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은 늘 도움 받기만 해야 한다고요? 아니에요.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지난 3월말 토랜스에서 5명의 탈북자가 모여 창립했던 엔키아 선교회(NKIA, North Korean In America)가 첫 송년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무려 50여 명의 탈북자 동포들이 참석해 엔키아의 지난 1년 사역을 회고했다. 이들은 사선을 넘어 미국에 정착하기까지, 또 정착한 후에도 생존을 위해 싸워야 했던 고달팠던 삶을 돌아보며 그 순간 마다 더욱 함께 하셨던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남가주한인목사회 백지영 회장, 남가주한인여성목사회 강지원 회장, 민주평통 LA 지부의 이창건 수석부회장 등도 탈북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잘 알려진대로 탈북자 사역은 결코 쉽지 않다. 이날 한 탈북자 동포는 동영상 프리젠테이션에서 “문화, 언어, 사상의 장벽을 넘기가 쉽지 않고 경제적 어려움도 있다. 탈북의 트라우마까지 갖고 있다”고 자신의 삶을 고백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아픔을 넘어 남을 돕는 자리까지 갈 것이라고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엔키아 선교회는 단순히 탈북자들을 위로하는 사역을 넘어서 자신들이 받은 사랑을 한인들과 타민족 커뮤니티에까지 나누고 그들을 섬기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디렉터 김영구 목사는 이 엔키아의 창립과 운영에 가장 크게 공헌한 인물이다. 그는 탈북자 출신이 아니다. “제가 탈북자들을 돕는다고요? 누가 누굴 도와요? 함께 살아가는 거죠.” 그의 말처럼 그는 실제로 탈북자들과 함께 먹고 살면서 그들의 마음을 열었다. 그는 “탈북자들을 도와야 한다고들 하죠. 그러나 탈북자들도 이제 그렇게 도움만 받는 존재가 되어선 안됩니다”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올해 송년회도 탈북자들이 직접 자신의 돈을 들여 준비했다. 푸짐한 선물도 마련됐다. 내년에는 미국 내 인디언 선교도 함께 할 것이다. 정기적으로 양로병원도 방문해 섬길 예정이다. 엔키아는 최근 사역이 확대됨에 따라 LA 한인타운 내(피코+알링턴)로 사무실을 이전한 바 있다. 이 사무실도 탈북자들이 외부의 도움 없이 운영하고 있다.

올해 송년회에서는 2015년 신임회장에 김홍철 씨, 부회장에 김창호 씨, 총무에 이지애 씨가 임명됐다. 김홍철 씨는 2014년에도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한편, 엔키아 선교회는 2015년에 가족 맺기 운동을 펼친다. 한인 가정과 탈북인 가정이 서로 결연을 맺는 운동이다. 탈북인 가정은 대다수가 혼자 혹은 부부와 자녀로만 구성돼 있다. 따라서 한인 가정과 결연을 맺어 친척 관계나 조부모 관계도 생성해 서로 마음과 사랑을 나눌 수 있게 하고자 함이다. 또 자유탈북인연합과 힘을 모아 월간 소식지도 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