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하우스선교회 대표 박광철 목사
(Photo : 기독일보) 솔트하우스선교회 대표 박광철 목사

나태함

이것은 반드시 고쳐야 할 나쁜 습관 중의 하나이다. 건강을 위해서 몸의 근육을 얻으려면 지속적으로 운동하고 몸을 관리해야 하는 것처럼 영성이 무뎌지거나 미숙한 상태로 머물지 않게 하려면 꾸준히 경건 훈련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체력을 강화하는 것은 몇 주간이나 몇 달 정도가 지나면 눈에 근육이 생기고 몸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영성은 그렇게 눈에 띄는 것이 아니다. 어린 아이가 쑥쑥 자라는 것처럼 영성이 계발되는 것이 아니라 속 사람이 주를 닮아가는 것이어서 영성 계발에는 끈기와 꾸준함이 요구된다. 경건 훈련에 나태한 사람은 결코 영적으로 민감하거나 성숙해질 수 없다.

"몰라서 하지 않는 것은 무능이요, 모르면서도 허둥대고 일하는 것은 무지이며,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은 불순종이고, 알고 행하는 자는 지혜로운 자"라는 말이 있다. 그러므로 계획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마치 많은 정치인들이 선거철만 되면 엄청난 공약을 남발하고 금방이라도 굉장한 일을 할 것처럼 말하지만 막상 당선이 되고 나면 대부분의 약속을 잊어버리고 권력을 남용하거나 있으나 마나 한 자리가 되게 한다. 자신의 영성을 꾸준히 계발할 수 있도록 실천적인 계획을 세우고 또 조금씩이라도 실행하라. 예를 들어서 매일 성경을 읽는 것과 정한 때에 기도하는 것, 또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하여 봉사하는 것 등의 계획을 세우고 교회 또는 선교 단체를 통해서 섬기는 것이다.

매사에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시간을 낭비하고 버리는 것은 생명을 소홀히 여기는 일이다. 특히 요즘에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재택 근무가 많아지고 교회 모임도 제한을 받다 보니 많은 성도들이 예배에 참여하지 않거나

온라인으로 대충 보는 정도에 그친다.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릴 때에는 그래도 단정한 옷을 입고 바르게 앉아 찬송하고 기도하고 주의 말씀을 들었지만 집에서 자유롭게 온라인 예배에 참여하다 보니 자세가 흐트러진다. 이런 사태가 언젠가는 끝나겠지만 예배하는 자세까지 망가질까 염려된다.

교만

신앙생활에 있어서 가장 위험하고 또 자주 드러나는 것이 교만이다. 자기가 가진 것, 아는 것, 깨달은 것 등을 남에게 과시하고 자신을 높이는 마음 자세가 교만이다. 예수께서 이 땅에서 사역하실 동안에 가장 심하게 질책하신 사람들이 누구인가? 남의 돈을 갈취하는 세리나 몸을 파는 창기 또는 간음한 자들이 아니라 가장 종교적이며 가장 경건하다고 알려진 바리새파 사람들이다. 그들은 율법의 일점일획까지 문자 그대로 준수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는 이른 바 "종교인"들이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그들의 겉은 깨끗하지만 속에는 음란과 악함이 가득하다고 하시면서 질책하셨다. 스스로 가장 신령한 사람이라는 "영적 교만"을 지적하신 것이다. 교만은 악취를 풍기는 고질병이며 속으로 썩어 들어가는 악질 종류다. 영성이 계발되는데 있어서 교만은 독극물과도 같은 것이다.

스스로 만족하고 이기적이며 자기중심적인 것은 신앙에 적이다. 성도는 하나님의 은혜에 늘 만족해야 한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이 하나님에게서 온 것이므로 감사하고 만족해한다. 그렇지만 스스로 자기 자신이나 자기의 지위나 소유에 만족하여 그 마음에 하나님이 차지하실 자리가 없다면 아주 심각한 영적 질병이 된다.

교만한 사람은 배우기를 싫어하고 자기 지식을 자랑한다. "배우기를 그치는 사람은 삶을 중단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아이 때에는 주변 형제와 부모로부터 배우고 자라면서 친구들을 통해서도 배우며 또 장성하면서는 사회로부터 배운다. 그런데 장년이나 노년이 되면 누구에게서 무엇을 배우는가? 세상은 하나님의 비밀로 가득한 곳이다. 마음의 눈을 크게 뜨고 보면 사방에서 인생의 지혜를 발견한다. 동료 목사 한 분은 은퇴 후에 사진찍기를 취미로 삼고 있는데 카메라를 들고 산과 들을 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작은 야생화나 생물을 근접 촬영하여 페이스북에 올린다. 관심을 갖고 집중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우리 발밑에 아주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배우고 또 배워야 한다. 이 세상에는 주님을 완벽하게 닮은 사람이 아무도 없고 다만 그것을 목표로 평생 달려야 한다.

목사와 교회 지도자들은 늘 가르치려고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아는 체 하는 경향이 있다. 바울은 유대인의 허물에 대하여 신랄하게 지적했다. "유대인이라 불리는 네가 율법을 의지하며 하나님을 자랑하며 율법의 교훈을 받아 하나님의 뜻을 알고 지극히 선한 것을 분간하며...그러면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네가 네 자신은 가르치지 아니하느냐? 도둑질하지 말라 선포하는 네가 도둑질하느냐?...율법을 자랑하는 네가율법을 범함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느냐?" (롬 2:17-18, 21, 23). 배우지 않고 가르치려고만 하는 사람은 영적으로 부패하거나 굳어질 우려가 있다. 교만은 언제나 멸망으로 이끌어간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잠 16:18).

애굽의 바로는 자기의 강력한 군사력만 자랑하고 하나님을 비웃다가 망했고, 웃시야 왕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강해졌지만 스스로 교만하다가 비참하게 죽었다. 유대인을 진멸하려고 계략을 꾸몄던 하만은 자기가 세운 높은 막대기 위에 달려 죽었다. 주님은 교만하고 부족한 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시지만 그 모습 그대로 두지 않으시고 변화시키신다.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1986년 어느 날 밤에 흑해 바다에서 러시아의 두 배가 마주 보고 진행하고 있었다. 한 배는 1,234 명이 탄 여객선이고 다른 배는 화물선이었다. 두 배의 선장들은 항로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선장들은 서로 향해서 오는 배에 대하여 항로를 양보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양보하라고 외치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배가 정면으로 돌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너무 늦어서 결국 정면으로 충돌하여 398 명이 익사하였는데 116 명의 시신은 찾았지만 282 명은 여전히 실종상태라고 한다. 서로 양보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교만 때문에 대형사고가 난 것이다. 조금만 양보하고 조금만 더 겸손하면 살 길이 보이고 영적으로 민감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