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에 종교 관련 소식이 전달되는 것에 대한 규제이다. 종교 관련 SNS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공개적으로 합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래의 내용을 보면 출판물과 웹사이트상의 내용, 위쳇 등으로 전달되는 수많은 정보와 소식을 통제하고자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제46조: 개인이 사용하고자 하는 범위를 초과하여 종교적 출판물, 혹은 인쇄물을 반입하거나, 혹은 기타 방식으로 종교출판물이나 인쇄물을 수입할 경우 마땅히 국가 관련 규정에 따른다.
제47조: 종교 소식을 전할 SNS를 제공할 경우, 마땅히 성급 이상 심의를 거쳐 동의를 얻은 후, 국가 SNS 관리 규정에 따른다.
제48조: SNS를 통해 종교 소식을 전하고자 할 경우, 내용은 마땅히 관리 법률, 법규, 규정과 종교사무 관리 관련 규정에 따라야 한다. SNS를 통해 전할 종교 소식은 본 조례 제45조 제2항(서로 다른 종교 간의 화목과 종교 내부의 화목 파괴)의 규정을 위반하지 않아야 한다.(주왕 역)
몇 가지 특이 항목만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종교를 국가의 통일전선 공작의 일부로 취급하는 중국에서의 기독교는 국가의 제도 속에 들어가야 했고, 철저한 통제를 받든, 아니면 피비린내 나는 핍박을 받아야만 했던 역사적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중국교회는 지금까지 이 상황하에 놓여 있는 것이다.
2018년 2월 1일 시행을 강력히 표명한 상황에서 삼자교회는 삼자교회대로, 가정교회는 가정교회대로 입장과 태도와 대안들을 모색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선교에 힘을 쏟던 우리 선교사들과 선교단체들도 대안이나 행동지침 혹은 적절한 사역에 대한 전망도 있어야 할 것이다.
중국 가정교회 지도자들
가정교회 자도자들의 입장을 살펴보자. 이들은 별다른 요동이 없다. 정교분리를 주장하면서 핍박이 오면 오는 대로, 교회 행정과 복음사역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등기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는 철저하게 하나님의 다스림이 있어야 하는 존재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들은 합법화시키면 그 일을 통해 복음의 확장이, 핍박이 오면 사도행전 8장과 같이 또한 복음이 확장될 것이라는 담대함과 하나님의 일하심을 신뢰하고 있다. 이들은 대항하지 않으며, 고발하지 않으며, 폭동을 일으키지 않으며, 통장을 남기지 않으며, 두려워하지 않고, 작은 셀 그룹 형태로 나눌 것이며, 교회의 인원수나 재산에 집착하지 않기로 하였다. 그리고 핍박받는 교회나 동역자에게 핍박이 멈추는 날까지 서로 격려하며 나아가기를 다짐하는 가정교회 지도자들에게서 결연함을 느낄 수 있다.
중국선교와 한국 선교사들
한국 선교사들 대부분은 가정교회와 연관된 사역을 하고 있는데, 어떤 입장이나 태도를 취해야 하는 것인가? 위에서 잠시 언급한 것과 같은 가정교회 지도자들은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신종교조례에 포함되어 있는 외국인 선교사, 외국 교회나 단체, 그리고 이것과 관련된 국내외에서의 학습이나 훈련, 재정, 활동 장소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태도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쉽게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어렵다. 왜냐하면 이 법의 시행방법이나 정도, 적용범위 등을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한국 선교사들이나 단체들이 한중수교 후 25년간의 다양한 정황에 직면하고 돌파했던 경험이 있을지라도, 이번 신종교조례에 대해서는 더 깊이 고려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몇 가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전에도 있었던 일인데 지나가겠지'라는 구태의연한 생각을 버리고 주의 관찰하며 상황 파악하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로, 선교사 개인들은 이 시기에 가정교회를 빈번하게 출입하거나 큰 규모의 집회를 주도하는 일들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 신종교법이 실제로 시행되어 가정교회들이 큰 건물이나 공공장소에서 집회하는 일들이 불가능하게 될 때 필연적으로 셀 그룹 형태를 취하게 될 것을 예비하여 소그룹 리더들에게 영적 생명력을 불어넣고, 전적으로 하나님 의존적인 삶을 살고 목양할 수 있도록 영적 훈련을 심도 있게 시키는 사역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넷째로, 선교사 주도적인 사역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출구전략을 염두에 두고 선교의 이양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여전히 선교사 의존적인 형태를 지양하고 선교사는 참여자가 되어 모든 면, 사역, 재정, 행정 등에서 현지인들을 세우고, 그들이 주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글을 맺으며
종교사무조례를 강력하게 시행할 것을 공산당 정부가 공포한 상황은 분명히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교회도, 선교사들도 위축되거나 복음사역을 중단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선교 역사 중 어느 시대, 어느 민족에게서 선교가 환영받았던 적은 없으며, 선교가 정부의 적극적인 지지 하에 행해졌던 적은 없다. 이와 같은 때에 더욱 주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무릎 꿇고 주의 뜻과 능력을 구하며, 주님이 주시는 돌파구를 기대해야 할 것이다.(끝)<선교타임즈>
김종구 선교사(빌리온선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