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이스교회와학교 조성일 목사
(Photo : ) 훼이스교회와학교 조성일 목사

얼마 전 마리에타 소재 훼이스 교회와 학교에서 부목사로 한국인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조성일 목사는 언제나 환하게 웃는 '스마일 목사'다. 대학생 시절 시작한 병원 목회에 27년간 헌신하다 늦은 나이에 새로운 목회를 꿈꾸며 미국에 건너온 그는 "유서 깊은 루터란교회에서 예전과 전통이 살아있는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하게 기여할 수 있는 목회를 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죽음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깨달은 한가지...'생명'이란 명령이다

조성일 목사를 만나 우선 그가 반평생 헌신했던 병원 목회에 대해 물었다. 대학시절 청년들과 시작한 봉사활동이 계기가 되어 발을 들여 놓았던 병원 선교의 현장은 척박했다. 일군이 없어 떠나지 못하고 병원 근처 신학대학원으로 진학할 정도로 진심을 다했던 그 자리에서 조 목사는 삶과 죽음에 대해 매일 고민하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고 회고한다.

"요즘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일들이 많아요. 그런데 병원 관계자들은 이런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차갑게 대하곤 해요. 왜냐고요? 의사들이나 환자들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는 곳이 병원인데, 멀쩡한 목숨을 스스로 버리려고 했으니까요. '생명'이란 말의 한자가 '生命'입니다. '살아야 하는 명령'이죠. 누군가 나에게 살라고 명령하셨고 우린 따라야 하는데 스스로 버린다는 건 그걸 거역하는 일이에요. 하나님 명령하신 대로 살다가 부르실 때 가는 것...어떻게 보면 잘 사는 '웰빙(Well Being)'보다 잘 죽는 '웰다잉(Well Dying)'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어요."

조성일 목사는 조지 버나드 쇼가 죽으면서 남긴 묘비명 '우물쭈물 살다가 내 이렇게 끝날 줄 알았다'라는 말처럼 죽음을 생각해야 삶에 책임감을 갖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병원교회에서 목회할 당시 자신보다 젊은 이들의 장례를 집례할 때 느꼈던 '그 죄스러운 마음'이 영원한 생명을 전하고 살리는 일에 그를 헌신하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예전이 살아있고 음악이 풍부한 루터교회 예배

병원목회 시절 종교개혁 주일에 루터교회를 초청해 예배를 인도할 때 받은 인상이 특별했다고 기억하는 조성일 목사는 미국에 와서 루터교회에 출석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음악(성악)을 전공하기도 한 그는 루터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마틴 루터가 '회중들이 찬양 수준이 낮아 하나님의 영광을 훼손할까 두렵다'라고 우려했던 말이 이제야 깊이 이해된다고 고백했다. 단순히 예배에서 차지하는 음악적 기능이나 기교가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찬양과 웅장하고 깊은 음악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하나님의 풍성하심, 이와 함께 어우러지는 예전에 성도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거룩하면서도 뜨거운 초대교회의 예배 모습을 최대한 이어가려고 하는 예배에 그는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더군다나 훼이스 교회와 학교는 보수적인 루터교단 미주리 시노드 산하 플로리다, 조지아 지역에서도 가장 유서 깊은 역사와 전통을 지닌 교회로 칼 슈나이더 담임목사와 함께 조성일 목사, 비카 탐 목사가 팀목회를 꾸려나가고 있다. 예배 역시 세 목사가 공동으로 집례하고 있는데, 이제 막 봉우리를 틔운 한인 목회가 자리잡아갈 2월 17일부터 독립적인 한국어 예배를 드릴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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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문 활짝 열고 한인 커뮤니티 섬기고 싶다

현재 훼이스 교회와 학교 내 한인사역은 마치 한인교회에서 한어권과 함께 영어권을 후원하고 나아가 독립적인 교회로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하듯이 미국교회에서 한인교회를 적극적인 후원과 지지하는 형태다. 앞으로는 유대인교회도 같은 형태로 사역을 해 나갈 방침이다.

조성일 목사는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계획하고 있는 사역을 크게 네 가지로 소개했다.

첫째는 무료 영어교실(ESL)로 오는 15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교회가 운영하는 학교 교실에서 미국인 현지 교사의 지도로 진행된다. 수준별 반을 구성해 가장 적합하고 효과적으로 영어교실을 운영할 방침으로 성도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봉사로 이뤄진다.

두 번째는 한국어로 진행되는 컴퓨터 클래스로 기초와 중급과정으로 나뉘는데, 기초는 교재비 포함 100불의 수강료를 받고 17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진행되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인터넷의 기본을 강의한다. 중급과정은 교재비 포함 120불로 19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워드와 파워포인트 등을 강의하게 된다.

세 번째는 짐(Gym)밎 운동으로 학교 내 체육관의 잘 갖춰진 시설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탁구, 배드민턴, 걷기 등의 운동을 함께 할 수 있으며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제가 처음 훼이스 교회에 갔을 때 교회 앞에 아주 오래된 무궁화 나무 세 그루를 봤어요. 그걸 보면서 여기에 하나님께서 한인들을 향하신 특별한 사역을 예비해 두셨음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네 번째 사역은 'Rose of Sharon(무궁화)' 사역으로 2, 3세 한인들과 한국출신 입양아들, 그리고 미국인들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고 알리는 일을 할 것입니다. 한국에 뿌리를 둔 이들이 한국의 얼과 정신을 잃지 않고 미국인들에게도 한국을 이해하고 알릴 수 있는 사역이 되리라 믿습니다."

나아가 팀목회자 중 한 명인 유대인 비카 탐 목사를 통해 한인 커뮤니티에 <유대인의 자녀교육> <유대인의 경제생활> 등의 강의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번 뿐인 삶, 사람을 위해 쓰자'

"한번은 병원에서 한 교수님께서 설교를 해주시는데 '본인 마음에 예수님께서 내 몸을 입고 계시다면 무슨 일을 할까' 생각해보면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 답이 나온다고 하셨어요. 10대 시절부터 좌우명 '한번 뿐인 삶, 사람 위해 쓰자'는 생각과 이 말씀이 딱 만나면서 마음 속 깊이 생수가 솟아나는 듯한 체험을 했죠. 당시 대학을 졸업하면서 진로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제서야 목회자가 돼서 하나님의 일을 감당해야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육신이 힘들고 고통스러워 죽음을 친구로 여기고 살아야 하는 이들 곁에서 묵묵히 친구가 되어줬던 조성일 목사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이곳 애틀랜타에서 새롭게 시작한 목회의 2기는 말 그대로 '생명을 다해' 지역사회와 한인 커뮤니티를 섬기고 루터교회의 예배의 장점을 잘 살리고 알려서 예배학적으로도 한인 사회에 기여하게 되길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훼이스 교회와 학교는 2111 Lower Roswell Road Marietta GA 30068에 위치하고 있으며, 오전 11시 한국어 주일예배를, 오전 8시와 11시 영어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주일 오전 9시 45분부터 1시간 동안 성경공부를 진행한다. 더 자세한 문의는 678-883-3114 혹은 pastorsungilcho@gmail.com으로 하면 된다. 교회 홈페이지는 www.faithmarietta.com(영어) 혹은 www.faithkorean.com(한국어 페이지 준비 중)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