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전, 교육부서를 전담한 박혁전도사님이 애타는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목사님! 주보에 할로윈에 대하여 써 주세요!’ 밑도 끝도 없는 요청에 반문하듯 얼굴을 응시하니, 부모님들이 할로윈의 정체를 알아야 하며, 왜 교회에서 [Fall Faith Fest]라는 색다른 잔치를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교육 지도자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들의 자녀들이 제대로 신앙 교육을 받는다는 고마운 생각에,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그 말에 공감하였습니다.

오래 전, 캘트족에게서 시작되었다는 할로윈은 만성절의 전야제로, 본래 이름인 All Hallow’s Eve가 줄어서 되었다 합니다. 이 날은 죽은 영혼들이 땅에 돌아다니는 날이기 때문에, 불을 피우거나, 먹을 것을 주거나 아니면 무서운 귀신으로 분장하여 아무 탈 없이 지나가기를 소원했다는 것입니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할로윈은 차츰 그 의미를 잃어왔으나, 현대의 상업주의가 이를 가을철 문화로 부활시켰고, 이제는 전 세계가 마치 자기들의 풍습인양 거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아직도 할로윈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자세에 대하여 논쟁이 있지만, 한 교회를 목회하는 목사의 입장에서뿐 아니라.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할로윈에 대한 자세는 분명합니다.

우리 자녀들은 좋은 것을 보고, 좋은 것을 듣고, 좋은 것을 말하고 자라야 합니다. 할로윈에 자주 볼 수 있는 각종 시체, 유령, 마녀, 드라큘라의 모습들은 영화로 치자면 R 등급입니다. 그런데, 이 시즌이 되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이것들을 접합니다. 아이들의 마음에 선하고 아름다운 이미지가 자리 잡도록, 이것들을 멀리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폭력과 음란이 가득한 세상에서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맘 먹고 아이들을 이렇게 노출 시킬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또한 할로윈은 범죄가 많은 날입니다. 가면을 쓰거나, 마음의 규율이 무너진 아이들이 함께 모이면 본래 할 수 없는 일들을 하기 쉽습니다. 작게는 사탕을 주지 않는 집에 계란이나 돌을 던지는 일이지만, 싸움과 폭력, 유괴, 강간까지 일어나는 날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밤 늦게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특별 공문을 보내오거나, 경찰이 더욱 지역의 안전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런 날, 우리들의 자녀를 범죄에 노출시킬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아이들입니다. 할로윈을 지키지 못하게 하려면 대안을 주어야 합니다. 부정적인 문화를 부정하려면 긍정적인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원리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맘 먹고, 이이들을 위해 가을의 믿음 잔치[Fall Faith Fest]를 여는 것입니다. 단순히 사탕 주고, 즐겁게 놀다가 보내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 재미있게 놀 것이고, 맛 있는 것도 많이 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날은 아이들이 장차 믿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모델적인 훈련이 될 것이며, 함께 모인 아이들끼리 세상의 문화를 이겨낼 수 있는 동지의식을 갖게 할 것입니다. 금년에는 친구들을 데리고 오라는 수준에서, 결국 [우리들끼리] 하는 잔치가 되겠지만, 차츰, 이리 저리 헤매는 교회 밖 아이들을 위해 잔치를 열 것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자녀들, 손주들, 동네 아이들을 모아 보내시기 바랍니다. 윌링시를 할로윈이 없는 도시로 만들 꿈이, 여기에서 시작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