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주 안에서 문안 드립니다.

며칠 전 큰 딸에게 부칠 우편물을 들고 우체국엘 갔습니다. 이상하게도 우체국에 갈 때면 늘 기분이 좋습니다. 아내와 데이트 하던 시절 밤 늦도록 쓴 편지를 들고 며칠에 한 번꼴로 찾던 캠퍼스 내 우체국이 생각나서일까요? 한 때 인상 깊게 읽었던 우표, 우체국, 편지, 사랑 등의 단어가 등장하는 유치환 님의 '행복'이라는 시가 아직도 떠올라서일까요?

아무튼 우체국/ 편지는 제 마음을 따습게 하는 소재들입니다. 바울은 고린도후서에서 성도들을 그리스도의 편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고후3:3). '그리스도의 편지'는 두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먼저 '그리스도께서 쓰고 계신 편지'라는 뜻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신 후 주님은 성령님과 함께 우리의 삶을 새롭게 바꿔 가십니다. 옛날의 습관들이 하나 둘 내 삶에서 떨어져 나가고, 불때지 않은 방처럼 차갑던 마음은 사랑으로 달궈져 어느 새 훈훈한 모습입니다.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는 입술의 고백이 그저 자연스럽기만 합니다. 주님은 눈처럼 희어진 성도들의 삶 위에 그렇게 새로운 역사를 쓰고 계신 겁니다.

다른 한 가지의 의미는 "그리스도께 쓰는 편지" 입니다. 우리는 조각가의 손에 맡겨진 돌덩어리가 아닙니다. 자의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생명체입니다. 따라서 편지 작업에 우리도 '주어'로 참여하게 되는 겁니다. 주님의 편지 작업을 '믿음'과 '순종'으로 돕거나 또는 '불신'과 '반항'으로 방해하거나... 편지의 아름다움 여부는 결국 우리가 결정하게 되는 겁니다.

우리 성도님들의 삶은 누가 언제 어느 곳에서 펼쳐 보아도 기쁨/감동/은혜/사랑으로 가득한 편지가 되시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