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역자 없습니까? 추천좀 해 주세요"
드류 신학교에서 심리학과 종교학을 담당하며 신학대학원 한인회학생회 지도교수로도 활동하는 손안젤라 교수는 이와 같은 질문을 종종 듣는다.

손 교수는 "2세 사역자들이 부족해 목사님들께 연락이 많이 오는데, 신학교에 다니는 대다수의 한인들이 1세이기에 소개하기가 쉽지 않다"고 애로사항을 말한다.

1.5세대인 양춘길 목사(뉴저지 필그림교회)는 "내가 신학교에 갈 무렵에(84년) 영어권 사역자의 필요성에 대한 의식이 생겼었다. 당시 프린스턴신학교가 아시안어메리카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전국적으로 돌아다니며 중요성에 대해 홍보했었는데, 호응도가 높았었다. 그때부터 시작해 프린스턴신학대에 한인학생이 늘어나며 100여명까지 다녔으며 그 중 절반은 1.5세대들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실제적으로 더 많은 영어권 사역자가 필요한 지금, 신학생들은 늘어났을까? 더 많은 1.5세대들이 신학교를 찾고 있을까?

불행하게도 대답은 'NO'다. 양춘길 목사는 "우리가 당시 신학교를 다니며 생각할 때는 15년 20년 안에 영어권 세대가 한국어 세대보다 더 많아지던가 비슷해지겠지라고 바라봤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이민이 계속 들어오고, 기러기 가족들이 생기니 한어권이 약해지는 게 아니라 더욱 성장했다"며 "신학교를 졸업한 뒤 처음에는 나성영락교회에서 EM사역을 처음으로 시작했었다. 영어목회를 위해 갔었기에 3년 정도 기반을 잡아놨었다. 이후 영어 목회로 갈 것인가? 한인 목회만 할 것인가라는 기로에 서게 됐다"고 언급한다.

이어 양 목사는 "고민 끝에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목회를 했는데, 한어권이 훨씬 더 빨리 성장했다. 마음은 영어권을 빨리 키워야겠다는 생각인데, 시간과 몸은 다 1세대로 가고 있음을 발견했다. 1세대에서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라고 밝히며 "그러니 한국말을 못하는 2세대 사역자들은 1세 목회도 하기 힘들고, 2세 목회만 계속 하는 이들도 많지 않으니 자기들의 미래가 안 보이는 것이다. 자기보다 먼저 신학공부를 한 이들이 처음에는 영어권 목회를 하더니, 나중에는 한어권으로 갔으니 말이다"고 2세 사역자들의 어려움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양춘길 목사는 "신학교에 한인 유학생들은 많지만, 2세들은 없어 2세 사역자 부재로 이어지기에 정말 심각한 문제다"며 "우리 교회도 EM 목사를 구하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다. 이제라도 회개하고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영어목회를 시작해야 하나 고민이다"고 토로한다.

또한, 양 목사는 "이민교회가 선교는 부르짖으며, 대학에서도 선교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가겠다는 이들은 많이 나오는데, 목회 쪽은 없다"는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다.

중학생때 남미로 이민 와 10대를 남미에서 보낸 뒤 20세에 미국으로 건너온 1.5세대 목회자인 이종식 목사(뉴욕 베이사이드장로교회)는 "전체적으로 신학생들이 줄어들고 있지만, 사실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쓸 만한 사람이 없다고 표현하는 게 옳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1.5세대 사람을 키워서 사역하고 있다. 신앙으로 다져서 헌신하고 교회의 방향성을 잘 알고 있는 간사들이 새롭게 합류하는 사역자보다 목회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목사는 "1세들은 헌신·기도·섬김을 많이 강조하는데, 2세들은 교회를 어떻게 섬기고 서포트해야 하는지 모르기에, 그들만 따로 예배를 드리면 1세들과 연결이 안 된다"며 "목사가 혼자 가르쳐야 하는데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나는 2세대나 1세대나 전부 하나 되는 교회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2세들은 EM예배를 독립시켜달라고 한다. 왜냐면 1.5세대가 어린애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영어예배를 따로 독립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이종식 목사는 "EM 예배를 독립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독립해서 제대로 운영되는 교회가 많지 않다. 필라델피아 지역에 150개 중국교회가 EM 교회를 따로 분리시켰는데 다 없어지고 현재는 2개만 남았다. 그러나, 영어권 사람들은 훈련을 받으면 잘 할 수 있는 이들이 많다"고 강조한다.

이종식 목사는 "영어권은 제직회도 당회도 못 들어오니 교회에서 고립된다. 이에 베이사이드장로교회는 30세의 1.5세대 젊은 집사들이 당회나 재직회에 참여해 교회의 운영에 대해 언급하며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목회자는 그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다. 그렇기에 1.5세대가 목회를 하며 1세대와 2세대를 다 끌어안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