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미끼는 매력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위험을 감수하고 덥석 물어볼 가치가 있다. 책은 내용을 다 읽고 사지 않는다. 두꺼운 종이 뭉치에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것은 한 줄의 책 소개 문구일 때가 많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매력적인 미끼인 한 줄이 있다. 그것은 “지금 당신의 브랜드가 하는 일을 단 한 줄로 말할 수 있나요? 만일 그게 안된다면 당신의 브랜드는 망하는 중입니다.”라는 말이었다.
사는 것이 전쟁이다. 개인의 인생도 전쟁이고, 밥 벌어먹고 사는 직장과 사업장도 마찬가지다. 누가 어떤 무기를 가졌느냐가 승패를 가름한다. 사람들은 이 전쟁터에서 다른 사람의 것보다 더 성능 좋은 총을 사는데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그것은 아이디어일 수도 있고 영업능력일 수도 있다. 남과 다른, 한발짝 먼저 나가기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학위를 따고 경력을 쌓는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총이 아니라 총알이다. 멋들어지게 간판을 새로 내걸고, 실내 분위기를 바꿔보아도 그때뿐이다. 왜냐하면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다.
스토리가 총알이다. 스토리가 있으면 산골짜기에 가게를 열어도 사람들이 몰려온다. 스토리가 없으면 몫 좋은 곳에서도 임대료만 내다가 나가 떨어진다. 도널드 밀러는 “무기가 되는 스토리”를 통해 브랜드 전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젊을 때 미국 전역을 방랑하기도 했고, “미국에서 가장 비종교적”인 학교라는 포틀랜드의 리드 대학에서 전도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 경험으로 “재즈처럼 하나님은”이라는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현재는 아버지가 없는 가정들을 돕고 있으며, 정신지체를 가진 성인을 입양하여 함께 살고 있다. 그리고 스토리브랜드StoryBrand를 설립하여 매년 3,000개 이상의 회사들과 협업하며 성공적인 효과를 내도록 돕고 있다.
이 책은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브랜드 공식 7가지를 제시한다. 잘 짜인 스토리의 공통점을 압축해서 요약하면, 무언가를 원하는 어느 ‘캐릭터’가 ‘난관’에 직면하지만 결국은 그것을 얻게 된다. 절망이 절정에 달했을 때 ‘가이드’가 등장해 ‘계획’을 내려주고 ‘행동을 촉구’한다. 그 행동 덕분에 ‘실패’를 피하고 ‘성공’으로 끝맺게 된다는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는 캐릭터다. 스토리의 주인공은 고객이지 회사가 아니다. 둘째, 고객은 뭔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어서 기업을 찾아온다. 기업은 고객이 직면한 내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셋째, 고객은 또 다른 주인공을 찾지 않는다. 고객은 자신을 도와줄 가이드를 원한다. 스스로 주인공이 되고 싶은 브랜드는 고객과 경쟁관계에 서게 된다. 그러면 고객은 다가오지 않는다. 넷째, 고객은 구체적인 계획을 가진 가이드(브랜드)를 신뢰한다. 다섯째, 기업은 고객의 행동을 촉구해야 한다. 행동하라고 자극하지 않으면 고객은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 여섯째, 사람은 비극적인 결말을 피하려 노력한다. 기업은 고객이 실패하지 않는 무언가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관심을 끌 수 있다. 마지막 일곱째는 고객이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경우 고객의 삶이 얼마나 훌륭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어야 한다.
도널드 밀러는 이 책에서 ‘헷갈리면 이미 진 것이라’고 말한다.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야만 고객은 귀담아듣는다. 회사나 기업 중심의 스토리에서 고객 중심의 스토리 브랜드 전략으로 변화해야 한다. 저자는 사람들은 최고의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 ‘최고로 빨리 이해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킬링 한 줄의 문장이 필요하다. 고객이 듣자 마자 딱 ‘내 얘기네!’하고 흥미를 느끼고, 회사가 준비한 스토리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한 줄 문장이 회사를 살린다.
‘무기가 되는 스토리’는 상품을 팔기 위한 마케팅 전략만이 아니다. 우리 인생을 정의할 수 있는 한 줄 문장이 있는가?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말을 많이 하면 잔소리가 되고, 오해를 불러온다. 구구한 설명이나 논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은 분명하고 간단한 단 한마디 일지도 모른다. 나에게 그 한마디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