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선 후보가 최근 새들백교회 시민 포럼에서 낙태 문제에 관한 자신의 답변이 “너무 경솔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낙태 찬성론자인 오바마 후보는 이날 포럼에서 릭 워렌 목사가 낙태와 관련, “아기가 언제부터 인권을 부여받는가(생명의 시작이 언제부터인가)”라고 한 질문에 “내가 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같은 답변은 보수 복음주의 지도자들로부터 “문제의 핵심에서 도망치는 듯한 대답”이라는 비판을 받았으며, 워렌 목사 역시 오바마 후보의 답변이 불충분했다며 “좀더 명확한 입장을 취해주기를 기대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오바마 후보는 포럼 이후 처음으로, 지난 주말 A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답변이 “너무 경솔했다(flip)”고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기독교인으로서 창조주가 하는 일에 대한 겸손함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 질문은 까다로운 것이었다”며 “내가 전하고자 했던 것은 단지 그 같은 신학적 문제들에는 내가 감히 답할 수 없다는 것뿐이었다”고 밝혔다.

오바마 후보는 이 인터뷰에서도 낙태가 결코 범죄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자신의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낙태 지지 경력으로 비판을 받아 온 오바마 후보는 최근에는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 시절 낙태 수술 시 생존한 태아를 위한 보호 조치 법안을 반대하는 운동을 주도한 경력이 공개되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 법안은 낙태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 외에도 만일의 경우 생존할 태아를 위해 전문의가 반드시 입실한 상태에서 낙태 수술이 이뤄지도록 하는 내용으로, 오바마 후보는 당시 이같은 보호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미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법으로 규정해 놓을 경우 여성의 선택권을 제한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 반대했다. 그러나 일부 생명존중(pro-life) 단체들은 이를‘살해 방치 행위’라며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한편 조셉 바이든 부통령 후보의 낙태 지지 경력까지 비판대에 오르면서 오바마 후보는 생명존중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유권자들에게서는 점차 매력을 잃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미국에서 낙태 합법화의 계기가 된 1973년 미국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의 강력한 지지자로 자신을 밝혀 왔으며, 각종 낙태 지지 경력으로 인해 미국 의원들의 생명과 가족 보호 경력을 점수화한 전미생명권위원회(National Right to Life Committee) 올해 보고서에서 0점을 받았다. 그는 최근 “신앙의 관점에서는 생명의 시작은 잉태되는 순간부터지만 이를 법제화할 수는 없다”고 밝히기도 해 보수 복음주의의 비판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