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1시 30분 잠실체육관. 감신대 백석대 장신대 총신대 서울신대 성결대 아신대 안양대 칼빈대 한신대 한국성서대 호남신대 등의 신학생들을 포함한 약 4천여 명의 참석자들이 세계적인 기독교미래학자 레너드 스윗 박사의 강연을 듣기 위해 귀를 쫑긋 세웠다. 청바지에 옅은 갈색 자켓을 입고 나온 그가 “Let’s Tong(通)”을 선창하자 참석자들도 “Let’s Tong(通)”을 큰소리로 따라 외쳤다.

‘통(通)’이란 동양과 서양의 최고의 것을 합해 미래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이날 레너드 스윗 박사는 “미래교회는 동서양교회가 얼마나 협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며 “동서양이 미래의 동반자로 만나 평화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에 한국교회가 앞장 설 것”을 적극 주문했다.

“서구사회는 예수의 깊은 진리를 상실해 버렸습니다. 성경에 대해 객관적 입장을 강조해 온 나머지 성경이 죽기 직전까지 계속 분석하고 쪼개 냈습니다. 서구의 계약 중심적 사고에 빠진 기독교를 구출해 내야 합니다. 동양이 간직한 정신에서 여기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스윗 박사는 그 예로 관계를 중시하는 동양적 풍토를 현 기독교에 접목할 것을 제안했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른가를 따지고 자신들의 입장을 정설로 확신시키는 ‘명제적 교회’에서 생명을 잉태하고 참된 사랑의 관계가 넘쳐나는 ‘관계적 교회’로 넘어설 것을 주장했다. 또한 그는 성공지향적이고, 체인 영업식 교회 재생산 등을 추구하는 ‘식민지적 교회’를 비판,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안에 거하신 예수님이 기독교인의 삶의 원형이 돼야 한다”고 권면했다.

이와 함께 스윗 박사는 포스트모던 문화 속에서 표류하는 교회를 위한 대책으로 ‘EPIC 모델’을 제시했다. ‘EPIC’란 경험성(Experiential), 참여성(Participatory), 이미지 중심성(Image-rich), 연결성(Connected)을 지칭한다. 모던 시대에 사람들이 삶을 파악하길 원했다면, 포스트모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은 삶이 무엇인지 경험하길 원한다. 사람들은 믿기 전에 경험하길 원한다. 이때 교회는 치료자의 역할, 이야기가 넘치는 공간으로의 역할, 평화조정자의 역할, 컨텐츠 제공자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또한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대화적인 설교, 친교의 성례전, 인터넷 교회 등으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스윗 박사는 “포스트모던 시대는 역설적이지만 개인주의의 추구와 연결을 위한 갈망이 동시에 공존한다”며 “음악 그룹을 만드는 등 자기 나름대로의 공동체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교회가 참된 관계를 가진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드류대학교 석좌교수인 스윗 박사는 현재 미국의 미래형 교회들에게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역사학자로서 현재를 관찰하는 뛰어난 안목을 바탕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그의 놀라운 통찰력에 기독교인들은 혀를 내두른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목사로 꼽히고 있는 새들백교회 릭 워렌 목사, 윌로우크릭커뮤니티교회 빌 하이벨스 목사도 그에게 미래교회를 위한 목회 아이디어를 듣고 있다. 처치리포트(www.thecronline.com)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 지도자 중 신학자로는 유일하게 8위에 링크됐다.

한편, 뉴욕목사회(회장 정춘석 목사)는 오는 6월 14일부터 16일까지 레너드 스윗 박사가 주강사로 나서는 '차세대를 준비하는 목회·선교 오픈 컨퍼런스'를 순복음뉴욕교회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