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공감하며 대화하는 감정코칭 5단계>

4단계 아이가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주기

감정코칭에서 쉬우면서도 가장 중요한 단계는 아이가 감정이 생겼을 때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도록 하는 일입니다. 아이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에 대처해 안정을 찾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그 감정이 뭔지 모르면 대책이 없습니다. 이를 위해 감정에 이름을 붙이면 효과적입니다. 문에 손잡이를 달아주듯 감정에 이름을 붙이면 아이는 어떤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생각과 판단을 명료하게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자기 감정이 어떤지 잘 모를 때는 부모가 대신 감정에 이름을 붙여줘도 좋습니다. 단, 아이가 스스로 자기 감정을 표현할 단어를 찾도록 도와줍니다.

감정에 이름 붙이기는 공감대 형성과 함께 이루어집니다. 아이의 두 눈에 눈물이 글썽이는 것을 보고 “너 많이 슬프구나, 그렇지?”라고 물으면, 이제 아이는 이해 받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격렬한 감정을 표현할 단어도 갖게 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는 더 쉽고 빠르게 감정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5단계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공감하고 감정에 이름을 붙였다면 이제는 문제를 해결할 차례입니다. 먼저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고 행동의 한계를 정해줍니다. 아이 감정은 다 받아줘야 하지만 행동까지 모두 받아줘서는 안 됩니다. 행동에 한계를 그어줄 때는 아이 감정이 아니라 행동이 잘못됐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이때 어떤 형태로든 자신과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동은 안 된다는 원칙만으로도 아이는 해도 괜찮은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아이에게서는 부모가 부적절한 행동에 한계를 정하면서 문제 해결이 시작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욕구불만인 아이는 친구를 때리거나 장난감을 부수거나 욕을 하는 등 부적절한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합니다. 부모는 버릇없는 행동 위에 감춰진 감정을 인정하고 아이가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도록 한 다음, 특정 행동은 부적절하고 용납될 수 없음을 확실히 이해시켜야 합니다. 그런 다음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적절한 방식을 찾도록 지도합니다.

“연재야! 동생이 게임하다 자꾸 죽으니까 화가 났구나. 아빠라도 속상했을 거야. 하지만 동생한테 소리지르는 건 잘못이야. 다른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는 없을까?” 게임을 할 때마다 티격태격하는 형과 아우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위해 아빠가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한계를 정해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감정’이 아니라 ‘버릇없는 행동’임을 아이가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코칭을 하려면 모든 감정과 모든 바람은 받아주되, 행동을 모두 받아줘서는 안됩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아이의 어떤 행동들을 제한해야 할까? 기너트 박사는 이 질문에 엄격한 답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세 가지 행동 영역을 기초로 한 규칙을 제안했습니다. 세 가지 영역이란 녹색 영역, 황색 영역, 적색 영역입니다.

녹색 영역에는 인정되는 바람직한 행동이 포함됩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바라는 행동 방식이기 때문에 부모는 자유롭게 허용합니다.

황색 영역에는 인정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용납되는 버릇없는 행동이 포함됩니다. 다음 두 가지 구체적인 이유로 용납될 수 있습니다. 첫째, ‘학습에 필요한 시간’입니다. 네 살 난 아이라면 예배가 끝날 때까지 조용히 앉아있기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집니다. 둘째, ‘힘든 상황에 따른 여유’입니다. 다섯 날 아이가 감기에 걸려서 신경질을 부리거나 십대 청소년이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에게 화를 내는 것 등입니다. 부모는 이러한 행동을 원래는 용서하지 않지만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참고 넘어간다고 말하며 용납할 수 있습니다.

적색 영역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 포함됩니다. 절도나 폭력처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나쁜 행동과 불법적 행동, 비도덕적 행동입니다. 부모는 부적절한 행동에 한계를 정할 때 아이가 규칙을 깨거나 지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명확히 알려줘야 합니다. 바른 행동의 결과는 칭찬, 특권, 보상 등이 되며 버릇없는 행동의 결과는 특권을 박탈당하거나, 보상이 없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행동의 결과가 일관되고, 공정하며, 버릇없는 행동과 연관이 있을 때 가장 잘 반응합니다.

한계를 정한 뒤에는 아이가 원하는 목표를 확인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본 뒤 해결책을 검토해야 합니다. 그 후 아이가 스스로 해결책을 선택하도록 도와줍니다. 문제 해결과 관련하여 목표를 확인하려면 직면한 문제와 관련하여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지 아이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동생이 레고를 망가뜨려 연재가 화가 났습니다. “화가 많이 났구나.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라고 물으면 “동생 갖다 버렸으면 좋겠어”, “아빠가 동생 한 대 때려주고 혼내줬으면 좋겠어”, “연찬이가 내가 만든 레고를 다시는 망가뜨리지 않았으면 좋겠어”등 여러 대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때 동생을 때리거나 갖다 버리는 것은 안 된다는 한계를 분명히 정한 다음, 아이가 원하는 목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 경우 ‘동생이 앞으로 레고를 망가뜨리지 않게 하는 것’이 아이의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아이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목표를 확인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해결책이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해결책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 “다른 방법은 없을까?” 또는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라고 질문을 던져줘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제시한 해결책 어느 하나라도 하찮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해결책을 제시할 때마다 “그거 좋은 생각이네”, “아!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라고 말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설령 아이가 생각한 해결책이 다소 현실 가능성이 없거나 최상의 해결책이 아니더라도 일단은 진지하게 경청하고 해결책 목록에 넣어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해결책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도록 부모는 아이가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하고 싶겠지만, 아이가 최선의 선택을 하지 못했더라도 아이를 믿어주며 아이가 직접 결과를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는 해결책이 효과가 없어도 실망하지 않고 다른 시도를 해 볼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일 수 있다는 점을 배우게 됩니다.

감정은 다 받아 주고 행동은 잘 고쳐 주는 것이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입니다. 아이가 감정코칭으로 얻은 효과는 평생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 슬플 때 슬픈 감정을 알려주고, 무언가 결여되면 그게 무엇인지 알려주고, 화가 나면 화가 났다는 것을 알려주는 감정의 GPS를 지니며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가 나거나 목표가 좌절되면 무엇이 목표이고 무엇 때문에 좌절하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GPS를 가지고 재능과 가능성, 창의성과 잠재성을 발휘하여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올바른 목표를 선택할 수 있는 우리 자녀들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