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할리우드에서 유명 영화사 등에서 10년 동안 배우 캐스팅을 맡아온 프리랜서 캐스팅 디렉터가 아동 성범죄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할리우드가 발칵 뒤집혔다. 할리우드에서 널리 알려진 캐스팅 디렉터 제이슨 제임스(35)가 아동 성범죄 전과를 감춰왔다고 18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할리우드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아동 성범죄자는 반드시 신원과 범죄 사실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특히 16세 이하 아동을 직접 만나는 직업에 종사하지 못한다는 법률을 시행 중이다. 제임스는 '제이슨 제임스 머피'라는 본명을 쓰지 않는 방법으로 아동 성범죄자 전과를 감췄고 그동안 많은 미성년 배우들을 캐스팅해 캘리포니아주 법령을 어겼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청 대변인은 "아동 성범죄 전과자는 이름을 바꿀 때도 사법 당국에 반드시 이를 알려야 한다"며 "제임스는 관련 법규를 모조리 위반했다"고 밝혔다.
제임스는 15년 전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8세 남자 어린이를 납치해 성추행했다가 5년 동안 복역한 뒤 풀려났다. 지난 6월 개봉된 JJ 에이브럼스 감독의 영화 '슈퍼 에이트'를 비롯해 히트 영화 '스쿨 오브 록' 등 많은 영화에서 캐스팅을 맡았던 제임스의 이런 전력이 드러나자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와 감독, 스태프 등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에이브럼스 감독은 최근에야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서 제작사 파라마운트에 즉각 보고했다고 말했다. 제임스는 '슈퍼 에이트' 제작 과정에서도 아역 배우를 포함한 출연진 캐스팅을 맡았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에이전트 회사의 아역 배우 담당 중역인 파멜라 피셔도 오랫동안 제임스와 일해오면서 아역 배우 캐스팅을 의뢰하곤 했다면서 전혀 성범죄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제임스에게 일을 맡겼던 영화사들도 진상을 알고 나자 '까맣게 몰랐다'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20세기 폭스는 성명을 통해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철저한 진상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 역시 "앞으로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내, 외부 인사의 신원을 확실하게 알아보고 일을 진행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제임스는 언론과 접촉을 피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