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인 목사.
(Photo : ) ▲궁인 목사.

"이웃이 새 차를 사면 바로 따라서 삽니다. 옆집에서 소형차를 중형차로 바꾸면 또 따라서 바꿉니다. 존스 가정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장만하면 이웃들은 따라 사거나 바꿉니다. 이웃들은 존스 가정을 따라하지 못하면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합니다. 무조건 존슨 가정을 따라합니다."

위 이야기는 오래전 미국 만화가인 아서 모만드가 신문에 연재한 '존스 가정(The Joneses)'이라는 만화의 기본 내용입니다. 존슨 가정은 당시 미국 중산층을 상징했습니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서로 뒤처지지 않으려고 존스 가정을 따라했던 것입니다.  

이웃과 비교하면서 살아가는 이러한 현상을 경제학에선 '이웃 효과(neighbor effect)'라고 합니다. 즉 주변 친구 또는 이웃의 재산이나 소득과 자신을 비교해서 스스로를 평가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이때 이웃 보다 부족하면 불행하고, 이웃보다 많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결국 우리네 인생은 비교의 문제 속에서 살게 됩니다.

성경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곳에도 우리와 비슷한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누가복음 12장 13-21절에도 형제와 비교하면서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한 인물이 나옵니다.

"무리 중에 한 사람이 이르되 선생님 내 형을 명하여 유산을 나와 나누게 하소서 하니(눅 12:13)".

예수님께 이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형과 자신의 유산을 비교하면서 불행해하고 있습니다. 당시 율법은 부모의 유산을 형이 2/3를 갖고 동생이 1/3을 갖도록 했지만, 동생은 형과 비교하면서 불편한 마음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또 유산 문제에 불만이 있을 때는 랍비에게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기 때문에, 동생은 예수님이 랍비라 여기고 예수님에게 하소연한 것입니다.

이런 형제간의 다툼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주변에서도 쉽게 만나게 되며, 고상한 재벌의 삶에서도 별 수 없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얼마 전 세간에 주목을 받은 재벌가의 유산 배분에 대한 내용은 재산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우리가 얼마나 비교의식에 약한 존재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 비평가였던 헨리 멘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자란 동서보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다."

얼마나 냉소적이면서, 우리 인간의 감정을 잘 표현한 말입니까! 멀리 있는 부자보다는 가까이 있는 형제보다 나으면 힘 주고 사는 것이 우리입니다. 정말 헨리 멘켄 만큼 이웃 효과를 가장 잘 표현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우리는 주변 사람 보다 조금 많으면 행복하고, 의시대면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다른 말을 하십니다.

"그들에게 이르시되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 하시고(눅 12:15)".
 
예수님은 사람의 행복과 생명은 소유가 넉넉한 것에 있지 않다고 하십니다. 주변 사람과 비교하면서 행복과 불행을 넘나들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들려 주셨습니다.

어리석은 부자는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었지만, 하나님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는 가진 것이 많고 먹을 것이 많으면 생명도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어리석음까지 범하였습니다. 자기 만족에 빠져 있는 부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그렇습니다.

조금 많다고 으시되는 자를 성경은 어리석은 자라고 합니다. 여기서 '어리석은 자'는 '아프론'인데 '생각이 없는 자, 지혜 없는 자'라는 뜻입니다. 결국 생각 없이 비교하면서 불행해 하지 말고, 진정한 지혜를 가지고 진정한 부요함을 누리라는 말입니다.

어떤 분들은 속으로 돈만 많이 있으면 행복하지! 혹은 비트코인이 대박이라는데, 몇십 배 벌면 되는 것 아닌가! 진정한 부요함이 뭐가 중요해! 진정한 부요함은 남보다 많이 갖는 거라고! 항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복권 당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물질적 풍요가 반드시 진정한 부요함을 만드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서울 강남에 사는 부인들을 모아놓고 어떤 교수가 세미나를 하면서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100억원짜리 로또에 당첨되면, 뭘 하겠습니까?'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에게도 묻겠습니다. '100억짜리 복권에 당첨되면, 무엇부터 하시겠습니까?' '집 살까요. 저축할까요. 새로운 사업할까요? 그날 세미나에 온 사람의 60%는 이것을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무엇일까요?

'우선 이혼부터 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여러분, 탐심은 재산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늘 우리 마음에 생깁니다. 그리고 그것이 행복의 씨앗이 되기보다는 불행을 만들 때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부호인 록펠러가 남겨놓은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한 번은 그가 신문 기자와 인터뷰를 가지면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해요.

"당신은 참 부자인데, 당신이 축적한 이 모든 재물로 당신은 만족하십니까?"

록펠러가 대답하기를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러면 얼마나 더 가져야 만족하시겠습니까?"

그러니까 록펠러가 대답하기를 이런 유명한 말을 했어요.

"Just little more! 조금만 더!"

많이 가진 그에게도 '조금만 더' 라는 유혹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연말을 맞이하면서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은, 남과 비교하면서 조금 더 갖겠다고 하는 마음이 돼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나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한다면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누리게 됩니다.

우선 이웃이 가진 것에 관심을 두지 말고, 나에게 있는 것 중에서 행복을 찾아봅시다.

여러분,
사람의 죽고 사는 것은 그 소유의 넉넉함에 있지 않습니다!

궁인 목사(호치민 지구촌교회, <리액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