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로프한인교회 최봉수 목사
(Photo : 기독일보) 슈가로프한인교회 최봉수 목사

인류의 역사 가운데 지금처럼 세계가 서로에게 연결된 적이 없습니다. 신문방송이나 다른 매스컴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인터넷, 소위 말하는 소셜네트웍은 친구와 친구의 친구 그리고 그들의 또 다른 친구, 그래서 거미줄처럼 촘촘히 쳐진 네트웍망이 되어 인류를 서로 서로에게 긴밀히 연결시켜 주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인류의 역사 가운데 지금처럼 세계가 서로로부터 단절된 적도 없습니다. 외면의 연결됨과는 정반대로 내면 세계는 철저하게 서로에게 막혀있고 끊겨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영역은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눈을 밖으로 돌려 화성에 큐리오시티 탐사선을 보내고, 태양계를 도는 혜성에 탐사선 로제타를 보내어 우주와의 연결을 시도하고 있지만, 정작 인간의 내면에는 그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과는 점점 멀어지는 비극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내면에서 시작된 창조주를 향한 이런 단절의 현상은 결국 신앙공동체인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창조물 중 최고의 걸작품인 가정 안에서, 그리고 인간 세상 속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됩니다.

이런 정신적, 영적 단절현상이 팽배한 이 시대에, 이 점에 대하여 문제를 제시하고 고민하며 함께 해답을 찾아 믿음의 순례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금년도 우리 교회의 표어를 “Connecting Together”로 정한 것입니다. 올 한 해동안 각자가 서 있는 자리에서 하나님과 자기 자신의 관계를 더욱 확인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과연 여러분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성찰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인간관계 속에 이 단절됨이 충만한 상태로 내팽겨쳐져 있지는 않은지 서로를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발견된 그런 현상으로 인해 탄식하며 허무해 하는 것으로 향하지 않고, 과감히 그 단절됨을 단절해 버리는 결단, 연결됨을 향한 용기있는 행동, 그리고 더 나아가서 다른 사람들을 이 연결됨의 네트웍으로 초대하고 그 관계를 지켜 나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성 프랜시스의 기도문처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분열이 있는 곳이 일치를 이루어내는 복있는 분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이런 우리들의 모습이 교회에 허락하신 우리 자녀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서 저들의 세대를 등에 짊어지고 갈 수 있는 실력있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도록 마음과 힘을 모읍시다. 우리가 주님 앞에 섰을 때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점에 관한 한 주님께 자신있게 고백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참으로 복된 인생을 산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밝아온 2015년 한 해동안 Connecting Together의 거센 물결이 일어나기를 위해 기도합니다. 물결이 가정을 휩쓸고, 이웃을 휩쓸고, 일터를 휩쓸어 여러분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Connecting Together의 역사가 강렬하게 일어나게 되길 축복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주님이 기뻐하시면, 주님의 뜻이면 함께 연결되어 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