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20피트 앞에 장애물이 하나 있고, 50피트 전방에도 또하나의 장애물이 있습니다."
생후 13개월 이후 완전히 앞을 보지 못하게 된 시각장애인 대니얼 키시는 해변 보트 정박지에서 이같이 말하고는 "솔직히 멀어서 정확하게 인식할 수 없지만 그 장애물들은 단단한 것들이고 물위에 떠 있다"고 말했다.
키시는 혀를 튕겨서 나는 소리가 사물에 부딪쳐 되돌아오는 음파를 감지해 사물을 인식할 수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고 CNN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키시는 이들 소리를 일종의 이미지로 바꾸는 훈련을 해왔으며, 지팡이와 함께 사용하면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혀를 통해 소리를 보내면서 주변환경을 파악한다. 어디있니, 너는 무엇이니'하고 물으면 주변환경은 이에 대해 답을 해준다"면서 "이는 마치 박쥐가 음파를 보내서 주변 장애물을 인식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키시는 비영리단체 '브라인드 월드액세스(World Access for the Blind)'를 설립해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귀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 즉 인간 반향위치결정법(human echolocation)을 가르치고 있다.
키시는 "지금까지 이 단체는 어린이 500명에게 이 방법을 교육했다"면서 "인간의 두뇌는 이 같은 방법과 어느 정도 연결이 돼 있어서 이를 일깨워 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가르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단체의 홍보 동영상에는 시각장애인 어린이들이 장애물이 설치된 코스에서 산악자전거를 타거나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모습이 나온다.
키시는 반향위치결정법이 완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인정한다. 키시는 이와 유사한 방법을 사용하는 박쥐는 초음파를 방출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박쥐는 사물의 크기나 정확한 거리 등을 알 수 있지만 자신은 최소한 사물의 크기가 소프트볼 이상은 돼야 하는 등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0년부터 이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면서 50개 맹아학교에 접촉했으나 단 2개 학교만이 관심을 보였으며, 시각장애인과 관계가 있는 1천300개 단체 가운데서도 단지 10개 단체만이 이 교습법에 흥미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키시는 그러나 이에 좌절하지 않고 이 방법을 확산시키기 위해 전세계를 여행 중이라고 CNN은 덧붙였다.
