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주 안에서 문안 드립니다.

하던 일을 멈추고 사무실 유리창을 통해 밖을 내다 봅니다. 이제는 혹독했던 겨울의 자취는 많이 사라지고, 봄을 준비하는 풍경들이 눈에 들어 옵니다. 주차장에 쌓여 있던 눈은 거의 다 녹아내렸고, 멀리 보이는 잔디밭은 물컹해보입니다. 나무도 봄물이 오르는지 그 색이 싱싱합니다. 조금 있으면 푸르름, 그 생명의 물결이 이 곳 시카고 땅으로 쳐들어 오지 싶습니다.

이번 주일에 맞는 부활절과 생명을 잉태하고 꿈틀대는 바깥 풍경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나무를 땅을 또는 콘크리트 바닥 틈새를 열고 나오는 새싹의 모습 속에서 꽉 막혔던 무덤을 열어 젖히고 기지개켜며 일어나시는 주님 부활의 이미지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건 저 뿐일까요?

문득 교회를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 교회는 과연 영적으로 어떤 계절을 지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최소한 봄은 지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봅니다. 과거의 죄성과 세상 유혹에 아직 묶여 있다면 그건 겨울일 겁니다. 부활의 신앙을 가슴에 새기고 하나님과의 새로운 언약관계를 분명히 믿고 있다면 그건 봄일겁니다.

그 믿음을 가지고 예배와 형제 사랑과 말씀 공부에 열심을 내고 있다면 그건 성장이 있는 여름에 비교할 수 있을 겁니다. 더 나아가 세상으로 들어가 아직도 예수님을 모르는 이웃들에게 사랑과 복음을 나누어 주고, 그 결과 잃은 영혼들을 왕성히 수확하고 있다면 그건 가을로 표현할 수 있을 겁니다.

내 삶과 우리 교회를 평가해 보는 부활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봄과 여름과 가을이 잘 조화된 건강한 모습이 이뤄지길 기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