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이 “5월 17일까지 교회를 모두 폐쇄하고 무슬림으로 개종하지 않으면 폭탄테러를 하겠다”는 내용의 협박편지를 받고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는데도 기한이 다 되도록 별다른 조치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협박편지는 이달 초 파키스탄 북서국경지방 차르사다(Charsadda)에 거주하고 있는 5백여 명의 기독교인들에게 전달됐으며 아직까지 출처는 밝혀지지 않았다. 협박편지에 명시된 기한을 하루 남겨둔 16일, 파키스탄 기독교 지도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연방정부에 보호를 요청했다.

차르사다 지역 기독교 지도자인 차우드리 살림(Chaudhry Salim) 씨는 “경찰당국은 누군가의 장난일 거라며 협박편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협박편지를 받은 후 기독교인들의 신변보호를 요청했지만 경찰 두 명만 배치하고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소수자연맹(All Pakistan Minorities Alliance) 대표 샤바즈 바티(Shahbaz Bhatti) 씨는 “정부를 주도하고 있는 정당들 역시 무슬림을 지지하고 있어 당국에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측 대변인 아시프 다우자이(Asif Daudzai) 씨는 “당국은 기독교인들의 신변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으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은 인구의 대부분이 무슬림으로 기독교와 힌두교, 시크교 등 기타 소수 종교 인구를 모두 합쳐도 전체 인구의 3%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