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태풍으로 북한 동부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당국이 주민들에게 '80일 전투'로 불리는 추가 노동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10월에 시작된 이 캠페인은 1948년 북한이 건국 이래 13번째, 2011년 들어선 김정은 정권에서는 3번째 전투이다.

북한인권위원회 그렉 스칼라튜(Greg Scarlatoiu) 대표는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전투'라고 불리는 이 같은 강제적인 추가 노동은 북한 주민들에게 매우 일상적"이라며 "그들은 이를 전투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대중 동원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경제는 매우 끔찍하다.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한 그들의 접근 방법은 단순히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라며 "철로 공사에 아이들까지 동원되고 있다고 전하는 단체들도 있다"고 했다.

공산국가인 루마니아에서 자란 스칼라튜 대표는 "어릴 때 나도 비슷한 노동을 한 적이 있다"며 "강제 노동은 당국에 대한 순응과 복종을 요구한다. 북한은 소련의 강제 노동 운동인 스타하노프 운동(Stakhanovite movement)의 형태를 따르고 있다"고 했다.

과거 스칼라튜 대표와 그의 동료들은 한여름에 포도를 따기 위해 밭으로 갔는데, 그가 작업에 뒤처지자 교사는 다른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그에게 포도가 들어 있는 바구니를 혼자 지게 했고, 작업이 늦게 끝나자 친구들은 점점 분노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17세까지 매일 농장에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일했다. 집에서 음식과 물을 따로 가져왔다. 교사들은 관리자나 감독관처럼 행동했고, 우리 부모님과 조부모님들은 정말 화가 나셨다"고 했다.

스칼라튜 대표는 "지금의 북한은 당시의 루마니아보다 훨씬 가난하기 때문에, 이 정권은 이 노동 프로젝트에 있어서 목표를 제외한 그 어떤 것도 제공하지 않는다"면서 "이 노동 전투에 임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스스로 식사와 물을 챙겨야 하고 현장까지 직접 와야 한다"고 했다.

북한에는 '모내기 전투', '비료 전투', '잡초 제거 전투', '김치 만들기 전투' 등 비슷한 규모의 생산 운동이 있다. 탈북민은 허영철 씨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매일 전투를 했다. 전투에 수십 번이 아니라 수백 번 동원된 것 같다"고 했다.

데일리NK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탈북민 강민지 씨는 "1980년대 고속도로 공사에서 터널을 뚫기 위해 산에서 진행된 200일 전투에 연달아 동원된 적이 있었다"며 "2005년 백암의 북부 마을에서 진행된 100일 전투 당시 야외 수영장과 제방 공사 등에서 빠지기 위해 신발, 옷, 고기 등을 뇌물로 바치는 여성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북한의 최저 기온은 영하 6도 정도다. 북한 주민들은 그들의 통상적인 일, 의무적인 공산당 회의, 이념적 훈련 가운데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아야 한다.

스칼라튜 대표는 "북한 사람들은 매우 바쁜 이들이다. 공무원들은 정부 프로젝트의 목표를 달성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거짓말을 하고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한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한 처벌은 죽음에서 언어적 질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전투는 2021년 1월 노동당대회를 앞두고 사전 실시되는 것으로, 북한의 '더 뜨가운 열정과 빛나는 성과'를 과시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스칼라튜 대변인은 "이 캠페인의 목적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북한 주민들을 너무 지치게 하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쁘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북한은 현재 국경을 폐쇄했다. 배고프고 과로한 주민들에게 소위 '대의를 위한 전투'에 시간을 바칠 것을 요구한다. 게다가 공산당이 집권한 지 70년이 지난 후, 사람들은 너무 절망적이어서 정부 사업에 대한 이 같은 동원을 정상으로 느낀다"고 했다.

이어 "이것은 모두 대의를 위한 것으로, 최고 지도자의 이익과도 같다. 이 같은 일들은 그들의 애국적 의무로, 이에 관한 논의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