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유명 온라인 생활정보사이트 크레이그스리스트(www.craigslist.org)의 광고를 이용해 연쇄살인을 저지른 이른바 '크레이그스리스트 킬러(Craigslist killer)'가 미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오아이오주 애크론시 인근에서 구직자들이 크레이그스리스트의 구인광고를 보고 집을 나간 뒤 실종됐다가 최근 살해된 채 발견돼 미 연방수사국(FBI)과 현지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3일 크레이그스리스트의 구직 광고를 보고 집을 나간 뒤 실종된 티모시 컨(47)은 지난 25일 애크론시 인근 숲에서 머리와 가슴에 총격을 받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컨이 이 광고와 관련돼 총격을 받고 숨지거나 부상한 4번째 희생자라고 밝혔다.
같은 날 애크론시 남쪽 노블 카운티에서도 이 사건의 희생자로 보이는 백인 남성의 시체가 발견됐으나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버지니아주 출신 데이비드 폴리(51)도 같은 광고를 보고 집을 나간 뒤 지난 15일 살해된 채 발견됐다. 지난 6일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의 스콧 데이비스(48)가 같은 광고를 보고 연락이 닿은 두 명의 남성을 만나 구직과 관련해 면접을 받다가 팔에 총격을 받고 겨우 탈출했다. 현지 경찰은 이 남성의 신고를 받은 뒤 무장강도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의 수사결과, 대규모 농장에서 주급 300달러짜리 농장관리 일자리와 2개의 침실이 있는 집을 제공한다는 크레이그스리스트 의 허위 구인광고를 이용한 연쇄살인사건으로 확인되면서 FBI가 투입되는 등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경찰은 추가 희생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며, 희생자들이 강도를 당한 것처럼 위장돼 있지만 이들이 가난한 실업자들인 점을 감안해 다른 살해동기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애크론시에 거주하는 리처드 비슬리(52)를 용의자로 보고 구금해 놓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경찰 당국은 그가 그레이그스리스트에 이 광고를 게재했다고 말했다. 또 고교생인 브로건 래퍼티(16)도 공모혐의로 구금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덧붙였다. 언론들은 이 사건이 온라인 생활정보사이트들이 각종 범죄 가능성에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꾸준하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해 미국민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면서 이들 사이트 이용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