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지갑이 없어졌어”
“무슨 말이니?”
위 대화는 금요일 새벽 예배 드리러 가는 차 안에서 민형이와 나눈 대화입니다.
교회에서 공부하겠다고 하는 기특한(?) 녀석을 데리고 새벽에 가는 중에 느닷없이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어제 밤에 제대로 잠을 못 잤다고’ 푸념섞인 말을 하는 민형이를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실은 제가 안쓰럽던 이유는, 전날 차 안에 있는 콘솔 박스에서 지갑이 있는 것을 우연히 봤기 때문입니다. 물론 민형이가 그토록 애타게 찾고 있는 지갑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지갑을 봤을 때 저는 옆에 민형이가 타고 있었기 때문에 주머니가 불편해서 넣어 둔 줄로만 생각한 것이지요. 그렇게 따져보면 금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목회자가족수양회에 민형이를 집에 두고 다녀왔으니깐 차에 있던 지갑은 이미 지난 주 어느날에 넣어둔 지갑이라는 것인데, 한참동안 모르고 지냈을 것을 생각하니 안쓰럽던 것입니다.
느닷없이 교회로 가는 차 안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지갑이 어디있는지 몰라서 밤새 잠을 못 잤다, 버거킹에 둔 것 같은데 전화해야 겠다 등등’ 얘기를 쏟아내는 아들을 보며 속으로는 재밌기도 했지만 한 편으론 안쓰러운 마음에 빨리 전해줘야지 하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함께 식사를 하면서 물어봤습니다.
“왜 지갑에 무슨 중요한 것이 있니?” 궁금했습니다.
‘왜 그렇게 애타게 찾는지, 학생증 외에 중요한 것이 없을텐데.’ 하는 생각을 갖고 물었습니다.
“지갑에 돈은 얼마나 있었는데?” 20불도 채 안된다는 것입니다.
“지갑에 운전면허증도 없고, 크레딧카드도 없는데 그냥 잊어버려…” 그러면서 다시 덧붙였습니다.
“민형아, 너도 가끔 잘 생각이 안나니? ‘걱정이다’ 벌써부터..!!!” 그런데 이 얘기를 하니깐 얼굴이 굳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화가 난다는 것입니다. 자기 딴에는 나이도 어린데 지갑을 어디다 둔지도 기억못하고 있는 것이 화가 나는 모양입니다.
물론 조금 지나서 지갑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줬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급 ‘화색모드’ 로 변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우리도 소중하게 여기는 뭔가를 잃어버리면 우울하고 힘들지요. 여러분도 알다시피 얼마전에 저도 6개월동안의 자료가 컴퓨터 문제로 다 없어지지 않았습니까? 모든 문서자료, 특히 설교했던 자료들도 없어졌는데, 각자 이런 경험들은 한 두번씩은 다 있을 것입니다.
민형이가 지갑을 잃어버리고 찾은 사건을 생각하면서 저는 우리의 믿음을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는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늘 꺼내보고 아끼며 간직하는데, 정작 우리 인생에 가장 소중한 분, 예수님은 얼마나 가깝고, 친밀한 만남을 갖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어쩌면 우린 ‘어디에 두었는지도 모른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옷 장 깊숙이 감춰둔 단지 관상용 보석은 아닌지, 쓰기 쓰는데 단지 내가 필요할때만 찾는 호출용 도움은 아닌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스바냐 3:17에는 하나님이 우릴 얼마나 가까이 하길 원하시는지에 대한 그 애절한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생략..)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이시라 그가 너로 말미암아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 하리라”
그렇다면, 하나님은 어떤 자녀에게 이런 친밀한 만남으로 함께 하십니까?
시편 25:14은 우리와 친밀하길 원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가르쳐 주십니다.
“여호와의 친밀하심이 그를 경외하는 자들에게 있음이여 그의 언약을 그들에게 보이시리로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자신이 가장 아끼는 소중한 그 어떤 것처럼, 늘 가까이 두고, 보고, 관심을 갖고 아끼는 것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우리 인생에 이렇게 가장 소중한 분이되도록 다시 새롭게 결단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에 대해 아는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풍성하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