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살이 찔 줄 알면서도 고칼로리 음식을 주문하거나, 몇 년 부은 적금으로 스포츠카를 사고 싶은 강렬한 충동이 들 때가 있다. '지름신'(충동구매 욕구를 뜻하는 인터넷 용어)은 머리에서 나올까, 마음에서 나올까.
캐나다 컨커디어대학 경영대학원의 마케팅 교수인 개드 사드는 신간 '소비 본능'에서 진화생물학을 토대로 소비욕의 정체를 파헤친다. 일상생활 속 소비 행동도 알고 보면 이성적 판단이라기보다는 유전자를 타고 대대로 전해내려온 진화 본능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
저자는 네 가지 분야로 '소비 본능'을 나눠 설명한다. 머리로는 건강에 좋지 않은 줄 알면서도 고칼로리 음식이 맛있게 느껴지는 건 수렵 채취 시절부터 영양분을 몸에 축적해놓으려 했던 생존 본능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분석.
남자들이 화려하고 사치스런 승용차를 사고 싶어하는 것도 번식 본능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수컷 공작이 짝짓기할 때 꼬리를 펼쳐보이는 것처럼 승용차를 능력 과시 수단으로 삼는다는 것.
인간이 가족 부양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건 혈연 선택의 본능 덕택이며, 친구에게 선물을 해주는 행동도 호혜적 이타성에 따른 것으로 각각 풀이됐다.
저자는 기업들도 이러한 진화 심리학을 기초로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간의 소비 본능은 양날의 검과 같다. 우리의 무거운 생태적 족적의 중심에는 무절제한 소비 욕구가 있다. 동시에 우리는 자연계의 공손한 관리인이 될 수 있는 타고난 역량을 갖고 있다. 궁극적으로 지구의 미래는 이 두 가지 본능적인 힘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