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이 7일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를 뽑는 이른바 '트리플 경선'에서 승리한 것으로 미 주요 언론들이 전했다.


공화당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다 한동안 주춤했던 샌토럼 전 의원은 이번 승리로 확고한 '부활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공화당 경선구도는 선두를 달리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대세론이 일단 제동이 걸리는 한편 '롬니 대항마'를 놓고 샌토럼 전 의원과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6일 10개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실시되는 '슈퍼 화요일'의 결과에 따라 공화당 경선의 장기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샌토럼 전 의원은 이날 실시된 미주리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55%의 득표율을 기록, 1위에 올랐다. 롬니는 득표율 25%에 머물렀고, 론 폴 하원의원은 12%의 득표율을 보였다. 미주리주 프라이머리는 오는 8월 공화당 전당대회에 나갈 대의원을 뽑는 행사가 아니지만 내달 17일 별도로 치러지는 코커스(당원대회)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샌토럼은 또 미네소타 코커스(개표율 85%) 45%의 높은 득표율로 승리했다. 2위는 27%를 얻은 폴 의원이었으며, 롬니 전 주지사는 3위(17%)로 밀려났다. 4년전 공화당 경선에서 롬니 전 주지사는 이곳에서 승리했었다.


당초 롬니의 압승이 예상됐던 콜로라도(개표율 83%)에서도 샌토럼은 득표율 38%로 1위를 기록했고, 롬니는 37%에 머물렀다. 깅리치는 13%, 폴 의원은 12%였다. 콜로라도주 공화당 책임자는 '샌토럼의 승리'를 선언했다고 CNN은 현지에서 전했다.


미네소타 코커스는 득표율에 따라 40명의 대의원을 각 후보별로 배분하며, 콜로라도 코커스를 통해서도 36명의 대의원이 역시 같은 방식으로 배분된다. 내달 17일 실시되는 미주리 코커스에는 52명이 걸려있다.


'트리플 경선'의 승리로 샌토럼은 대의원 확보경쟁에서도 큰 진전이 예상된다. 이날 3곳에서 동시에 열린 '트리플 경선날' 전까지 각 후보가 확보한 대의원 수를 보면 롬니 전 주지사가 100명,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35명, 폴 의원이 15명, 샌토럼 전 의원이 11명이었다.


특히 샌토럼은 '롬니 대세론'에 제동을 걸었을 뿐 아니라 '보수후보' 자리를 놓고 깅리치 전 의장과 다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의식한 듯 샌토럼 전 의원은 이날 지지자들에게 "오늘 승리는 공화당 보수주의의 승리"라고 강조한 뒤 선두를 달리는 롬니를 향해 "오바마와 똑같은 사람"이라고 공격하는 등 '롬니 대항마'로서의 위상을 과시하는데 주력했다.


롬니의 경우 공화당내 주류세력의 일단을 형성하는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음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주었다는 점에서 향후 경선레이스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롬니 진영은 이날 패배에도 불구하고 대의원 확보 측면에서 큰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오는 28일 미시간, 애리조나주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하고 내달 슈퍼화요일에서 승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깅리치 전 의장도 '슈퍼 화요일'에 경선이 펼쳐지는 오하이오주에서 유세활동을 벌이는 등 내달초를 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화당 경선은 내달 6일의 슈퍼 화요일 결과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슈퍼 화요일' 승부에는 조지아(76명), 오하이오(66명), 테네시주(58명) 등 모두 437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다. 이들 지역은 공화당 내 보수세력의 핵심이랄 수 있는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이 대거 살고 있어 '보수 후보'를 자처하는 샌토럼과 깅리치의 우세가 점쳐지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