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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조세계의 청지기로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의 명령”

기독일보 김준형 news@christianitydaily.com

입력 Apr 13, 2016 04:25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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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장신 기독교 인문학 포럼에서 이상명 총장 발제

이상명 총장
(Photo : 기독일보) 이상명 총장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의 제2회 기독교 인문학 목요포럼이 “성경, 생태, 생명신학”이란 주제로 지난 7일 열렸다. 발제자 이상명 총장은 ‘아픈 지구’의 모습을 우리에게 익숙한 몇 가지 단어들- 지구온난화, 산성비, 사막화, 오존층 파괴-로 소개했다. 그러나 발제가 본론으로 들어가면서부터 이런 문제들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준 이상으로 심각함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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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눈에 보이는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이 총장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5억 마리의 척추동물들이 실험실 재료로 사용된 후 안락사 당한다. 매년 50만 마리의 투구게가 제약회사에 의해 혈액을 빼앗기고 버려진다. 기후변화로 인해 2004년 1,600마리였던 북극곰은 2010년 900마리로 감소했다. 기후변화 외에도 코끼리의 경우는 상아,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밀렵돼 개체수가 급감했다. 코끼리는 5분마다 한 마리씩 사냥되며 인도 호랑이는 1947년 4만 마리에서 2014년 2,226마리로 급감했다. 미국에서는 1년에 돼지가 1억1백만 마리, 소는 3천7백만 마리, 닭과 칠면조는 80억 마리가 식용으로 도살된다. 동물의 생명도 생명이지만 이 동물을 사육하는 데 필요한 사료, 이 동물들이 내뿜은 배설물과 가스도 환경오염의 한 요인이다. 공해는 점점 심각해지는데 산림과 열대 우림이 파괴되고 있다. 인간이 일으킨 환경오염의 피해로부터 인간도 결코 자유롭지 않아, 각종 선천적·후천적 장애와 질병이 발생하고 있다.

인간의 생태계 파괴는 결국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생태관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 총장은 대표적으로 기계론적 인간 중심주의, 지구 중심주의, 하나님 중심주의로 나누어 소개했다.

르네 데카르트, 존 로크, 토마스 홉스 등으로부터 나온 인간 중심주의는 인간이 문명 개발을 위해 자연을 이용 혹은 착취해도 된다고 보았다. 이 총장은 “심지어 프랜시스 베이컨은 자연을 여성 노예 혹은 창녀에 견주며 남성들이 그들을 돈으로 마음대로 살 수 있듯이 자연도 그러하다고 봤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이런 관점에 대해 “인간이 자연을 착취의 대상으로 여기면서 문예부흥, 종교개혁, 산업혁명 등을 이루어냈지만 동시에 환경이 심각하게 파괴됐다”고 말했다. 그는 “찬연한 인간 문명이 구축되었지만, 자연은 사형선고를 받은 셈”이라고 꼬집으며 “자연이란 모태를 인간이 해칠 때, 그 모태 속에 있는 인간도 죽는다”고 경고했다.

그 다음은 가이아 이론과 같은 지구 중심주의다. 지구를 생명의 잉태와 성장의 터전인 어머니 개념으로 보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는 지구가 스스로 진화하고 변화하는 하나의 생명체이자 유기체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 관점은 자연이 인간과 대등하다는 시각을 넘어 아예 자연을 신격화한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고 이 총장은 소개했다. 또 이 개념은 전통적인 신학이 하나님을 남성적으로 보는 것에 대항해 여성신학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 총장은 “생태계는 모든 생명의 원천이기에 그 자체로서 가치가 인정되지만, 인간을 단지 많은 종(種) 중의 하나로 인식하는 점이나, 성경이 자연보다 인간을 우월하게 본다고 하여 성경까지도 반대하는 점, 모든 가치를 평준화시킨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은 하나님 중심주의다. 이는 성경의 창세기 1장의 명령에 근거하고 있다. 미국의 문화역사학자 린 화이트 등은 “자연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구약성경의 창조 명령이 생태계 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총장은 “기독교가 인간을 세계의 중심에 놓고 자연을 인간의 정복과 지배를 받는 대상으로 가르쳐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하나님의 명령은 인간을 피조세계의 보호자, 청지기로서 부르는 거룩한 초청이다. 오히려 인간의 탐욕이나 힘의 추구, 자유시장경제 제도와 과학 기술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항변했다. 이 총장은 창세기 1장 26절의 다스리라는 말씀을 “피조세계를 억압하고 파괴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돌보고 가꾸고 보호하라는 하나님의 문화 명령”이라고 정리했다. 나아가 그는 “하나님은 창세기 9장에 보면 자연과도 계약을 맺으시는 분으로 나오는데 이는 생태신학적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마지막 날에 이뤄질 하나님 나라에 대해 이사야서 11장은 온갖 동물들이 공존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면서 “이처럼 모든 피조물과 우주적 계약을 맺으시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연 질서의 보존과 회복의 사역을 맡기셨다. 우리는 하나님이 지으신 이 땅을 돌보고 관리하는 청지기가 되어야 한다”고 정리했다.

이 총장은 끝으로 생태신학자 제이 맥다니엘이 제시했던 적색 은총, 녹색 은총의 개념으로 발제를 마쳤다. 이 총장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흘린 희생의 피에 근거한 적색 은총만큼이나 자연을 주신 녹색 은총에 감사하며 양자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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