 처음 시작한 곳이 이민목회지였는데 심정이 어떠셨습니까?
이민목회에 대한 개념 자체도 미천하여 그저 지식과 이론뿐이었기 때문에 그저 두렵고 떨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뭘 모르기 때문에 용감하기도 했습니다. 목회와 사역은 많은 지식과 경험이 있는 것이 중요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시카고로는 어떻게 오게 되셨습니까?
괌 온누리교회의 내외부적 상황이 수습되고 성전 리모델링까지 마친 후 안정적 기반이 구축됐습니다. 저는 기초를 쌓는 역할을 감당했던 것입니다. 괌에 기반이 세워진 후, 제가 이곳 시카고로 파송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곳 시카고의 온누리교회는 본래 북부와 남부, 그리고 다운타운에 세 개의 캠퍼스로 운영되는 멀티사이트처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보다 밀도있고 전문화된 목회를 위하여 지난 2008년 9월부로 북부를 중심으로 하는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와 서부를 중심으로 하는 웨스트시카고온누리교회로 분립되었습니다. 저는 온누리교회로부터 노스시카고 온누리교회를 담당하는 목회자로 파송받게 된 것이지요.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의 전신인 노스캠퍼스는 다른 두 개의 캠퍼스를 개척하면서 에너지에 많은 소진이 있었는데 그것을 재정비하며 북부 지역의 다양한 목회적 인프라를 균형있게 조화시켜 의미있는 교회로 세워질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웨스트시카고온누리교회와 협력하는 실험적 모델을 구현하게 될 것으로 확신하는데 두 교회가 자라서 시너지를 발휘하게 되면 시카고 지역에서 특별한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카고 지역은 새롭게 청빙받아 오는 목회자, 특히 젊은 목회자의 경우, 적응하기 힘든 곳인데 알고 계셨습니까?
제가 감히 안다고 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오기 전부터 많은 분들에게 들었습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시카고는 힘든 곳이라는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어디 이민교회가 힘들지 않은 곳이 있겠으며 유독 시카고만 이상한 곳이라고만 낙인을 찍을 이유도 결코 없을 것입니다.
약 4개월간의 아주 짧은 경험에 따른 소견으로 말해 본다면, 시카고라는 지역적 특수성은 틀림없이 존재합니다. 일단 시카고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교민과 성도들이 미국 사회에 많이 동화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영어를 사용하는 비중이나 능력도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 같습니다. 이민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많이 미국화가 되어 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당연히 자녀들의 미국화의 정도는 더욱 더 심화됐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새로운 목회자를 구할 때, 시카고의 교인들은 한국적 목회정서를 기초하면서도 1.5세 또는 2세,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미국화된 목회자를 요구하겠지요. 사실 이것은 모든 미주의 이민교회가 바라는 목회자상이겠지만 이상적으론 미국적인 것을, 또 현실적으론 한국적 목회정서를 요구하는 이 갭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훨씬 더 크지 않나 생각됩니다. 새로 오시는 목회자들도 이런 것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시카고의 특수한 상황과 한인교회가 이루어야 할 이 양자간의 목회 비전을 통합시키는 것이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과도기여서 혼란을 겪는 것 같습니다. 성도들도 목회자도 이 두 비전을 통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는 어떻습니까?
저희도 예외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저희 교회 성도들도 상당히 미주사회에 익숙하고 영어권에 깊이 뿌리를 내린 성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러나 저희 교회도 틀림없는 한인교회입니다.
-이 문제가 시카고 지역만의 문제라고 보십니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카고 지역의 특수성은 반드시 존재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이제 시대 자체가 과거처럼 “한 교회에 뼈를 묻겠다”는 시대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교회가 자신의 비전에 맞는 목회자를 찾듯, 목회자도 자신의 목회적 철학과 은사, 스타일에 맞는 교회를 찾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극심한 문젯거리와 불합리한 쟁점들을 굳이 안은 채로 목회해 가려는 현대 목회자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보아야겠지요. 한 목회자가 한 교회에 오래 있는 것이 무조건 좋다고는 말할 수 없겠습니다.
-선배 목회자로부터 시카고 지역에 대한 조언을 받은 적이 있으십니까?
목회의 선배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았습니다. 시카고에서도 타주에서도, 시카고를 잘 알고 계신 분들이 설명을 해 주셨고 영적, 목회적 현실이 척박하고 힘들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시카고 한인교회 역사가 짧지 않지만 이제 극복해야 할 난관들이 있고 그것을 넘어서야 할 것 같습니다.
-4개월간 목회해 보니 정말 그렇던가요?
4개월의 목회를 가지고 무슨 말을 한다는 것이 적절치는 않지만 목회자로 느끼는 어떤 감각은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시카고가 참 조용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표현이 좀 교만해 보일 수도 있지만 영적 침체와 같이 영적 기력이 많이 눌려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교협과 교역자회가 새롭게 비전을 걸고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결국 하나님이 승리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과 발맞추어 뛰느냐도 중요하고 이것이 이 영적 침체의 기간을 길게 혹은 짧게 만들 겁니다.
-목사님은 이곳에 오시자마자 교협 총회, 교역자회 총회, 신년하례회에 빠지지 않고 오시는 것을 봤습니다. 보통 젊은 분들, 새로 온 분들이 교계 모임에 적극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드문데 어떻게 나오시게 됐나요?
저는 배울 것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비록 생각보다 참여율이 너무 낮아 아쉽지만 일부 목사님들이라도 뵙고 도움도 얻고 충고도 얻고 싶습니다. 저는 이 모임만이 대안은 아니겠지만 그러나 이 모임들을 통해 시카고 교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게 됐습니다.
- 교계 사업으로 어떤 것이 시카고에 필요할까요?
선배님들의 말씀을 겸손하게 경청하며 가야죠. 다만, 시카고 교회들이 다 함께 모여서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연합예배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든 교회가 모여서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면 하나님이 우리를 높여 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원치는 않았지만 분열과 갈등, 불신과 반목으로 인해 가져왔던 가장 큰 손실이 무엇인가를 말해 본다면 그것은 단연코 하나님의 이름의 권위일 것입니다. 잃어버린 영혼을 찾고, 섬김을 실천하는 것도 좋지만 시카고 교회들이 진지하게 이 문제를 고민하며 다 함께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며 기도하는 연합예배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가난하고 병든 히브리 사도가 거대도시 로마를 향해 복음을 외친 것처럼 저나 시카고 교회들이 지금 시카고를 향하여서도 바울처럼 담대하게 복음을 강조하고 외쳐야 하지 않을까요? 결국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구제도 섬김도 아니고 복음입니다. 시카고에서 이런 연합이 시작되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하나님이 기름 부으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한인교회 2세 교육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경험해 본 사람만이 그 고충을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2세가 아니기에 아무리 설명해도 정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가 바라는 성경적이며 바람직한 2세의 교육은 1세와 함께 이루어가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것은 결코 못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이유로 인해 안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우리처럼 이렇게 1세와 2세의 삶과 신앙이 이질적으로 변하는 이민자 그룹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중국을 보십시오.
이민자로서 자기 본국에 대한 정체성을 찾게 해 줄 곳은 국가(이민자의 조국을 의미)이겠지만 국가 못지않게 이 일을 감당해야 할 기관은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누구인지를 밝히고 정의하는 것이 성경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 내 조국과 내 부모의 조국이 어디이며 나는 어떤 과거와 역사를 가진 사람이었는지를 정확히 인정하고 밝히는 것은 중요한 자기고백의 한가지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너무 쉽게 잊고 또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것을 쉽게 잃어 버리게 되는 이유는 바로 너무 쉽게 언어를 잃어 버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언어 교육은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일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부모 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부모님들이 먼저 언어와 자기 정체성에 관한 필요성을 절감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가 가정과 혼연일체가 되어 1세와 2세가 이질적으로 분리되지 않도록 노력해야죠. 그리고 국가도 이 일에 적극적인 참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엄청나게 큰 투자가 아니겠습니까?
만약 우리가 언어와 문화의 이질적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1세와 2세를 나누어가기 시작한다면 머지않아 우리 한인교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로 사라져 버리든지 아니면 유동성 큰 이주자들만 주로 형성되는 사회적 영향력이 없는 이민교회로 남게 될 것입니다. 1세와 2세 모두가 이 교회를 자기 교회라 생각하게 하려면 목회자와 부모들이 이 문제를 고민하며 서로가 성실한 헌신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2세 사역은 2세들에게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1세와 2세가 함께 공감하고 어울릴 수 있는 영역을 반드시 디자인해야 할 것입니다.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저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도적으로 함께 예배하는 기회와 나라와 민족과 언어를 만나고 경험하는 기회를 거듭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2세가 1세를 존경하고 1세가 2세를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차세대 사역이 틀림없이 존재하며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민교회의 사명에 관해 간단히 짚어 주신다면요?
미국에 속한 이민교회의 최대 장점은 바로 미국이라는 나라일 것입니다. 때문에 다각화된 선교사역을 가능하게 하는 충분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고 또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략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선교지 교회를 적극 지원, 후원, 파송하는 것은 미국 이민교회가 가진 가장 중요한 선교적 사명이라고 봅니다. 특별히 이스라엘 선교와 무슬림 선교를 전략적으로 참여하며 후원할 수 있는 특별한 위치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다섯번째 인터뷰는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 이해영 목사다. 이해영 목사는 이제 40대에 들어선 젊은 목회자이며 목회 경력도 짧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한국 네비게이토선교회 등에서 신앙생활을 했으며 고려대를 졸업한 후,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하나님 나라 건설이라는 대위임령을 직장에서 실천하겠다’는 헌신의 각오로 직장에 들어갔고 나름의 열매도 있었지만 보다 적극적인 ‘실천’을 위해 관두고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M.Div.를 받고 목회자가 됐다. 대학원 시절 한국 온누리교회에서 청년부 전도사로 헌신하다 졸업 후에 온누리교회 Act29 비전에 따라 괌에서 이민목회를 시작했다. 괌에서 3년 9개월 목회 후, 4개월 전 시카고로 왔다.
-이해영 목사님은 지금까지 40인 인터뷰에서 만난 분들 가운데 가장 젊으시고 목회 경험도 짧지만 이번 인터뷰에 특별히 모셨습니다. 오히려 시카고 경험이 적기 때문에 시카고에 대한 관찰이 남달랐을 것이라 생각되고 시카고가 다소 생소한 목회자들이 어떻게 시카고를 보는지 담고자 합니다. 먼저 괌에서의 사역은 어떠하셨습니까?
제가 온누리교회에서 괌으로 갈 때 많은 분들이 “온 세상 이민교회 가운데 괌이 제일 목회하기에 어려울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인구 약 15만명, 한인 약 5천명에 이르는 괌엔 25개의 한인교회가 있는데 그중 이단과 관련된 교회가 10개 정도 있습니다. 게다가 괌은 과거 스페인의 통치를 받아서 가톨릭이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곳이기에 미국령이지만 개신교가 아무래도 약한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괌은 대표적인 휴양지로서 많은 사람들이 정착보다는 경유하는 사례가 많아 크고 견고한 이민교회를 세운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괌 온누리교회는 괌의 토양에 적합한 현장화를 통해 자리매김한 의미있는 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2세들을 위하여 한국어와 더불어 지속적인 한국문화 체험교실을 부모들과 함께 진행하며 조국에 대한 끊임없는 관계성을 이어가는 한글학교 ‘꿈터’의 운영도 그러했으며 무엇보다 미국, 필리핀, 일본, 대만, 마이크로네시아 현지인들로 구성된 다민족 교회의 형태도 추구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블레싱 괌’은 그러한 대표적인 사역이었는데 괌에 상주하는 소수민족교회들을 크고 건강한 미국교회, 신학교와 네트워크 맺게 해 여러 작은 교회들이 힘을 얻고 목회자들이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블레싱 괌을 통해 알게 된 폐쇄 직전에 있던 유일한 괌 일본교회는 지금은 괌 온누리교회의 소성전을 무료로 임대하여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일본인 목사님과 아직도 귀한 교제를 나누는 보람된 사역의 증인이 되었습니다.
-괌이 힘들던가요? 시카고가 힘든가요?
시카고는 이제 겨우 4개월밖에 되지 않았기에 비교할 수가 없겠지요. 그렇지만 여기 오는 순간부터 이상할만큼 괌에 대한 어려움은 다 잊혀져 버렸습니다. 마치 첫 아이를 낳고 이전의 산통을 잊은 채 둘째를 준비하는 산모처럼 말이죠.
-목사 안수를 받기 전, 전도사 시절에 괌 온누리교회에서 이민목회를 시작한 셈이지요? 목회를 처음 시작한 곳이 이민목회지였는데 심정이 어떠셨습니까?
이민목회에 대한 개념 자체도 미천하여 그저 지식과 이론뿐이었기 때문에 그저 두렵고 떨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뭘 모르기 때문에 용감하기도 했습니다. 목회와 사역은 많은 지식과 경험이 있는 것이 중요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시카고로는 어떻게 오게 되셨습니까?
괌 온누리교회의 내외부적 상황이 수습되고 성전 리모델링까지 마친 후 안정적 기반이 구축됐습니다. 저는 기초를 쌓는 역할을 감당했던 것입니다. 괌에 기반이 세워진 후, 제가 이곳 시카고로 파송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곳 시카고의 온누리교회는 본래 북부와 남부, 그리고 다운타운에 세 개의 캠퍼스로 운영되는 멀티사이트처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보다 밀도있고 전문화된 목회를 위하여 지난 2008년 9월부로 북부를 중심으로 하는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와 서부를 중심으로 하는 웨스트시카고온누리교회로 분립되었습니다. 저는 온누리교회로부터 노스시카고 온누리교회를 담당하는 목회자로 파송받게 된 것이지요.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의 전신인 노스캠퍼스는 다른 두 개의 캠퍼스를 개척하면서 에너지에 많은 소진이 있었는데 그것을 재정비하며 북부 지역의 다양한 목회적 인프라를 균형있게 조화시켜 의미있는 교회로 세워질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웨스트시카고온누리교회와 협력하는 실험적 모델을 구현하게 될 것으로 확신하는데 두 교회가 자라서 시너지를 발휘하게 되면 시카고 지역에서 특별한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카고 지역은 새롭게 청빙받아 오는 목회자, 특히 젊은 목회자의 경우, 적응하기 힘든 곳인데 알고 계셨습니까?
제가 감히 안다고 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오기 전부터 많은 분들에게 들었습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시카고는 힘든 곳이라는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어디 이민교회가 힘들지 않은 곳이 있겠으며 유독 시카고만 이상한 곳이라고만 낙인을 찍을 이유도 결코 없을 것입니다.
약 4개월간의 아주 짧은 경험에 따른 소견으로 말해 본다면, 시카고라는 지역적 특수성은 틀림없이 존재합니다. 일단 시카고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교민과 성도들이 미국 사회에 많이 동화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영어를 사용하는 비중이나 능력도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 같습니다. 이민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많이 미국화가 되어 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당연히 자녀들의 미국화의 정도는 더욱 더 심화됐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새로운 목회자를 구할 때, 시카고의 교인들은 한국적 목회정서를 기초하면서도 1.5세 또는 2세,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미국화된 목회자를 요구하겠지요. 사실 이것은 모든 미주의 이민교회가 바라는 목회자상이겠지만 이상적으론 미국적인 것을, 또 현실적으론 한국적 목회정서를 요구하는 이 갭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훨씬 더 크지 않나 생각됩니다. 새로 오시는 목회자들도 이런 것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시카고의 특수한 상황과 한인교회가 이루어야 할 이 양자간의 목회 비전을 통합시키는 것이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과도기여서 혼란을 겪는 것 같습니다. 성도들도 목회자도 이 두 비전을 통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스시카고온누리교회는 어떻습니까?
저희도 예외라고 말할 순 없습니다. 저희 교회 성도들도 상당히 미주사회에 익숙하고 영어권에 깊이 뿌리를 내린 성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러나 저희 교회도 틀림없는 한인교회입니다.
-이 문제가 시카고 지역만의 문제라고 보십니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카고 지역의 특수성은 반드시 존재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이제 시대 자체가 과거처럼 “한 교회에 뼈를 묻겠다”는 시대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교회가 자신의 비전에 맞는 목회자를 찾듯, 목회자도 자신의 목회적 철학과 은사, 스타일에 맞는 교회를 찾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극심한 문젯거리와 불합리한 쟁점들을 굳이 안은 채로 목회해 가려는 현대 목회자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보아야겠지요. 한 목회자가 한 교회에 오래 있는 것이 무조건 좋다고는 말할 수 없겠습니다.
-선배 목회자로부터 시카고 지역에 대한 조언을 받은 적이 있으십니까?
목회의 선배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았습니다. 시카고에서도 타주에서도, 시카고를 잘 알고 계신 분들이 설명을 해 주셨고 영적, 목회적 현실이 척박하고 힘들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시카고 한인교회 역사가 짧지 않지만 이제 극복해야 할 난관들이 있고 그것을 넘어서야 할 것 같습니다.
-4개월간 목회해 보니 정말 그렇던가요?
4개월의 목회를 가지고 무슨 말을 한다는 것이 적절치는 않지만 목회자로 느끼는 어떤 감각은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시카고가 참 조용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표현이 좀 교만해 보일 수도 있지만 영적 침체와 같이 영적 기력이 많이 눌려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교협과 교역자회가 새롭게 비전을 걸고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결국 하나님이 승리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과 발맞추어 뛰느냐도 중요하고 이것이 이 영적 침체의 기간을 길게 혹은 짧게 만들 겁니다.
-목사님은 이곳에 오시자마자 교협 총회, 교역자회 총회, 신년하례회에 빠지지 않고 오시는 것을 봤습니다. 보통 젊은 분들, 새로 온 분들이 교계 모임에 적극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드문데 어떻게 나오시게 됐나요?
저는 배울 것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비록 생각보다 참여율이 너무 낮아 아쉽지만 일부 목사님들이라도 뵙고 도움도 얻고 충고도 얻고 싶습니다. 저는 이 모임만이 대안은 아니겠지만 그러나 이 모임들을 통해 시카고 교회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게 됐습니다.
- 교계 사업으로 어떤 것이 시카고에 필요할까요?
선배님들의 말씀을 겸손하게 경청하며 가야죠. 다만, 시카고 교회들이 다 함께 모여서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연합예배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든 교회가 모여서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면 하나님이 우리를 높여 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원치는 않았지만 분열과 갈등, 불신과 반목으로 인해 가져왔던 가장 큰 손실이 무엇인가를 말해 본다면 그것은 단연코 하나님의 이름의 권위일 것입니다. 잃어버린 영혼을 찾고, 섬김을 실천하는 것도 좋지만 시카고 교회들이 진지하게 이 문제를 고민하며 다 함께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며 기도하는 연합예배가 있다면 좋겠습니다. 가난하고 병든 히브리 사도가 거대도시 로마를 향해 복음을 외친 것처럼 저나 시카고 교회들이 지금 시카고를 향하여서도 바울처럼 담대하게 복음을 강조하고 외쳐야 하지 않을까요? 결국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구제도 섬김도 아니고 복음입니다. 시카고에서 이런 연합이 시작되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하나님이 기름 부으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한인교회 2세 교육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경험해 본 사람만이 그 고충을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2세가 아니기에 아무리 설명해도 정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가 바라는 성경적이며 바람직한 2세의 교육은 1세와 함께 이루어가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것은 결코 못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이유로 인해 안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우리처럼 이렇게 1세와 2세의 삶과 신앙이 이질적으로 변하는 이민자 그룹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스라엘과 중국을 보십시오.
이민자로서 자기 본국에 대한 정체성을 찾게 해 줄 곳은 국가(이민자의 조국을 의미)이겠지만 국가 못지않게 이 일을 감당해야 할 기관은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내가 누구인지를 밝히고 정의하는 것이 성경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 내 조국과 내 부모의 조국이 어디이며 나는 어떤 과거와 역사를 가진 사람이었는지를 정확히 인정하고 밝히는 것은 중요한 자기고백의 한가지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너무 쉽게 잊고 또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것을 쉽게 잃어 버리게 되는 이유는 바로 너무 쉽게 언어를 잃어 버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언어 교육은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일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부모 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부모님들이 먼저 언어와 자기 정체성에 관한 필요성을 절감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가 가정과 혼연일체가 되어 1세와 2세가 이질적으로 분리되지 않도록 노력해야죠. 그리고 국가도 이 일에 적극적인 참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엄청나게 큰 투자가 아니겠습니까?
만약 우리가 언어와 문화의 이질적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1세와 2세를 나누어가기 시작한다면 머지않아 우리 한인교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로 사라져 버리든지 아니면 유동성 큰 이주자들만 주로 형성되는 사회적 영향력이 없는 이민교회로 남게 될 것입니다. 1세와 2세 모두가 이 교회를 자기 교회라 생각하게 하려면 목회자와 부모들이 이 문제를 고민하며 서로가 성실한 헌신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2세 사역은 2세들에게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1세와 2세가 함께 공감하고 어울릴 수 있는 영역을 반드시 디자인해야 할 것입니다.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저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도적으로 함께 예배하는 기회와 나라와 민족과 언어를 만나고 경험하는 기회를 거듭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2세가 1세를 존경하고 1세가 2세를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차세대 사역이 틀림없이 존재하며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민교회의 사명에 관해 간단히 짚어 주신다면요?
미국에 속한 이민교회의 최대 장점은 바로 미국이라는 나라일 것입니다. 때문에 다각화된 선교사역을 가능하게 하는 충분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고 또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략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선교지 교회를 적극 지원, 후원, 파송하는 것은 미국 이민교회가 가진 가장 중요한 선교적 사명이라고 봅니다. 특별히 이스라엘 선교와 무슬림 선교를 전략적으로 참여하며 후원할 수 있는 특별한 위치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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