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아가서 2:11~13)

너도 나도 우리 모두는 아름다운 하나님의 자녀다. 허영란 목사가 이 땅을 사는 동안 감당해야 할 사명은 바로 땅끝에 있는 '너'도 아름다운 하나님의 자녀임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가 구원받고 사랑스런 하나님의 '애가'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허 목사는 오늘도 그 한 영혼을 위해 두려움과 떨림으로 두 손 높여 '십자가 사랑'을 노래 하고 있다.

허영란 목사
허영란 목사

"너도 하나님이 지으신 아름다운 딸이란다."

그녀는 휑한 벽을 마주한 채 어깨를 들썩이고 있었다. 그리곤 끝내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목놓아 엉엉 울었다. 아니, 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토해내듯 짐승처럼 처절하게 울부 짖고 있었다. 거의 온종일 그렇게 한다고 했다.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비통케 하는 것일까? 허 목사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그래서 가까이 다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남편 좀 찾아 주세요."

그녀는 이미 제 정신이 아니었다. 알고 보니 남편한테 버림받은 충격으로 이 땅에서 살 소망을 이미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런데 이 땅에서의 살 소망을 잃어버린 이가 어디 이 여인뿐이랴. 그녀 옆에는 알콜 중독으로, 마약 중독으로, 가정파탄으로, 또는 이런 저런 형태의 수많은 이유로 이미 이 땅에서의 살 '소망'을 잃어버린 '그녀'가, 또 '그'가 수도 없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불쌍한 이들을 살려낼 방법은 없는 것일까? 왜 하나님께서는 허 목사로 하여금 저들을 품게 하시는 것일까?

허영란이란 이름 석 자를, 아는 사람은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인기 절정의 순간에 미련없이 정상을 비껴 내려왔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름보다는 '날개'를 부른 가수로 더 유명할지도 모르겠다.

'날개'란 곡은 'KBS 가요톱10'이라는 프로그램에서 1983년 6월 첫째 주 ~ 7월 셋째 주에 걸쳐 5주 연속 1위(2주 결방)를 기록하며 국민 곡으로 자리잡은 이래 지금까지 애창되고 있는 곡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 성령의 감동으로 '날개'를 작사·작곡한 조은파 선생도 지금은 선교사가 되어 수많은 영혼들을 살리는 일에 귀하게 쓰임받고 있다.

자살을 결심했던 어느 파산자의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 일어서게 한 노래, 너무도 암담한 현실 속에서 낙담하고 있을 때 손 내밀며 끝내는 선교사의 길을 걷게 해준 노래,삶에 지쳐 피폐해진 영혼 가눌길 없을 때 "어서 일어나 ~ 다시 날아라"라며 새 힘을 준 노래. 그 '날개' 이야기는 3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목사로 거듭난 허영란 자신의 삶의 이야기가 되어 영혼 구원 사명을 위해 다시 무대에 오르게 하고 있다.

이제는 화려한 조명을 받는 세상 무대가 아닌, 허 목사가 만난 그 주님께로 인도할 수만 있다면, 그래서 하나님께 영광되고 그가 살아날 수만 있다면 하는 간절함을 품고 오로지 '그 한사람'을 위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사람은 몰라도 하나님께서 기뻐 영광받으신다면, 그뿐이다. 허 목사는 자신도 하나님의 '애가'가 되고 싶은 마음 뿐이기 때문이다.

세상 속 가수 허영란은 가창력이 아주 뛰어난 가수였다. 일본 도시바 EMI 소속으로 일본에 한류바람의 씨앗을 처음 뿌린 사람 중의 하나다. 그런 그가 그곳에서 예수님의 눈에 붙잡히고 만 것이다. 나도 모르게 옮겨진 발걸음은 어느 교회(물론 그곳이 교회인줄은 나중에 알았다고 한다) 성전으로 향했고 그날 주님께서는 허 목사를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나게 하는 첫 단추를 끼우셨다.

지난해 10월 말 허영란 목사가 연세중앙교회 성전을 가득 메운 성도들과 함께 찬양으로 은혜받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던 모습.
지난해 10월 말 허영란 목사가 연세중앙교회 성전을 가득 메운 성도들과 함께 찬양으로 은혜받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던 모습.

허 목사는 한 달 이상을 울고 다녔다. 어찌 그리 회개할 것이 많았었는지 모른다고 한다. 하나님 믿지 않는 것이 '죄'인지도 그때 깨달았다. 뼛속 깊이 저절로 깨달아졌다고 한다.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그리고 그는 현재의 생활터전이 된 이곳 LA에서 신학공부를 마치게 됐다. 그후, 여섯 번씩이나 받아들이지 못하고 주저하다가 결국 일곱 번째의 권유에 하나님 뜻으로 받아들이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교회를 개척하여 섬기기도 했지만 지금은 LA한인타운 내 남가주빛과소금교회(담임 이태근 목사)에서 선교목사로 섬기고 있다.

"인애하신 구세주여 내가 비오니 죄인오라 하실 때에 날 부르소서"로 시작된 하나님의 사람 허영란 목사. "나 같은 죄인 살리신 그 은혜가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를 '그 한사람'의 그들의 이야기가 되게 하기 위하여 믿음의 무대 위로 다시 돌아온 허영란 목사.

목젖이 항상 촉촉히 젖어 있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사슴이 시냇가를 찾듯, 그렇게 갈급한 심령들에게 구원의 생명 찬송을 끝없이 들려줄 하나님의 사람, 그가 바로 허영란 목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