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Photo : ) ▲이효준 장로.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내 목장의 양 떼를 멸하며 흩어지게 하는 목자에게 화가 있으리라(렘 23:1)". 예레미야 23장에서는 다윗의 계보를 통한 메시야의 도래를 예고함과 아울러, 거짓 선지자들을 정죄하는 내용이 언급됩니다. 메시아는 하나님의 의로운 목자로서 공의와 평화로 가득 찬 나라를 세우시겠지만, 유다의 거짓 선지자들은 백성들을 더욱 더 그릇된 길로 가게 할 것임을 암시합니다.

 

불순종하고 불의한 목자들을 폐하고 하나님의 의로운 목자, 신실한 목자를 새롭게 세울 것을 선포합니다. 하나님께서 유다 왕국을 심판하시되, 심판과 재앙의 날이 지나면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리라는 예언의 말씀이 담겨 있습니다.

모든 생명은 하나님에게서 시작됩니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 그리고 나의 이웃들과 나의 친구들, 심지어 내가 미워하고 시기하고 멀리하는 적들도 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소중한 영혼들입니다. 거리에 풀 한 포기, 벌레 하나, 공중에 떠 있는 새들 역시 하나님에게서 온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는 양떼들과 소통이 없는, 주님의 뜻과 무관하게 자신들 뜻대로 하면서도 "하나님의 뜻대로"를 외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입만 열면 자신들의 뜻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앵무새처럼 말하는 이들이 있어 실로 안타깝습니다. 더 기이한 현상은 강대상에서 선포되는 말씀에 무조건 '아멘'으로 일관하는 신앙인들이 있는데, 매우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목사의 말만 듣고 맹종하는 신앙인들 때문에 목사를 교주로 만들어버리는 참담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더욱 미래를 열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어리석은 태만으로 오늘도 주님의 마음만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목자는 양떼들을 위해 하루가 모자랄 정도로 노심초사하며 늘 긴장 속에 살아야 하지 않습니까? 목자는 양들이 마귀 사탄의 유혹에 현혹되지 않는지, 말씀에 갈증이 있는지, 혹 거짓 선지자들로부터 공격을 당하지 않는지, 가정에 어려운 문제가 있는지, 사업의 문제, 직장의 문제, 자녀의 문제가 있어 고통스러워하고 있지 않은지 늘 살펴야 합니다. 양들의 울타리 둘레에서 늘 파수군의 사명을 감당해야 할텐데, 오히려 양들을 저주하며 떠나라고 하는 목자들을 보면서 슬픈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양떼들의 잘못된 신앙심을 수시로 일깨우며, 말씀 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친목하는 법을 가르치며, 주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믿으며, 신음하는 성도들과 아파하는 세상을 위해 다가가 복음의 소망을 연결해 주며,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천국을 차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증거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도 이를 무시한 채 자신의 잇속과 권력과 명예와 자랑을 위해 교회가 빛을 잃어감에도, 자신들의 즐거운 놀이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실로 성직자들이라 할 수 있을지....

주님께서는 소망을 잃고, 힘없이 엠마오로 가는 사랑하는 두 제자를 내쫓지 않으시고, 다시 품으시며 예루살렘으로 부르셨습니다. 주님은 일생 동안 한 번도 양들을 내치는 일이 없으셨고, 오히려 양들을 안전한 우리 안으로 불러 모으기를 좋아하셨습니다.

권력에 짓눌림당하고, 먹을 것조차 마음대로 먹지 못하며, 아파도 신음만 할 뿐 제대로 치료 할 수 없었던 당시, 주님께서는 빛을 잃은 사람에게 빛을 선물하셨고, 가난과 외로움에 허덕이는 양들을 위해 천국을 소개하시고, 천국에 갈 수 있는 길을 안내하시며 천국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셨습니다.

특히 주님 말씀이 그리워 찾아온 양들을 물리치지 않으시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허기질 것을 긍휼히 여기셔서, 어린아이가 가져온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고 열두 광주리가 남은 이적은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심령 깊숙이 감동을 줍니다.

또 세리였던 삭개오의 집과 향유를 뿌린 마리아의 집에 찾아가셔서 회개의 진실을 알려 주시고, 많은 이들을 불러 모아 회개의 합당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깨우쳐 주셨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죄를 짓습니다. 주님처럼 완벽한 이는 이 세상에 한 사람도 없습니다. 하지만 잘못을 인식하고 그 잘못을 뉘우치며 신실한 회개의 열매를 맺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열매의 성공은 변화의 행동입니다.

목자가 양들을 내치거나 쫓아낸다면 목자로서 가치가 있을까요? 양들이 없는 목자가 목자일까요? 그러므로 목자들은 무조건 양들을 사랑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사랑 속에는 양들을 품을 수 있는 도량과 역량, 그리고 주님의 사랑을 가르칠 수 있는 리더로서의 충분한 자질과 지식과 가치관이 있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죄 없이 십자가 나무 형틀에 달리실 때도, 둘러싼 여인들에게 목자로서 당부하셨습니다. 그리고 좌절과 낙망으로 신음하던 제자들을 부활 승천 이후 다시 마가의 다락방으로 불러 모으셔서 복음의 소망을 일러 주셨습니다. 그렇게 나가서 담대히 전할 수 있는 용기와 믿음을 부여하시면서, 성령의 뜨거운 선물을 나눠주신 것입니다.

부활하셔서 이 땅에서의 사명을 모두 감당하신 주님께서는 하늘 위로 승천 하실 때도 500명이라는 사람들 앞에서 장차 임할 재림의 약속을 하시며, 이 세상에서 볼 수 없었던 환한 미소와 함께 참 평안의 모습으로 승천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의 일생을 가만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않으시고, 인종과 국적을 넘어 모두를 사랑하셨으며, 압박으로 신음하는 중생들을 하나님 나라에 다시 불러 모으시기 위해 갖은 수난을 감내하셨고, 양들을 천국의 우리로 들어갈 수 있도록 지금도 교회로 불러 모으고 계십니다.

주님께서는 양들을 떠나가게 하는 목자에게 화가 있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무서운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들여 회개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양들이 괴로워하는 일이 없도록 전심을 다해 양들을 위해 헌신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주님의 마음을 환하게 해 드리는 기쁜 일입니다.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셨던 주님의 거룩한 뜻을 사명으로 알고, 다시는 양들을 내치거나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고, 공평치 못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특히 목자는 한 쪽으로 치우치는 일이 없어야 하며, 중심에 서서 평화스런 신앙생활을 위해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지혜와 슬기를 모아, 주님께서 주신 사랑의 힘으로 모든 일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이효준 은퇴장로(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