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교회가 지난 2011년 故 하용조 목사의 후임으로 이재훈 목사를 선택한 것은 여러 모로 ‘파격’이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당시 이 목사가 겨우 43세의 젊은 목사였다는 점이다. 대형교회를 이끄는 데 있어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온누리교회의 이 같은 선택은 교회를 보다 역동적으로 변화시키려는 하나의 모험이었던 셈이다.
온누리교회 뿐만이 아니다. 최근 국내 주요 대형교회의 담임목사들을 보면 40대부터 시작해 50대 초·중반의 젊은 목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홍민기 목사(42·부산호산나교회), 진재혁 목사(49·지구촌교회), 김승욱 목사(49·할렐루야교회), 이찬수 목사(52·분당우리교회), 고문산 목사(44·강남교회), 홍성욱 목사(53·안양제일교회), 김병삼 목사(49·만나교회), 김은호 목사(53·오륜교회), 소강석 목사(51·새에덴교회), 박완철 목사(55·남서울은혜교회), 석기현 목사(55·경향교회), 화종부 목사(52·남서울교회), 김정석 목사(52·광림교회) 등이다. 중형교회와 특색 있는 청년교회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늘어난다.
이는 교회를 개척한 1세대 목회자들이 물러나는 과정에서 생긴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보수적 성향이 짙은 한국교회에서 40대의 젊은 목사들까지 후임이 되는 것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원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부산의 대표적 대형교회 중 하나인 호산나교회도 최홍준 목사에 이어 당시 갓 40세가 된 홍민기 목사를 청빙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최홍준 목사는 홍 목사를 후임으로 정한 데 대해 “장래성을 보고 결정했다”며 “글로벌 시대 영어설교가 가능하고, 무엇보다 젊은이들을 향한 꿈이 있다. 호산나교회를 이끌어 갈 충분한 재목”이라고 말했었다.
최 목사의 말을 분석해 보면 오늘날 많은 대형교회들이 왜 젊은 목사를 선호하는지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우선은 젊음 그 자체다. 한국교회는 교세의 전반적 쇠퇴 속에서 대사회적 신뢰 또한 잃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들은 변화와 개혁을 체질 개선을 위한 첫번째 과제로 가장 많이 외쳐왔고, 여기에는 기존의 악습과 구태를 과감히 벗어던질 수 있는 ‘젊은 리더’가 필수적이다.
교회들의 개혁의지는 단순히 ‘젊음’을 선택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인선 과정에서도 그것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많이 개선되긴 했으나 한국은 여전히 ‘연(緣)’에 민감하다. 교회도 마찬가지여서 학연·혈연·지연 등은 청빙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곤 했다. 하지만 이런 현상도 최근 대형교회들의 청빙에선 비교적 옅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이미 언급한 온누리교회다. 제2대 담임 이재훈 목사는 온누리교회가 속한 예장 통합측의 장로회신학대학교 출신이 아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학연의 파괴’를 말할 순 없겠으나, 온누리교회가 초대형교회임을 감안하면 이는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시 최홍준 목사의 발언으로 돌아가, 교회들이 젊은 목사를 선택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바로 ‘글로벌화 준비’를 들 수 있다. 이는 최근 지구촌교회를 필두로 한 많은 대형교회들이 미국이나 호주 등 해외에서 ‘이민 목회’의 경험을 가진 목사들을 청빙한 것에서도 나타난다. 이들은 영어가 가능하고, 무엇보다 문화적 다양성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한 목회자들이다. 한 마디로 ‘국제적 감각’을 갖춘 이들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이런 성향이 더욱 강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청년’이다. 이미 수 년 전부터 한국교회는 청년들의 ‘유출’에 아파하고 있다. 교회는 고령화의 길을 걷고 있고, 이로 인해 전도와 선교의 역동성은 점자 그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교회들은 자연히 청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젊은 목회자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 청년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문화적 동질감을 형성해가는 데 있어, 리더의 나이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것이 청년들과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그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교회에 나타내는 대표적 현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목회적 활용이다. 다수의 목회자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를 통해 교인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젊은 목회자일수록 그런 경향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에서 젊은 목회자들이 한국교회 전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세대교체 과정에서 ‘부작용’ 또한 종종 목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원로목사와의 갈등이다. 이는 일반적인 ‘세대 차이’로 인해 나타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선 원로목사에 익숙해진 교인들 때문에 일어나기도 한다. 일종의 ‘과도기적 현상’인 것이다.
교회돌봄연구소 김종석 목사는 “많은 교회들이 보다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해 젊은 목사들을 청빙하고 있다”며 “그러나 단순히 외형적 기준만으로 청빙이 이뤄진다면 비록 조건을 갖춘 젊은 목회자라 할지라도 교회는 과도기적 몸살을 앓을 수 있다. 원로목사와의 갈등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그러므로 교회는 젊다는 것에 더해 목회관과 비전 등 여러 가지 것들을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라며 “교회가 지금까지 추구해 온 방향, 그리고 앞으로 기대하는 변화 등에 비춰 청빙 대상을 결정한다면 이 같은 갈등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후임자 역시 과도한 의욕에서 개혁을 밀어붙이면 안 된다. 개인적으로 부임 후 3년은 변화보다 적응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본다. 한국교회가 젊어지고 있는데, 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또 한 번의 부흥을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온누리교회 뿐만이 아니다. 최근 국내 주요 대형교회의 담임목사들을 보면 40대부터 시작해 50대 초·중반의 젊은 목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홍민기 목사(42·부산호산나교회), 진재혁 목사(49·지구촌교회), 김승욱 목사(49·할렐루야교회), 이찬수 목사(52·분당우리교회), 고문산 목사(44·강남교회), 홍성욱 목사(53·안양제일교회), 김병삼 목사(49·만나교회), 김은호 목사(53·오륜교회), 소강석 목사(51·새에덴교회), 박완철 목사(55·남서울은혜교회), 석기현 목사(55·경향교회), 화종부 목사(52·남서울교회), 김정석 목사(52·광림교회) 등이다. 중형교회와 특색 있는 청년교회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늘어난다.
▲한국교회가 젊어지고 있다. 보수적 성향이 짙은 한국교회에서 40대의 젊은 목사들까지 후임이 되는 데에는 다양한 원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병삼(49)·진재혁(49)·홍민기(42)·이재훈(45) 목사 ⓒ본사 DB |
이는 교회를 개척한 1세대 목회자들이 물러나는 과정에서 생긴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보수적 성향이 짙은 한국교회에서 40대의 젊은 목사들까지 후임이 되는 것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원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부산의 대표적 대형교회 중 하나인 호산나교회도 최홍준 목사에 이어 당시 갓 40세가 된 홍민기 목사를 청빙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최홍준 목사는 홍 목사를 후임으로 정한 데 대해 “장래성을 보고 결정했다”며 “글로벌 시대 영어설교가 가능하고, 무엇보다 젊은이들을 향한 꿈이 있다. 호산나교회를 이끌어 갈 충분한 재목”이라고 말했었다.
최 목사의 말을 분석해 보면 오늘날 많은 대형교회들이 왜 젊은 목사를 선호하는지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우선은 젊음 그 자체다. 한국교회는 교세의 전반적 쇠퇴 속에서 대사회적 신뢰 또한 잃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들은 변화와 개혁을 체질 개선을 위한 첫번째 과제로 가장 많이 외쳐왔고, 여기에는 기존의 악습과 구태를 과감히 벗어던질 수 있는 ‘젊은 리더’가 필수적이다.
교회들의 개혁의지는 단순히 ‘젊음’을 선택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인선 과정에서도 그것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많이 개선되긴 했으나 한국은 여전히 ‘연(緣)’에 민감하다. 교회도 마찬가지여서 학연·혈연·지연 등은 청빙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곤 했다. 하지만 이런 현상도 최근 대형교회들의 청빙에선 비교적 옅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이미 언급한 온누리교회다. 제2대 담임 이재훈 목사는 온누리교회가 속한 예장 통합측의 장로회신학대학교 출신이 아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학연의 파괴’를 말할 순 없겠으나, 온누리교회가 초대형교회임을 감안하면 이는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시 최홍준 목사의 발언으로 돌아가, 교회들이 젊은 목사를 선택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바로 ‘글로벌화 준비’를 들 수 있다. 이는 최근 지구촌교회를 필두로 한 많은 대형교회들이 미국이나 호주 등 해외에서 ‘이민 목회’의 경험을 가진 목사들을 청빙한 것에서도 나타난다. 이들은 영어가 가능하고, 무엇보다 문화적 다양성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한 목회자들이다. 한 마디로 ‘국제적 감각’을 갖춘 이들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이런 성향이 더욱 강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청년’이다. 이미 수 년 전부터 한국교회는 청년들의 ‘유출’에 아파하고 있다. 교회는 고령화의 길을 걷고 있고, 이로 인해 전도와 선교의 역동성은 점자 그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교회들은 자연히 청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젊은 목회자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 청년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문화적 동질감을 형성해가는 데 있어, 리더의 나이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것이 청년들과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그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교회에 나타내는 대표적 현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목회적 활용이다. 다수의 목회자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를 통해 교인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젊은 목회자일수록 그런 경향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에서 젊은 목회자들이 한국교회 전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세대교체 과정에서 ‘부작용’ 또한 종종 목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원로목사와의 갈등이다. 이는 일반적인 ‘세대 차이’로 인해 나타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선 원로목사에 익숙해진 교인들 때문에 일어나기도 한다. 일종의 ‘과도기적 현상’인 것이다.
교회돌봄연구소 김종석 목사는 “많은 교회들이 보다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해 젊은 목사들을 청빙하고 있다”며 “그러나 단순히 외형적 기준만으로 청빙이 이뤄진다면 비록 조건을 갖춘 젊은 목회자라 할지라도 교회는 과도기적 몸살을 앓을 수 있다. 원로목사와의 갈등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그러므로 교회는 젊다는 것에 더해 목회관과 비전 등 여러 가지 것들을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라며 “교회가 지금까지 추구해 온 방향, 그리고 앞으로 기대하는 변화 등에 비춰 청빙 대상을 결정한다면 이 같은 갈등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후임자 역시 과도한 의욕에서 개혁을 밀어붙이면 안 된다. 개인적으로 부임 후 3년은 변화보다 적응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본다. 한국교회가 젊어지고 있는데, 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또 한 번의 부흥을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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