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춘원은 자신의 명품 수필들을 모아 단행본으로 발행하면서 ‘인생의 향기’라 이름 하였다. 기자는 이 책의 제목을 참 좋아한다. 인생의 향기! 근사한 말이다. 악취 있는 인생이 있는가 하면 향기 있는 인생이 있다. 향기 있는 인생은 꽃보다 아름답다. 기자는 믿음의 사람들을 인터뷰 하면서 인생의 향기를 느끼는 기쁨을 누린다. 향기가 진동하는 믿음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복된 일이다.
기자는 따사로운 오뉴월 햇살이 내리쬐는 늦은 아침에 글로리 크리스천 스쿨(Glory Christian School, GCS)의 교장 이미정 집사를 만났다. 단정함! 처음 만난 이미정 집사가 전하는 향기였다. 한 시간 이상 계속된 인터뷰 내내 그 향기가 진동했다. 교육과 신앙 그리고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이미정 집사는 아름답고 진솔한 살아있는 간증을 쏟아 냈다. 그 생생한 간증들 속에서도 단정함이란 삶의 향기가 진동했다.
발이 미끄러진다 말할 때 찾은 교회
이미정 집사는 늦깎이 신앙인이다. 학창 시절과 청년 시절에 하나님을 찾지 않고 진리와 공의를 찾아 헤맸다. 그러나 진리와 공의를 찾는 젊은 날의 방황이 훗날 이미정 집사의 반듯한 신앙 생활의 밑거름이 된다. 이 집사의 인생은 순탄했다. 교육도 잘 받고, 결혼도 잘 하고, 남편 사업도 잘 되고, 자신의 일도 거침이 없었다. 인생 순풍에는 하나님의 숨결이 없다는 유럽 속담처럼 거침없는 이미정 집사 부부의 삶에는 하나님이 낄 틈이 없었다.
그런데 거침없던 남편의 일들에서 위기가 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미국을 강타할 때에 이미정 집사 남편 김정오 집사도 휘청거렸다. 평탄하게 살아왔던 남편 김 집사는 몹시 당황했다. 그런데 그 험한 상황에서 아주 평안해 보이는 동료가 있었다. 평안을 누리는 그 동료를 자세히 보니 그가 신앙인이었다. 그 동료가 누리는 평안의 비결이 궁금하고, 도전이 되었다. 그래서 그 동료가 출석하는 ‘주님의영광교회’를 찾았다.
남편이 교회를 찾아 나갈 때 이미정 집사도 자연스럽게 교회를 찾았다. 늘 진리와 공의에 목마른 마음이었고, 삶의 짐을 지고 힘겨워하는 남편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으로 흔쾌히 따라 나섰던 것이다. 시편 94편 18절에서 시인은 “여호와여 나의 발이 미끄러진다 말할 때에 주의 인자하심이 나를 붙드셨사오며”라고 고백한다. 이미정 집사 부부가 발이 미끄러진다고 말할 때 주님은 은혜로 그들을 부르신 것이다.
주님을 만나다
모범생이었던 김정오 이미정 집사 부부는 교회 생활에도 성실했다. 각종 모임과 성경공부에 열심히 참석했다. 남편 김 집사가 교회 영성 캠프(Glory Camp)에 참가해서 큰 은혜를 받았다. 그리고 아내 이미정 집사에게 영성 캠프에 참가할 것을 강력히 권했다. 남편의 권유로 참석한 캠프에서 이미정 집사는 큰 은혜를 받는다. 예수님을 개인의 구주로 영접하는 은혜를 받은 것이다.
캠프의 마지막 날 저녁 예배 시간에 안수를 받고, 기도하는 가운데 성령님 은혜를 경험했다. 은혜는 회개로 이끌었다. 은혜 가운데 예수님을 영접하고 나니 회개가 터진 것이다. 영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을 잘 섬기지 못한 죄를 통렬히 회개하였다. 주님을 만난 이미정 집사는 삶이 변화되었다.
변화된 삶의 열매들
예수님을 만나고 변화된 이미정 집사는 여러 삶의 열매들을 맺는다. 먼저 소박한 삶으로 섬기기 시작한다.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삶의 편리함과 여유들을 자연스럽게 포기하고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새로운 관심은 몇 가지로 나타났다. 우선 섬기는 삶이었다. 목자로 부름을 받아 목자로 섬기면서 새로운 기쁨과 보람을 누리게 된 것이었다.
예수님을 만난 후에 가장 큰 변화는 영혼에 대한 관심이었다. 예수님을 만나고 나니 인생들이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알게 되었다. 복음을 모르고 죽음의 길을 걷는 이웃들을 향한 불타는 마음을 갖게 된다. 전도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영혼을 돌보게 되었다. 특히 목자로 섬기면서 영혼 사랑이 더욱 불타게 된 것이다. 이 집사는 첫 목자로 섬겼던 목원들과는 지금까지 교제한다. 그만큼 마음이 담긴 섬김의 삶을 살았다. 목자로 영혼은 돌보며 주님의 심정을 알게 되고, 목회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것은 또 다른 축복이다.
변화된 삶의 열매들 가운데 가장 달콤한 것은 화목한 가정이다. 우선 부부 관계가 변화되었다. 일 중심의 삶으로 바쁘게 살았던 두 사람이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돌보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아울러 부부가 사역의 파트너가 되어서 목자인 남편을 잘 보좌하는 아내 역할을 한 것이다.
자녀 양육이라는 숙제가 사역으로
이미정 집사는 자녀를 잘 양육하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 남가주에서 자녀를 공립학교에 보내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처럼 이미정 집사도 자녀들을 사립학교에 보낸다. 그러다가 하나님을 만나고 믿음의 눈을 뜨고 나니 아이들 영혼을 해치는 악한 세상의 문화와 미디어가 보였다. 그래서 금요일마다 목 놓아 부르짖었다. “우리 아이들을 살려주세요!”
이런 부르짖음은 자연스럽게 기도 모임으로 발전하였다. 기도 동역자들과 함께 열심히 기도하고 있던 2016년 1월의 어느 날 뜬금없이 신승훈 담임목사님의 메시지를 받는다. 기독학교를 시작하려 하니 학교 운영에 대한 책임을 맡아 달라는 것이었다. 당연히 거절했다. 교육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학교를 책임지는 무게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목사님의 의지는 분명했고 순종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기독교 사립 초중고등학교인 글로리 크리스천 스쿨이 시작된다. 순종은 했지만 난감했다. 시급하고 어려운 문제가 커리큘럼 문제였다. 수소문을 하고 연구를 해서 모범적인 기독교 학교 교과 과정인 ACE(Accelerated Christian Education) 교육 과정을 발견한다. 흥분된 마음으로 이 교과 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들을 찾아 테네시 주 내쉬빌로 가서 1주간의 강습을 받았던 것은 너무 행복한 추억이다.
믿음으로 운영하는 학교
글로리 크리스천 스쿨 교장 이미정 집사는 철저한 전인적 교육을 지향한다. 그래서 학생들의 육체, 정신 모든 영역의 성장과 발달을 고려하는 교육을 도모한다. 건강한 육체를 위하여 학교 급식도 정성을 다한다. 정신의 성장을 위해 학교 교육과정도 꼼꼼하게 챙긴다. 영적 성장은 말할 것도 없다. 교목님과 함께 매일 드리는 예배는 영성교육의 장이다.
학생들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 심혈을 기울인다. 현대는 정체성의 아노미 시대다. 정체성의 혼란이 젊은이들의 삶을 무섭게 흔드는 시대다. 이미정 집사와 글로리 크리스천 스쿨의 온 구성원은 학생들의 건전한 정체성 확립에 깊은 관심을 갖는다. 믿음의 사람으로 세워가는 것도 결국은 믿음의 정체성을 가지고 시대와 문화의 조류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비전과 기도의 제목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기자는 기도의 제목과 비전을 물었다. 이미정 집사는 품고 기도하는 비전과 소원을 나누었다. 학교장으로 드리는 기도다. 이 교장의 첫 번째 기도는 “진정한 믿음의 학교를 세우게 하소서!”다. 글로리 크리스천 스쿨이 명목상의 기독교 학교가 아닌 참된 기독교 학교가 되기를 기도한다. 두 번째 기도는 “다음 세대 한인교회를 섬길 수 있는 믿음의 자녀들을 세우는 학교가 되게 해 주소서”다. 세 번째 기도 제목은 “바른 정체성을 가진 학생을 양육하게 하소서”다. 넷째로 “많은 기독교 학교들이 건전한 네트워킹을 통해 더 나은 교육을 하게 하고 기독교 학교들이 함께 발전하게 하옵소서”이다.
이미정 교장은 기도 제목조차 단정했다. 인터뷰를 통해서 영혼을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학생들과 학교 구성원들을 섬기는 이미정 교장의 진정성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이 교장의 기도대로 정체성이 분명한 믿음의 아들들과 딸들을 배출하는 글로리 크리스천 스쿨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아울러 이곳에서 배출한 젊은이들이 남가주 아니 캘리포니아 그리고 미국 나아가 온 세계를 섬길 그날이 오기를 기도하며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