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서유니온 선교회 연구훈련원장 오형국 목사 인터뷰. 큐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 어떻게 읽느냐가 중요…관찰-발견-성령의 조명 통해 깨달아가
올해 미국성서공회(American Bible Society)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6퍼센트만이 한주에 4차례 혹은 그 이상 읽고 있으며, 57퍼센트는 성경을 1년에 4차례 혹은 그보다 적게 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도 구체적인 통계로 나와 있는 것은 없지만 과거 한국교회 부흥의 때와 비교할 때 성경읽기가 감소한 것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사실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현재 이민교회와 사역단체들에서는 성경 일독 또는 통독 운동을 펼치면서 성경 읽기운동을 확산시키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그 중 한국 성서유니온선교회(Scripture Union)는 1972년에 영국 OMF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단체로서 한국교회에 큐티를 처음 소개하였고 오늘까지 지역교회와 더불어 평신도의 성경묵상(QT)훈련, 목회자를 위한 강해설교 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본지는 한국성서유니온 선교회의 오형국 목사를 만나 오늘날의 큐티와 말씀운동의 전망에 대해 들어보았다. 풀러신학대학원 한인목회학 박사과정의 논문 지도교수이기도 한 오 목사는 연구년을 맞아 목회자의 성경묵상과 강해설교 연구를 위해 LA에 머물고 있다.
-성서유니온선교회는 어떤 단체인가?
우리의 신앙생활이 제도적 조직에 속하거나 외형적 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국한될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신앙과 사역이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과 유리된 채 진행되곤 한다. 성서유니온(이하 SU)은 일차적으로 성도들 개개인이 날마다 성경묵상(QT)을 생활화함으로써 하나님과의 교제가 있는 신앙생활을 하도록 도우며, 교회 안에서 이러한 경건적방법의 성경읽기와 나눔(sharing)모임을 활성화시킴으로써 하나님의 말씀에 이끌리는 목회를 추구하는 신앙운동단체이다.
모든 연령별로 성경묵상노트인 매일성경(격월간)과 실천적인 성경연구를 위한 단행본 도서를 출간하는 한편 목회자를 위한 <묵상과 설교>를 출판하며, 사역파트에서는 LTC와 독자세미나 등 장단기 훈련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다. 한국 국내에 13개 지부와 해외 곳곳에 연락처가 있다.
-큐티를 할 때 자세는?
오늘날 우리 신앙의 삶과 사역에서 가장 요청되는 것은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지정의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느끼며 의지적으로 반응하는 순종으로써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기 뜻이 아닌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 삶과 사역이 가능해진다.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묵상하며 읽고 기도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이런 경건의 과정을 큐티라 할 수 있다. 성경을 볼 때 문자적이나 정보적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큐티생활의 노하우가 있다면.
큐티란 성경읽기의 한 방식이다. 다만 주님이 율법사에게 물으신 것처럼 “어떻게 읽느냐”(눅10:26)가 중요하다고 본다. 매일 주어진 성경 본문을 기도하며 여러 번 읽는데 처음에는 관찰하면서 읽기 시작한다. 관찰의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발견이다. 그리고 감동으로 남는 성경구절에 대해 느낌으로 그치지 않고 그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성경의 넓은 맥락 속에서 성령의 조명을 통해 알아가는 것이다. 칼빈과 같은 종교개혁자들이 중시한 하나님을 앎(knoing God)이 큐티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큐티가 잘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경건에 관한 일에서도 지속성(sustainability)이 관건이다. 나의 일상의 삶 속에서 큐티가 영적 습관으로서 정착되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 방편(means)과 훈련, 공동체가 필요하다. 읽기표나 노트(큐티책)를 따라 기록하는 것이 좋다. 묵상노트에는 두 개의 질문이 묵상의 방향을 인도한다. 하나는 ‘하나님이 어떤 분인가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이다. 교훈 안에는 하나님의 위로, 책망, 경고가 들어가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 묵상한 내용을 나누는 모임(sharing group)이 큰 도움이 된다. 서로 나눔으로써 격려를 얻으며 동시에 지나치게 주관적인 성경이해에 빠지지 않게 해 주기 때문이다. 나눔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성서유니온은 지역별로 또는 교회 안에 묵상 소그룹이 만들어지도록 돕기도 한다.
-얼마 전 미국성서공회의 조사결과 미국인들 추세가 성경을 잘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인이 성경을 잘 읽지 않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나님 백성이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읽어야 하는데 읽지 않음으로 인해, 예수 믿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인식이 취약해졌다. 하나님의 말씀을 안 들으므로 신앙생활의 목적이 의식, 무의식간에 하나님 중심이 아닌 나(자아) 중심이 되었고, 나의 자아는 내 자신의 육신적이고 세상적인 필요에 따라 형성되고 만다. 날마다 성경읽기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 차원이 없이는 교회성장 자체도 무의미해 지거나 지속 불가능해 진다.
-1972년 OMF 선교사들이 성경묵상을 한국에 소개한지 40년이 되었다. 지금까지의 사역이 큐티를 소개하고 보급하는 계몽적인 단계였다면, 이제는 성경묵상이 교회의 목회구조와 접목되어서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말씀 중심의 교회’를 추구하고 있다. 목회의 목적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을 형성하고 배출하는 것이라면, 오늘날 좋은 그리스도인(Good Christian)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가.
현대교회에 명목신자가 많아졌기 때문에 과거에 없던 Good Christian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본다. 이 물음에 대해서는 시의성이 중요하다. 보통 신앙의 요소를 너무 일반적으로 말하다 보니까 막연하고 추상적인 말이 되곤 한다. 목양과 신앙훈련에 대한 구체적 목표가 흐려졌다.
좋은 그리스도인이란 그 시대의 하나님 나라를 위한 영적 필요를 채울 수 있는 사람이다. 시대마다 영적필요, 영적 지도자가 다르기 때문에 좋은 크리스천 모델도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바탕에 공통으로 기반이 되어야 하는 것은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읽기 사역자로서 느끼는 오늘날의 가장 큰 필요는 성경을 삶과 관련(life related)시켜 실천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성경교사이다. 구체적인 예는 헨리에타 미어즈(hemrietta mears)를 들 수 있다. 그녀는 LA 할리우드 장로교회의 교육 디렉터를 맡아 CCC설립자인 빌 브라잇를 비롯한 무수한 청년들을 양육하였고 말씀캠프로 유명한 포리스트 홈을 세워서 빌리 그래함 등 많은 사역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마지막으로 묵상을 잘하고자 하는 일반 성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묵상을 잘한다는 것은 성경을 바르고 깊이 있게 성령의 조명 속에서 읽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곧 하나님과 성령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가는 것을 뜻하고, 내 삶에 깊은 변화를 가져온다는 의미이다. 기본적으로 성경 66권에 대한 풍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성경을 갖고 말씀하시는데 성경의 언어가 어떤 특성을 지녔는지 모른다면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마음의 자세이다. 하나님의 뜻을 행하려는 마음, 말씀에 순전히 응답하려는 마음을 가질 때 묵상이 잘 이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