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치러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승리를 거뒀다.

당초 보수적 기독교인 유권자가 많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복음주의 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의 승리가 유력시됐다. 프라이머리 직전 주에서 실시된 지지율 조사에서도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1위, 맥케인 상원의원이 2위의 지지율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맥케인 상원의원은 개표 초반에 허커비 전 주지사에 밀리면서도 선두권을 유지하다, 후반 들어 표차를 벌이면서 결국 허커비 전 주지사에 힘겨운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날 맥케인 상원의원은 총 33%를 득표했으며, 허커비 전 주지사는 29%의 표를 얻었다.

이어 프레드 톰슨 상원의원이 16%로 3위를 차지했으며,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같은 날 네바다 주 코커스에서 승리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15% 득표에 그치며 꼴찌를 기록했다. 모르몬교도인 그는 보수적 기독교인이 많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의 승리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네바다에서 집중적인 선거 유세를 벌여 왔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공화당에 의미 있는 지역으로서, 역사적으로 공화당 대선 후보를 결정짓는 곳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이곳에서 승리한 맥케인 상원의원은 앞으로 플로리다 주 프라이머리는 물론이고 대의원 수가 많은 캘리포니아, 뉴욕 등 22개 주가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내달 5일 ‘슈퍼 화요일’에도 유리한 위치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맥케인 상원의원은 지난 8일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에서 이긴 바 있어 이로서 총 2개 주에서 승리를 이끌어내게 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그가 2000년 공화당 경선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패배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 그의 이번 승리는 8년 전의 패배를 경험삼아 철저하게 대비한 것이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또 베트남전 참전 경력과 이라크전 지지 입장 등이 미국 50개 주 가운데 군부대와 퇴역 장병 인구가 가장 많은 애국적 분위기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도 보인다.

이날 출구조사 결과 유권자 25%가 퇴역 장병이었고, 50세 이상 유권자가 투표자의 절반 정도였다. 또한 이 지역 주둔 미군과 퇴역 장병·가족들 상당수가 맥케인에 표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 강세인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표는 허커비 전 주지사와 보수적 가치를 내세우며 이곳에서의 승리를 노린 톰슨 상원의원에게로 나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