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달력을 걸 때다. 교회의 방향타라 할 수 있을 '목회실' 또한 바빠졌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세상을 읽으면서, 영적인 어장을 향해, 교회 나름의 그물을 던질 수 있도록 새 항로를 정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영원구원이라는 본질적 원동력으로 올 한해도 건강한 교회, 역동적인 목회로 열매맺는 한해를 소망하면서 출발선에 선 목회자를 찾아간다. 평신도사역과 2세 교회 개척에 선구자적인 휄로쉽교회 김형균 목사를 만났다.


새해 목회계획은 어떻게 세우셨는지요.
[김형균] 올해는 첫사랑을 회복하는 해로 정했습니다. 교회적으로 지금이 영적으로 한단계 더 도약하는 시기라고 보는데 무엇보다 신앙적인 열정을 회복하게끔 할 계획입니다. 또한 성경공부방이나 2세 예배실, 파킹장 등이 부족한 가운데 있는데 시와 얘기중인 파킹장부터 잘 해결되면 올해 공사가 시작될 듯 합니다.


셀리더를 '목사'라고 호칭할 만큼 세워주는 점이나 지역교회들이 연합해 2세 교회를 개척하자는 모습 등이 선구자적인 면이 있습니다.
[김] 셀리더를 선교단체의 간사라고 볼 수 있죠. 말씀으로 변화된 성도들이 재생산하는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부족한 면이 있겠지만 체계적인 훈련으로 건강한 셀교회를 세워가게 합니다. 기존의 성경공부에서 한단계 더 나가는거죠. 결국 나누는 삶에서 성장이 오는 거니깐요. 저는 셀리더에게 '여러분이 목사'라고 강조합니다. 이런 면에서 이민교회나 한국교회 모두 사역의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2세 교회를 개척하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올해 4개월 가량 안식월을 갖는데 안식월이 끝나면 뜻을 함께 하는 목사님들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려 합니다. (김형균 목사는 평신도들 깨우는 교회, 2세를 책임지는 교회, 가정을 세우는 교회, 선교명령에 순종하는 교회를 4대 목표로 하고 있다-편집자 주)


그럼 2세 교회부터 얘기를 시작했으면 하는데요. 휄로쉽교회도 2세 교회인 하베스트커뮤니티처치가 있지요.
[김] 2세 교회로 독립한 것이 8년 정도 되었네요. 작년에는 처음으로 영어권 장로 2명이 장립했습니다. 현재 두 교회간 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찾고 있는데 그 실질적인 터전이자 접촉점은 교육부 활동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곳에 각자 교회에서 파송한 실무진들이 협력해 교육정책을 만들어가고 있지요.


결국 '한 지붕 두 교회'에서 '한 지붕 세 교회'로 진화한 경우라 할 수 있겠네요.
[김] 네 그렇습니다. 매년 70-80명 정도가 교육부를 졸업하면 2세 교회로 가게 될테니 2세 교회에도 좋은 일이죠. 하지만 함께 일한다는 것이 분명 쉬운 일은 아닙니다. 2세 교회의 경우 문화와 언어가 맞지 않는다고 섣불리 독립했다가 되돌아 오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까. 우선 1세 교회가 선교지를 지원하듯 2세 교회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과 돌봄이 필요합니다. 그러는 가운데 2세 교회들이 지역사회에 많이 생겨 다음 세대를 담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교회 상황에 맞는 다양한 모델이 생길 수 있습니다.


2세 사역의 현주소를 어떻게 보십니까.
[김] 많은 유능한 2세 사역자들이 마땅히 일할 사역지가 없어 세상 직장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2세가 갈 수 있는 교회가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시카고에서 몇 교회가 안 될 겁니다. 이들을 담을 수 있는 교회를 개척하고 싶은 게 남은 목회 기간 하고 싶은 일 중 하나입니다.


교회 개척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은 어떻게 그리고 계시는지요.
[김] 지역교회들이 연합해 2세 교회를 하나씩 개척하면 어떨까 합니다. 뜻있는 교회들이 연합해 지역에 2세를 위한 교회를 공동으로 개척하자는 겁니다. 보통은 당장의 목회가 바쁘고 재정적인 어려움에 영어권 사역자를 세우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니 부모들은 자녀 교육여건이 갖춰진 교회로 옮기는 경우가 많았겠죠. 지금이라도 비전이 맞는 교회들이 연합한다면 재정적인 어려움을 줄이고 동시에 목회나 자녀 양육 모두에서 선순환이 올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노력들을 보면 1.5세 목회자로서의 부담감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김] 네 그렇겠죠. 자라온 환경이 있는 만큼 다음 세대를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 10년의 목회가 교회의 체질을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었다면 남은 목회 동안은 2세에게 투자하고 싶습니다.


다음으로 평신도 사역에 관해 나눴으면 하는데요. 목회 철학 역시 평신도 훈련과 사역이십니다.
[김] 교회 자체 평신도 신앙훈련 트랙이 구체적이고 체계적입니다. 이를 통해 신앙적인 기본을 다질 수 있게 되죠. 또한 평신도가 사역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게 중요한데, 휄로쉽교회는 평신도가 교사로 참여하는 성인주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적인 셀리더로 말씀 사역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실버미션 또한 평신도 사역의 한 축이라고 보이는데요.
[김] 교회 몇몇 분들이 은퇴 이후 일들을 의논해왔는데 여기에 아이디어를 제공해 시작한 것이 실버미션입니다. 현재는 실버선교훈련원(SMTC, 원장 정운길)으로 발전해 작년 한해 11개 교회에서 125명이 수료했습니다. 전문직에 종사하신 분들이 은퇴 이후 이런 경험이 사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선교지에 너무나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컴퓨터 종사자였던 분은 선교사가 1년 투자해도 하기 힘든 컴퓨터 작업들을 2-3주만에 해결해 줄 수도 있습니다. 핵심은 다양한 선교자원들을 깨우고 하나로 묶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각 지역이 연합되고 교회가 시너지 효과를 보게 하는 것입니다.


2세 교회 개척과 평신도 사역 모두 '선교'라는 큰 틀에서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김] 교회가 소속된 C&MA 교단부터가 복음주의적인 선교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민자를 위해 시작된 교단이라고 볼 수 있는데 소수민족에 대한 배려도 많은 등 여러가지로 배우고 도전받습니다.


다음으로 어떻게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셨는지요.
[김] 72년 로스엔젤레스로 부모님과 이민와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코넬대학교를 나와 아버지 사업을 도왔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로 매달리면서 덩달아 서원기도도 같이 했는데, 다행히 일이 잘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괜찮은 직장을 구했고 기도한 것은 까맣게 잊고 한 3년 일하고 있었지요. 그러다 어느 날 사고로 쇠사다리에 아랫입술 부위를 심하게 찍혀 병원 응급실로 실려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아픈 것보다 서원기도한 내용만 떠오르더군요. 그때 '이것이 하나님의 경고로구나'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리조나의 한 교회에서 동시통역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당시 은혜를 많이 받게 되면서 결국 결단하고 시카고에서 신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김 목사는 트리니티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과정을 마치고 갈보리장로교회 영어담당목사,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선교목사 등으로 사역했고 97년 3월 휄로쉽교회로 부임했다-편집자 주)


끝으로 시카고 교계 차원에서 올 한해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있다면.
[김] 먼저는 교회들이 연합하는 가운데 긍정적인 영향력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특별히 한어권 청년 사역이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래도 2세 사역은 공감하는 부분들이 조금은 있는데 1.5세 한어권 청년을 향한 사역이 좀더 일어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