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기독교 공동체가 신앙적인 이유로 코로나19 구호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박해를 받고 있다고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 ICC)가 7일 보도했다.
ICC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을을 봉쇄한 후, 기독교인에 대한 차별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하고 있다.
무슬림이자 인권 운동가인 샤하킬 아흐메드(Shahakeel Ahmed)는 ICC에 “지난 4월 5일 파키스탄 펀자브 내 카수르 구역에 위치한 산다 칼란 마을에 기독교인 100가정 이상은 식료품 지원에서 제외됐다. 이 지역 모스크 사제인 셰이크 압둘 하림 하미드는 오직 무슬림들에게만 식료품을 나눠주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마을관리위원회에서 모금한 식료품은 당초 마을의 모든 사람들에게 분배될 계획이었으나, 셰이크 하미드는 이를 분배할 때 기독교인들을 제외시켰고, 기독교인인 경우 단독 가정도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고.
아흐메드는 이 같은 차별의 부당함에 대항하여 사제가 내린 결정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러한 반대 목소리는 묻혀 버렸다.
아흐메드는 IC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의 무슬림 이웃들의 이같은 비인간적이고 차별적인 행동을 규탄하고 가난한 기독교인들과 연대한다”며 “동일한 마음을 가진 개인들이 이 취약계층에까지 식료품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진보적인 무슬림들에게서 모금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21일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파키스탄 내 대부분의 지역은 봉쇄에 들어갔다. 이 같은 봉쇄 조치로 극빈층과 취약계층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으며, 여기에는 파키스탄 종교적 소수인들도 포함돼 있다.
ICC는 “파키스탄 내 인구의 45%가 빈곤층 이하 수준으로 살고 있으며, 하루 수당으로 생계를 연명하고 있다. 봉쇄 조치에 따라 이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서, 굶주림이 시작됐다는 보고서도 이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