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산타클라라 연합감리교회 이성호 목사의 추도문이다.

주초에 버지니아 공대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으로 33명의 생명이 죽은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 친구들, 버지니아 공대의 학생 및 교직원들,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슬퍼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가해자가 한인 학생이었다는 것에 대해 한인 목사의 한 사람으로 회개합니다.
평소에 우울증이 있었고 친구가 없었다는 소식에 더욱 가슴이 아픔니다. 교회가 그렇게 많았는데 우리들이 조승희 학생의 아픔을 돌보지 못했음을 회개합니다.

그것을 회개하면서 우리들은 다시는 이런 비극이 다시 벌어지지 않기를 위해 기도합니다.
지금도 얼마나 많은 우리들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혹은 가정에서 외롭고 우울하고 방황하는
삶을 살고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수많은 우리의 자녀들이 인생의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현실에
회개합니다.

이제 우리 교회들이 주일학교, 중고등부, 대학부, 청년부 사역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를
기도합니다. 부자집 아이들을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미워하는 삶을 살지 않고 가난해도 떳떳하고
보람있고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신앙을 심어주기를 기도합니다.

누구 탓을 하고 누구를 비난할 때가 아닙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자신의 평소의 정치적인
소신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는 것은 또 다른 비극과 분열의 시작입니다. 전국 총기협회를 비난하고, 대학 당국과 대학 경찰의 늦장 대응을 비난할 때도 아닙니다. 한인 사회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지금 미국은 위기입니다. 지난 1999년 콜로라도 리틀턴에서 13명이 교내 총기 사고로 죽었습니다. 그리고 2005년에는 미네소타 레드레이크에서 9 명이 죽었습니다. 이번에는 가해자가 한국 학생이었지만, 지금 미국의 젊은이들은 폭력에 쉽게 유혹을 당합니다. 이것은 미국에 번져 있는 폭력에 의한 문제해결 방식이 가져온 위기입니다. 국가 간에, 인종 간에, 개인 간에 갈등이 있을 때 대화하고 화해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고 폭력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 온 문화적인 위기입니다.

교회는 이것에 대해 회개합니다. 교회가 화해와 평화의 문화를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 비극을 기회로 하나님이 새로운 기회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은 미국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나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서 우리를 미국에 불러 오신 것이라고 고백합니다.
우리 한인 교회들은 이 일에 헌신할 것을 다짐합니다.

다시 한 번 유가족들과 교직원들과 학생 모든 분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