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규 목사.
(Photo : 기독일보) 박석규 목사.

우리네 인생은 길을 간다.
신앙인은 신앙인의 길을 간다
때로 가는 길이 멀고 밤은 깊어 험하고 위태하다.
갈길 막막하고 절망이다.
빛이 보이지 않는다. 빛이 어디 없나! 등대는 없을가...
그럴 때 찾아 불러야 하는 찬송이 429장이다.

429장 '내 갈 길 멀고 밤은 깊은데'는 영국인 죤 H. 뉴만(John H. Newman 1801-1890)이 그런 상황에 처하여 있을 때 가사를 쓰게되었다.
그래서 찬송마다 사연이 있고 간증이 있다.

런던 태생으로 부모 뜻에 법학을 공부하다 27세에 영국 국교회 교구 목사가 된다.
당시 교회지도자들은 무기력하고 활기를 잃었으며 교회들은 날로 싸늘해지는데 크게 실망한다.
혼란과 신앙적인 번민으로 건강마저 악화되자 이태리 시실리 섬으로 요양을 떠났다.
설상가상으로 요양중 말라리아에 걸려 사경을 헤매다 원기를 회복하자 귀국하기 위해 힘들게 배를 탔는데 오렌지를 운반하는 배였다.
이 배는 바람이 불어야 움직이는 범선(돗 단배)이었다.
지중해 보니피차오(Bonifacio straits) 해엽에 왔을 때 바다는 고요해져 바람 한점 불지않아 배가 꼼짝할수 없었다.
안개에 휩싸여 방향을 알 수 없었고 날씨는 찌는듯 뜨겁고 무더워 짜증이 났다.
1833년 6월 16일 주일 오후 그때 나이 32세였다.
참다 못해 뉴만은 갑판 위를 거닐며 바람을 좀 보내어서 배가 움직이에 해달라고 하나님께 부르짖는다.
곁에서 뜨거운 볕으로 오렌지가 썩고 있는 상자를 땀흘리며 이리저리 옮기는 선장에게
'여보 선장, 언제나 가게 되겠소!
선생보다 우리 더 바삐 떠나야 할 사람들 입니다. 이렇게 햇볕에 며칠 더 있으면 오렌지가 전부 썩어버리고 말것 같아요,
어찌할 도리가 없단 말이요? 여보, 선장, 바람좀 불러일으키쇼!
여보 젊은이, 뭘그리 안달이요, 하나님께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이요,
바람을 다루시고 보내시는 그이가 명하시면 뜻에 순종하여 한번에 한 걸음 한 걸음씩 바람을 받아 움직이게 되는 것이지 그전에야 우리가 어찌 움직일 수 있단 말이요?'

자연을 통해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분 뜻에 순종하며 사는 선장의 말에 깊은 뜻이 담겨있었다.
무덥고 습하던 날이 저물어 끈끈하고 텁텁한 밤으로 접어 들었다.
선장이 갑판 위에 올라가보니 뉴만은 여전히 안절 부절하여 갑판 위를 거닐고 있었다.
선장은 하늘을 가리키며 뉴만을 향해 말했다.
'저기 별이 빛나고 있군요. 오늘 밤이라도 바람만 일면 저 닻이 바람을 잡아 별을 보며 가고자 하는 항구로 무사히 갈 수가 있을 텐데요... '
뉴만은 의아한듯이 물었다.
'아니 저 작은 별빛으로 항해를 한단 말인가요?'
'낮에는 해가 있어야 하지만 밤에는 저 작은별 빛 하나로도 족하지요' 하고는 선실로 내려갔다.
'저 별! 작은 저 별!
밝은 태양이 나를 인도해 주시기를 고대하고 있었는데 하나님은 한 작은 별을 보여주시다니 ...
하나님은 빛이 한 번에 한 걸음, 한 걸음씩 길을 인도하신다는 교훈을 보여 주시기 위하여 저 별빛을 보여주셨구나!'
그 순간 뉴만 목사는 영감을 받았다.
'이것을 깨닫게 하시기 위하여 이곳까지 보내 셨군요,
알았읍니다. 알겠읍니다!
지금까지 나는 우둔하고 눈먼 사람이었읍니다.' 그는 회개하였다.

하나님은 고난을 통하여 다듬어 가시고 하나님의 영광 가운데로 끌어 올리신다.
그날 생생한 경험을 통하여 교훈하신 하나님의 뜻을 알았다.
그래서 1절 가사를 이렇게 썼다.
'내 갈 길 멀고 밤은 깊은데 빛되신 주
저 본향 집을 향해 가는 길 비추소서
내 가는 길 알지 못하나 한 걸음씩 늘 인도하소서'

우리 인생 여정이 얼마나 불안전하고 위험한지 모른다.
밤 같은 인생 길에 비추시는 빛, 그 빛 없다면 한 걸음도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이 인생 항해다.
그런데 창조자, 섭리자, 보호자, 인도자이신 주님이 모든 위험을 피하게도 하시고 우릴 인도하신다.
이스라엘의 여정에서 우리는 보았다.
'여호와께서 그들 앞에 행하사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그들을 인도하사고 밤에는 불기둥으로 그들에게 비추사 주야로 진행하게 하시니 낮에는 구름기둥, 밤에는 불기둥이 백성 앞에서 떠나지 아니하니라'(출13:21)

'내'가 가는 '나'의 길을 '나'는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께서 나의 '구름 기둥' '불 기둥' 되어 주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인도하심 순종하며 힘차게 전진할 수 있다.
이전엔 내 길을 내가 선택하고 내 멋대로 갔지만 주여! 이제는 나를 인도하소서
서원하며 간구해야 겠다.
어리석어 방탕하고 교만하여 맘대로 고집하던 이 죄인 사하소서.

그렇다, 내가 원하든지 원치 않든지 상관 없이 이제는 오직 하나님의 뜻 따라 움직여야겠다.
이전에 나를 인도하신 주
장래에도 내 앞에 險山畯領 당할 때
이전에 인도하신 주님 여전히 인도해 주시지 않겠는가?

한 걸음, 한 걸음 주의 인도하심 따라 가다보면 어느덧 낮도 밤도 지나고 밝은 아침이 될 때 참 기쁨으로 주님을 만나 뵐 수 있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