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르쉬 설립자인 故 장 바니에 박사가 6명의 여성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조사 결과가 밝혀졌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23일 보도했다.
캐나다인 장 바니에는 1964년 프랑스에서 자선단체 라르쉬(L'Arche, 방주)를 설립한 후 평생 발달 장애 및 지체 장애자들을 돕는 사역을 해왔으며, 지난해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라르쉬는 배움에 장애가 있는 이들이 장애가 없는 이들과 어울려 살아가도록 가정과 센터를 제공해 왔으며, 38개국에서 1만명 가량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 154개의 센터가 들어섰다.
그런데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성추문 의혹이 제기됐고, 라르쉬 인터내셔널(LI)은 조사위원회를 꾸려 내부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프랑스에서 6명의 여성을 성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독립 컨설턴트 단체 GCPS는 "이 여성들은 모두 비장애인이었으며, 조사 전에는 서로에 대해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바니에 박사가 일반적으로 영적인 지도를 빌미로 성관계를 시작했으며, 이 같은 관계를 통해 자신들을 조종하고 감정적으로 학대했다고 폭로했다.
LI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학대는 1970년부터 2005년까지 이어졌다. LI는 보고서에서 "장 바니에는 토마스 필리페 신부와 같이 그의 권위를 남용했으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영적 수단의 맥락에서 영적·신비적 설명을 늘어놓았다는 주장이 있다. 그리고 이 여성들을 심리적으로 장악해,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수 년 동안 침묵 속에서 고통을 받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장 바니에는 각각의 여성들에게 사건들의 본질을 비밀로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서로의 경험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 같은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한, 매우 흔치 않은 신비주의적 설명에 관해 비슷한 사실들을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캐나다 해군 장교 출신으로 토론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그는 프랑스의 정신요양원 방문을 계기로 1964년 프랑스 트로즐리 브로이에서 2명의 정신지체 장애인과 라르쉬 공동체를 설립했다. 이 공동체는 발달 장애를 가진 이들이 같은 환자들과 격리돼 있지 않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는 1986년에는 복음의 말씀을 나누는 '신앙과 나눔' 공동체, 1971년에는 장애인과 그의 부모 및 친구들이 함께 만나는 '믿음과 빛' 공동체를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